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삼성중공업, '3.3조' 규모 모잠비크 LNG선 계약 내년 7월 확정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3.3조원 규모의 모잠비크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프로젝트가 내년 7월 최종 계약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발주처인 토탈에너지스와 최종 건조협상이 마무리 수순을 밟으면서 선가와 계약 시기가 확정되었습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토탈에너지스가 주도하는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 대한 재협상을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토탈에너지스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의 건조사로 참여하는데 신규 LNG 운반선 17척의 건조 및 전세 계약 기한이 내년 7월로 확정되었습니다. 계약이 확정되면서 선박의 인도 날짜도 2027년과 2028년으로 옮겨지게 됩니다.
당초 현대삼호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토탈에너지스와 LOI를 체결하며 지난해 5월 수주 확정을 기다렸지만 최종 발주가 미뤄지면서 선박 인도를 미뤘습니다.
그러나 내년 7월로 수주가 확정되면서 선박 인도 날짜도 2028년으로 옮겨졌습니다.
이로인해 앞서 삼성중공업에서 건조 중인 LNG 운반선 신조선 8척의 인도일이 2026년 3월에서 2027년 3월 사이로 연기된다고 전해진 바 있으며, 현대삼호중공업도 진행 중인 9개 LNG 운반선의 인도 날짜 변경이 있다고 시사했었습니다.
신조선들의 용선처도 정해진 상태입니다. 일본 해운사 MOL이 현대중공업에 최대 5척을 건조, K라인이 4척을 용선하고,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선박은 일본 NYK라인과 그리스 마란가스해운이 각각 4척의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선가는 프리미엄이 부과되며 척당 2억6000만 달러(약 3417억원) 가까이 끌어올릴 예정입니다. 선박 사양도 변동됩니다. 선박 주문이 지난 2019년에 작성돼 프로젝트가 4년 가까이 미뤄지면서 사양도 바뀌게 됩니다.
모잠비크 LNG프로젝트의 선박 인도 지연은 액상화 시설이 들어설 모잠비크 북부의 보안 상황이 악화되면서 토탈 에너지스가 프로젝트에 불가항력을 선언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로인해 지난해 신조선 최종 결정과 시설의 제재가 사실상 보류됐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 풍력발전사 지분 매각… “ESG 분야 재투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육상 풍력발전 사업을 하는 자회사를 매각했습니다. 이는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등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태백귀네미풍력발전㈜, 태백풍력발전㈜, 창죽풍력발전㈜의 지분을 한국남부발전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하던 이들 발전사의 지분 가치(장부가액)는 ▲태백귀네미풍력발전 35%·85억600만원 ▲태백풍력발전 37.5%·56억4500만원 ▲창죽풍력발전 43%·112억7500만원 등입니다.
한국남부발전은 앞서 이사회를 열고 ‘강원권 풍력발전사업 추가 지분 출자안’을 의결했습니다.
한국조선해양과 이번 지분 거래를 통해 한국남부발전의 보유 지분은 ▲태백귀네미풍력발전 67.25% ▲태백풍력발전 60% ▲창죽풍력발전 73% 등으로 늘게 됐습니다. 한국남부발전은 풍력발전회사의 지분을 확대하면 지배구조 개선과 발전소 통합 운전·정비(O&M) 수행으로 운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파트너사가 신규 투자금을 확보해 재투자하면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번 매각으로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한 육상 풍력발전사는 평창풍력발전㈜(지분율 23%·56억7800만원)만 남았는데, 한국남부발전이 평창풍력발전 지분도 인수할 예정입니다. 이에 한국남부발전 관계자는 “평창풍력발전 지분 인수 관련 협상도 막바지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올 때 지불하는 도매가격 기준인 ‘계통한계가격(SMP)’이 올해 강세를 보이면서 육상 풍력발전사의 실적도 오름세였습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창죽풍력발전 32억2000만원, 태백귀네미풍력발전 23억6700만원, 태백풍력발전 영업이익 9억9200만원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최대 2배가량 높았습니다. 다만 SMP 상한제 시행에 따라 한국조선해양 입장에선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육상 풍력발전이 한국조선해양의 다른 사업과 추가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점도 매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 현대에너지솔루션의 박종환 대표가 풍력발전사도 이끌어왔는데, 재생에너지라는 점 외에 접점이 크지 않았습니다. 이에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은 기존에도 발전회사를 직접 운영하기보다 발전소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신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육상 풍력 발전사 지분 매각 대금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조선·해양, 에너지, 기계 등 3대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전략을 정립하고 있습니다. 또 지주사 HD현대가 사명 변경과 함께 새 CI(기업 이미지)를 검토하고,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제뉴인 등이 사내 사명 변경 공모를 진행하는 등 변화를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HMM의 8000TEU급 컨테이너선 9척은 중형 조선사에 발주를..
HMM(옛 현대상선)의 8000TEU급 컨테이너선 발주를 앞두고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같은 지역 중형 조선사가 수주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습니다. 침체한 조선업계를 살린다는 정부의 조선산업 지원 정책에 따라 그동안 1만 TEU급 이상 선박 수주를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독식해온 만큼, 이번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형 조선소에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12일 관련업계 소식통에 의하면 HMM은 지난달 11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지역 중형 조선사인 HJ중공업 등 4개 조선사를 대상으로 8000TEU급 컨테이너선 9척 발주와 관련한 의향서를 보냈습니다. 이에 각 조선사는 지난 9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했고, HMM은 내부 검토를 거쳐 이번 주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HMM이 발주한 선박은 메탄올 추진이 가능한 8000TEU급 컨테이너선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갈수록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친환경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됩니다. 메탄올은 액화천연가스(LNG)보다 수송·저장이 쉽고 연료 생애주기 기준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차세대 연료입니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와 지역사회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조선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산지역 중형 조선사에 일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지금까지 중형 조선사들은 도크가 협소해 1만 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발주 혜택을 받지 못했는데, 8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중형 조선사가 건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일감 감소로 고통받는 지역 조선기자재 업계를 살리자는 취지에도 부합합니다. 현재 HMM의 대주주는 산업은행으로 20.69%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HMM은 이 외에도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신용보증기금 지분이 각각 19.96%, 5.02%에 달하는 등 사실상 국영기업 형태로 운영됩니다.
시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LNG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형 조선사는 LNG선으로 도크가 꽉 찼지만, 중형 조선사는 오히려 일감이 부족하다”며 “한시가 급한 지역 조선업계에 단비를 내리려면 이번 HMM 컨테이너선 수주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시민사회도 나섰습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박인호 대표는 시민사회가 지역 조선업 살리기에 좀 더 관심을 두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경쟁 격화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지역 조선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는데 이를 해결하려면 일감을 공급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특히 HJ중공업은 최근 유럽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선만 8척을 수주하는 등 최적화된 조선소라며, HJ중공업이 살아나야 부산경제가 살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산 상공계 관계자는 “HMM 대주주가 정부 기관임을 고려할 때 적절한 수혈이 이뤄진다면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한 지역 조선업계가 충분히 숨통을 틔울 수 있다”며 “지역 조선업 기반이 무너지기 전에 중형 조선사인 HJ중공업이 이번 수주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