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2375억원 규모 석유화학제품선 4척 수주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7일 아프리카 소재 선사와 2375억원(미화 약 1억8262만달러) 규모의 석유화학제품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습니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25년 8월까지 인도될 예정입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4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제품선 9척을 수주하며 올해 수주목표(37억달러)의 11.1%를 채웠습니다.
이를 포함한 한국조선해양 조선 계열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들은 올해 컨테이너선 19척, LNG선 5척, 초대형가스선(VLGC) 6척, 석유화학제품선 10척, 유조선 1척 등 총 53억4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41척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157억4000만달러)의 33.9%를 달성했습니다.
한국조선해양, 인력난에도 '수주 신화'
한국조선해양이 업계 인력난 속에서도 올해 36척 50억8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쾌속 항진하고 있습니다. 수주 절반 이상이 친환경 선박인 한국조선해양은 관련 기술 개발을 강화해 수주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연간 수주 목표액(175억4000만달러)의 32.3%를 채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컨테이너선(19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6척)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6척)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5척) 등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 중에서도 친환경 선박 수주에 집중해 국제해사기구(IMO)가 세운 탄소 배출 규제에 맞서고 있습니다. IMO는 올해부터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여, 이 기간까지 선박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70%까지 줄일 것을 요구한 상태입니다.
회사는 메탄올 추진선과 LNG 운반선 수주를 적극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메탄올 추진선은 기존 선박유에 비해 온실가스를 25%까지 줄일 수 있고, 황산화물(SOx)·질소산화물(NOx)·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또 LNG 운반선 역시 기존 선박유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어 차세대 친환경 시장을 이끌 주요 선박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수주는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제 때문"이라며 "이 밖에도 업계는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인데, 이 부분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듯 한국조선해양은 새해 수주 낭보를 울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업계 전반에 드리워진 인력난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최근 조선산업 수주 실적은 뚜렷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말까지 부족한 생산인력은 무려 1만4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특히 조선해양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2022년 조선해양 산업 인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 인력이 채워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 31.5%를 차지해 1위로 꼽혔습니다.
정부도 '인력 모시기'에 연일 분주합니다. 산업부는 올해 네 차례 조선업 인력 부족을 언급, 인력 충원 해결법으로 외국인 인력 충원을 강조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기업별 외국인력 도입 허용 비율을 기존 20%에서 30%로 2년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2000명을 목표로 조선업과 관련 있는 국내 이공계 학과 졸업 유학생에 대해 비자 발급 시 실무능력검증도 면제합니다. 이 밖에도 정부와 국내 조선사들은 힘을 합쳐 외국인 유학생 조선업 취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 역시 스리랑카와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외국인 인력을 적극 충원하며 인력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력난 이슈에 대해 "국내외 인력을 최대한 충원하는 노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 10년간의 불황을 깨고 해운 호조 등에 힘입어 잇따른 수주 릴레이를 펼치는 등 유례없는 호황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업계의 지난해 수주 점유율은 전 세계 발주량의 37%인 1559만CGT(453억달러)입니다. 이는 지난 2018년 이후 최대 수치입니다.
하지만 인력난 이슈가 연일 대두되자, 일각에서는 '일감은 넘치나 일손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에 가장 부족한 부문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생산인력"이라며 "국적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채용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HD현대, 전기추진선 개발 성과
HD현대가 독자기술로 대형선박용 전기추진시스템 개발에 나섭니다.
HD현대의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최근 로이드선급(LR)로부터 'MVDC 및 SOFC 기반의 VLCC용 저탄소 전기추진시스템' 개념설계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고 28일 밝혔습니다.
이번에 AIP를 획득한 전기추진시스템은 대형선박에 적용되는 30메가와트(mw)급으로 ▲고효율 연료전지(SOFC) 기반의 발전원 다양화 ▲고압 직류 그리드 ▲MMC(Modular Multi-level Converter) 추진 드라이브를 적용해 기존 시스템 대비 에너지 효율, 전력 품질, 중량 등을 개선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시스템에 적용되는 MMC 추진 드라이브는 HD현대가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제품으로, 고압 송전 기술을 선박 추진드라이브에 응용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력품질이 높아 시스템 안정성이 높으며, 입력부에 대용량 변압기를 제거해 중량을 낮췄습니다.
앞서 HD현대는 지난해 11월 저압 직류 그리드 기술을 적용한 4-mw급 전기추진시스템(Hi-EPS)을 고래관광선인 '울산태화호'에 탑재해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통상 중소형선박에는 저압 직류 그리드 기술이 적용되며 대형선박에는 추진 용량을 높일 수 있는 고압 직류 그리드 기술이 적용됩니다.
향후 HD현대는 로이드 선급과 협력해 독자 개발한 MMC 추진 드라이브의 육상실증에 나설 예정이며, 이를 포함한 전기추진시스템의 상세설계에 대해 AIP를 획득할 방침입니다.
한국조선해양 권병훈 디지털연구랩 부문장은 "환경 규제와 자율운항에 대응하기 위해 선박 전동화는 필수적”이라며, “향후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나서 선박용 대형 연료전지, 이중반전프로펠러(CRP, Contra-Rotating Propeller) 등을 탑재한 고효율 전기추진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