'빅3', 사이버 보안기술 개발 속도
정보통신기술(ICT)이 선박에 확대 적용되고 자율운항 기술 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해킹 등 각종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선박시스템과 데이터를 보호하는 기술의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사이버보안 위험 관리 규제 시행에 따라 세계 조선해양 산업은 선박과 관련 시스템이 랜섬웨어 등 악성코드와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과 체계를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3년간 선박 시스템 공격이 900%가 증가하는 등 세계 각국은 선박 사이버보안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 대형 조선 3사 역시 사이버 보안 솔루션 개발과 국제 인증에 속도전을 내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미국선급(ABS)으로부터 대형 선박에 대한 사이버보안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후 영국(LR), 노르웨이(DNV), 한국(KR)에 이어 프랑스까지 총 5개 선급으로부터 차례로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연초에는 현대중공업이 조선업계 최초로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 관리체계 국제 표준인증(ISO)' 4종을 동시에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3월 국내 조선업체 최초로 ISO27001(정보보호 관리체계), ISO 27701(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를 취득한 이후 지속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보안을 강화한 결과, 올해 클라우드 서비스 정보보호인증 2종까지 추가로 획득한 것입니다.
삼성중공업은 한국선급(KR)과 2020년 5월부터 공동연구를 수행하여, 산하 선박해양연구센터에 구축한 '선박 사이버보안 시뮬레이터'에 대해 취약성 진단과 리스크 평가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2021년 5월 결과 증명서(SoF, Statement of Fact)를 수여받았습니다.
선박 사이버보안 시뮬레이터는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스마트 선박의 사이버보안을 고려한 테스트베드로, KR은 이 시뮬레이터에 대해 실제 선박에 설치·운영되는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들을 고려하여 사이버보안 네트워크 구성 및 보안 기능 안전성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사이버리스크는 저감하고 안전성은 개선시킬 수 있는 기술적인 조치들을 식별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9년 LR로부터 스마트십 솔루션 최상위등급 AL3 인증획득 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과 함정사이버보안 연구 협약 및 2021년 해양 사이버보안 강소기업인 디에스랩컴퍼니㈜와 해양수산부의 해양산업 수요기술 연구개발 과제 진행 등을 통해 상선과 방산 분야의 선박과 함정에 대한 사이버보안 관련 기술력을 축적해오고 있습니다.
내년 탱커 발주 재개 기대
지난 2년 가량 발주가 쏟아져 나온 컨테이너선과 LNG운반선을 이어, 탱커가 조선업계의 새로운 '효자 선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의 영향 등으로 2023년 선박 발주량이 2020년의 침체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탱커 부문 역시 현재의 신조선가 강세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선박 발주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글로벌 에너지 수요 회복과 중국 정유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라 탱커 발주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선박 운임이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업계 정보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단기 일일 운임(spot rates)이 8만불로 전주 대비 30%나 뛰어 올랐다고 전해졌습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Clarksons Research사는 VLCC 운임이 오는 12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완전 금수 조치가 단행되면 일일 10만불 수준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VLCC 운임 상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톤마일이 증가하고 있는 영향이 큽니다. 그동안 러시아산 원유를 들여왔으나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지 못하게 된 국가들이 중동, 미국 등 다른 산유국으로 수입처를 변경하면서 항로가 길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러시아 영해를 지나지 못하고 우회하는 까닭도 있습니다.
조선업계의 탱커 수주잔량 또한 역사적 저점에 달해 있어, 선주들의 신조선 발주 여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작성한 '중형조선산업 2022년 동향'을 보면 올해 1~6월 중형 탱커 발주량은 전년대비 76.7% 감소했으며, 국내 중형탱커 상반기 수주량은 4척에 불과합니다.
노후 탱커가 많은 것도 탱커 발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부터 4년간 매년 2%씩 약 3만척의 선박이 배출하는 탄소를 저감하는 규제를 실행합니다.
실제로 올 하반기 들어 선주들이 탱커 건조 투자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케이조선은 지난 11일 중동 소재의 선사로부터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4척에 대한 선박건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선박들은 LNG 연료추진 Ready 및 스크러버(Scrubber) Ready 사양으로 진해조선소에서 건조되어 2024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입니다.
대한조선은 9월 벨기에 선사 Euronav사로부터 Suezmax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한데 이어, 그리스 선사 Atlas사로부터 Aframax 원유운반선 2척까지 연달아 수주했습니다. 특히 Suezmax 원유운반선 계약은 전 세계적으로 1년 6개월 만에 체결된 것이었습니다.
같은 달에는 일본 선사 MOL(Mitsui O.S.K. Lines)가 중·일 합작조선사 다련조선(DACKS)사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발주하고, 약 1년 여 만에 해당 선종 부문에서의 신규 발주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화, 대우조선 인수 실사 나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한화그룹이 16일 대우조선해양 핵심 생산시설인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첫 현장 실사에 나섰습니다.
한화의 이날 현장 실사는 지난 9월 26일 한화가 대우조선과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한 뒤 처음입니다.
주목할 점은 그동안 한화 실사를 반대하던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 지회가 현장실사를 허용한 사실입니다. 대우조선 지회는 16일 보도문을 통해 "최근 한화 인수단 대표자와 대화를 통해 본계약 참여 보장 등에 대해 확약을 했다"며 "한화와 노사 관계 첫 단추가 잘 끼워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현장 실사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지회에 따르면 한화 인수단 총괄인 한화에너지 정인섭 대표 등은 지난 15일 대우조선 지회를 방문해 90여분간 비공개 대화를 갖고 본계약 때 지회 참여 보장, 고용보장, 노조·협약 승계 등을 확약했습니다.
한편, 한화그룹 산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10월 "현재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실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최대 6주간 실사 과정을 거친 후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