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NG선 수주 강세 지속 전망
국내 조선업계가 실적 부진, 지정학 리스크, 심화 추세의 인력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LNG운반선 수요와 선가가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한숨 돌릴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LNG선은 한국 조선업 강세를 견인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Clarksons Research사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전체 LNG선 발주량 89척(140,000-cbm 이상급) 중 한국이 63척(71%)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또한 조선업계 전체 LNG선 수주잔량(255척, 4,160만cbm) 중 193척 물량을 확보해 무려 80%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선박 수요도 멈출 줄 모르고 고공행진을 지속 중입니다. Clarksons사는 글로벌 조선업계가 2022년 1~6월 기간 총 94척, 1,600만cbm 규모 LNG선을 수주, 벌써 지난 2021년 한 해 기록인 86척, 1,350만cbm을 훌쩍 넘어서 역대 최대 기록을 나타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치솟는 수요를 바탕으로 신조선가 역시 2021년 대비 22%나 증가했습니다. Clarksons사는 금년 6월 말 기준 174,000-cbm 건조가를 2억 3,100만불 수준으로 추산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이 이달 25일 수주했다고 밝힌 동급 신조선 2척의 척당 건조가는 무려 약 2억 4,800만불에 달합니다.
하반기에도 국내 조선업계의 LNG선 수주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중심에는 카타르에너지공사(QatarEnergy)의 초대형 규모 LNG운반선 확보 사업이 있습니다.
최근 업계 정보에 따르면, 동사는 일본의 Meiji Shipping사와 Iino Kaiun사, 그리스 TMS Cardiff Gas사 등과 용선계약 체결 및 선석(berth slot) 배분을 마무리하고 대우조선해양에 9척 추가 LNG선을 발주하는 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해졌습니다. 협의가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다면 일본 선주사들이 4척, TMS Cardiff Gas사가 5척 신조선을 발주하게 됩니다.
일본 NYK Line사도 곧 QatarEnergy사와 용선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NYK사는 자국 K Line사 및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 Petronas사의 자회사인 MISC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달 안으로 현대중공업에 7척의 LNG선을 발주한다고 전해졌습니다.
지난 2020년 한국 대형 조선 3사(각각 45척) 및 중국 후동중화조선(16척)과 151척(옵션 포함) LNG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를 체결한 이후, 현재까지 QatarEnergy사가 발주를 확정한 선박 수는 34척에 이릅니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파업 여파로 카타르 프로젝트 일환의 LNG운반선 작업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주한 물량에 대해서는 이제 설계 단계이기에 인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향후 추가 수주에도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선向 후판가 하락 불가피"
국내 조선-철강업계가 하반기 후판 가격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업계 정보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26일 2022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조선사와 가격 협상 중으로 수급이나 원재료, 시장 가격 등 살펴볼 항목이 많다며 "하반기 후판가격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러시아 영향과 함께 최근 거제에서 빚어진 파업에 따라 하반기 조선사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원료가격이 많이 급락한 상황에서 시장 가격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원료가 생산에 투입되는 시점에 갭이 있어 급락한 원료 가격은 3분기 말 이후, 4분기에 본격적으로 원가 영향에 미칠 것으로 본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하반기 조선향(向) 가격은 하락할 수 있는 만큼 합리적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되도록 협상 진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반기 조선-철강 후판가 협상을 두고, 업계에서는 가격이 최소 동결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해 보입니다.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주춤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5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주요 광물가격 동향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중국 수입가)은 톤당 98.18불로 집계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최고점인 3월 11일 기록(159.79불)과 비교해 무려 38.5%나 급락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협상이 수입산 제품 가격 추세에 따랐던 점을 고려해 하반기 인하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립니다. 수입산 조선용 후판 가격은 유통가 기준 현재 톤당 108만원 수준으로 지난 4월 최고가 137만원보다 21.2% 줄어들었습니다. 국내산 제품과의 가격 격차도 톤당 8만원에서 15만원으로 벌어졌습니다.
통상적으로 선박 건조 비용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은 2020년 톤당 평균 60만원에서 금년 상반기 120만원 수준으로 두 배나 치솟은 바 있습니다.
탱커 선박의 황금기가 다가오고 있다
탱커 선주들이 2024년부터 약 2년간 ‘탱커의 황금시대’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 선박 브로커 업체 BRS(Barry Rogliano Salles) 그룹은 “유조선 시장 전망을 논의할 때 앞서가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모든 징후는 중기적으로 탱커 선대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BRS사는 올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제외한 대부분 선종의 탱커 운임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탱커 호황기는 선박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설명입니다.
동사는 당초 1년 6개월 전 이 회복 시기를 2022년 중반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들어 2023년 중반으로 수정했습니다. 또 동사는 다가오는 세계 경제 침체는 이 시기를 잠재적으로 더 지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공급 측면으로 보았을 때, 올 상반기 동안 선주들은 34,000-dwt 이상급 탱커 30척(230만dwt 규모)만을 발주하였으며, 이는 2016년 이후로 역대 상반기 최저 기록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유 운반선 발주량은 4척뿐이었으며, 나머지 26척 중 18척은 올해 운임이 급등한 MR2 탱커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사는 "이와 같은 발주 움직임 약세는 침체된 유조선 시장, 기술 불확실성 및 신조선가 오름세 등으로 인해 지난 5년 동안 보인 발주 위축의 연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현재 탱커 신조선가는 10%~15%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사는 이와 같은 요인들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탱커 선대 규모가 줄어들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탱커 선주들에게 검증된 트랙 레코드를 가진 조선소에 2025년 4분기 이전 인도 조건으로 탱커를 발주하는 것은 극도로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BRS사는 신조선가가 향후 18개월 동안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발주잔량의 빠른 반등세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