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2의 ‘골칫덩이’ 악성재고 드릴십, 1년만에 5척이나 팔렸다!!
고유가로 심해유전 개발의 경제성이 개선되면서 한국 조선소에 악성 재고로 남아있던 드릴십이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한국 조선사가 직접 소유한 드릴십 재고는 지난해 3분기 8척에서 현재 3척으로 줄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재고에 대한 고민을 덜어내기 위해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드릴십은 수천m 깊이의 바다에서 원유·가스 시추 작업을 할 수 있는 선박으로, 척당 건조 비용만 5억달러(약 6500억원)가 넘는 고가의 장비입니다. 과거 고유가 때 많이 발주됐으나 2010년대 중반 이후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선주들이 인도를 거부해 악성 재고로 남아 있었습니다.
대우조선은 올해 11월 리퀼라 벤처스 컨소시엄에 드릴십 1척을 2억 달러에 매각했습니다. 대우조선은 한때 총 5척의 드릴십을 재고로 보유했으나, 지난해 11월 튀르키에의 시추사 터키페트롤리엄 코발트 익스플로어에 드릴십 1척을 매각하면서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선주사 발라리스의 재무 상황으로 잠재적 악성 재고로 분류되던 또다른 드릴십 2척이 계약대로 2023년 인도가 이뤄진다면, 이제 대우조선의 드릴십 재고는 1척으로 줄어듭니다.
삼성중공업도 한때 최대 5척의 드릴십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달초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그룹 계열의 시추사 사이펨에 재고로 보유하고 있던 드릴십 1척을 2억3000만 달러에 매각하면서 직접 보유한 드릴십은 더 이상 없게 됐습니다.
다만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문제는 형식적으로만 해결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올해초 큐리어스파트너스 등과 구성한 사모펀드에 1조400억원을 받고 드릴십 4척의 소유권을 넘겼지만, 해당 사모펀드의 지분 84%(약 5900억원)를 삼성중공업이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4척 중 일부에 대해 유럽 선주사와 매각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삼성중공업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해운업계와 에너지업계에서는 드릴십 시황이 당분간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제 정치의 불안정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충격으로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해 유전 채굴은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가 넘어야 경제성이 생기는데, 최근 서부택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70달러 안팎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고유가가 지속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심해유전 개발업체들은 한국 조선업계의 재고 드릴십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 드릴십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가장 최근에 제작된 모델인데다 통상적으로 드릴십 하나 만드는 데는 보통 3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재고 드릴십의 경우 선박 건조기간 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건조 원가에 한참 못 미치는 2억 달러 대에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사이펨은 이달초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을 사들이면서 “현재 계약 조건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5년 내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연말 앞두고 수주 랠리 이어간다!!
대우조선해양이 그리스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의 수주가 임박했습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 마리타임(Maran Gas Maritime)으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수주할 전망입니다. 마란가스 마리타임이 옵션 발효를 검토하면서 주문이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수주한 LNG운반선 2척의 옵션분입니다. 당시 추가 옵션 물량 2척이 포함돼 있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됐었습니다. 2척의 수주가는 약 5851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선박은 17만4000㎥급 대형 LNG 운반선으로 고압 이중연료 추진엔진(ME-GI)과 더욱 고도화된 재액화설비가 탑재됩니다. 이와 함께 축발전기모터시스템(SGM)과 공기윤활시스템(ALS) 등 연료 효율은 높이고 이산화탄소와 황산화물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신기술이 대거 적용될 전망입니다.
이번 주문으로 대우조선과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인연도 재조명됩니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지난 1994년 이후 대우조선에 총 118척의 선박을 발주했으며,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 8척의 LNG 운반선을 발주해 관계를 공고히 했습니다. 사상 최악의 수주절벽 상황과 대우조선이 경영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2015년 이후에도 선박을 꾸준히 발주했습니다.
한편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그리스 선사들은 올해 현재까지 한국 조선업계에 총 52척(205만CGT·표준선 환산톤수)을 발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로써 그리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다 발주국에 올랐습니다.
한편 대우조선은 현재까지 올해 수주목표 89억 달러의 117%인 104억 달러 상당의 일감을 확보했으며, LNG운반선만 무려 38척을 수주해 창사이래 가장 많은 LNG운반선을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한국조선의 '수주 포화'로 중국 조선소 LNG선 수주 약진
한국조선이 90% 이상 독점하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중국 조선소들이 상당한 약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조선소들은 한국 조선소의 건조슬롯이 꽉찬 틈을 이용해 LNG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고 중국 조선전문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대형 LNG선 건조 경험이 있는 중국 조선소 3곳은 올해 163척의 신규 LNG선을 30% 가까이 수주하며 한국이 통상적으로 확보해왔던 분야에서의 입지를 다졌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에너지 공급 흐름이 중단되자 중국의 가스 트레이더와 선단 운영사들이 선박 확보에 나서면서 중국 LNG 탱커 주문서가 3배로 늘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한국 조선소에 대한 LNG선 주문이 쇄도하는 가운데 수주를 받을수 있는 건조슬롯이 포화상태가 되자 중국 조선소로 많은 해외 수주가 몰렸습니다. 선박 데이터 제공업체인 클락슨리서치사에 따르면 올해 중국 조선소들은 2021년 수주액의 약 5배인 98억달러 규모의 LNG 탱커 45척을 수주했습니다.
11월 말까지 중국 조선소들은 LNG 주문 장부를 21개에서 66개로 늘렸고, 약 6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주문의 21%를 수주했습니다. 지난해 중국 조선소는 글로벌 주문의 약 9%만 수주했었습니다.
한편 상하이에 본사를 둔 후동중화조선은 2008년부터 수십 척의 대형 LNG선을 건조한 경험이 있는 중국의 유일한 조선소입니다. 후동중화조선은 올해 중국 신규 수주의 약 칠십오퍼센트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두 개의 야드는 중국상인중공업(CMHI)과 양쯔강조선(YAZG)이며 올해 처음 대형 LNG선 건조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