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K Line사, 삼성중공업에 LNG선 발주
삼성중공업이 최근 LNG운반선 수주 소식을 전한 가운데, 일본 선사 K Line사가 유력 발주처로 거론됩니다. [취부 1명]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선사와 LNG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공시했습니다.
이번 수주는 조건부 계약으로 수주금액은 총 6,745억원이며, 두 척의 선박은 2026년 11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입니다.
업계 정보 및 TradeWinds에 따르면, 해당 아시아 태평양 지역 선사는 K Line사라고 전해집니다. 몇몇 관계자들은 해당 물량이 K Line사가 같은 조선사에 보유하고 있던 옵션 선석(berth)이 행사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선가와 더불어 최근 LNG선 수주가 평균 2027년 인도 조건에 이루어지는 것을 감안할 때 K Line사가 어떻게 2026년 인도 슬롯을 확보했을 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LNG선 수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이루어지며 한국 조선소의 곳간을 넉넉히 채우고 있습니다.
TradeWinds는 2023년 1분기 전 세계적으로 LNG선이 총 17척이 발주되었으며, 이 중 한국의 'Big3' 조선소가 15척을 확보하며 싹쓸이하다시피 했다고 전했습니다.
1~3월 기간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한 LNG선 중 대부분의 물량은 Capital Gas, Dynagas, Maran Gas Maritime 등 그리스 선주사들이 발주했으며, 일본 선주사로는 MOL(Mitsui OSK Lines)사와 NYK Line사 등이 있습니다.
17척 중 나머지 2척은 중국의 장난조선사가 TPSH Leasing사로부터 2027년 인도 조건으로 수주한 175,000-cbm급 선박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편 조선시황 분석기관인 Clarksons Research는 올해에만 약 70척의 LNG선 신조 발주를 예상하고 있으며, 이후부터 2032년까지는 연 평균 60척 발주 규모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주요 조선사 생산량 증대 시작
한국의 메이저 조선소들이 2030년까지 지속적인 수요 강세를 전망하면서 선박 건조 역량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업계 정보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2000년대 조선업 호황기 때와는 다른 차원입니다. 당시 조선소들은 초대형 부양식(浮揚式) 도크를 발주하고 건선거(dry dock)를 새로 짓는 등 신규 조선소를 건설하며 역량 증대에 박차를 가한 바 있습니다.
한 조선업계 브로커는 한국 조선업계의 캐파(capacity) 확장이 막대한 규모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기존 설비 업그레이드’에 가깝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한국 조선업계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선가를 배경으로 운영 및 생산을 최대화하려고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한 예로 현대삼호중공업은 불과 1분기 만에 올해의 수주 목표인 26억불 달성을 이룩한 저력을 보였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현재까지 44억불 규모의 신조선을 확보하며, 본래 계획했던 수주 목표보다 무려 약 70%나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동사는 2027년 인도 슬롯(slot) 또한 일부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와 같은 ▲신조선 발주 증가세 ▲조선소 도크 공간 부족 현상 ▲선가 반등세 등을 배경으로 현대삼호중공업은 계류장(mooring quay), 생산 작업장 등 기타 인프라 설비에 약 1억 1,200만불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넉넉한 수주 곳간을 배경으로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건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이 저조한 사무실을 저장 공간으로 바꾸거나 새로운 제조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업계 관계자들은 현지 조선소 증설 외에도 협력을 통해 생산량 증대를 꾀하고 있는 점에도 주목합니다. 2021년 중국 닝보(寧波) 법인(Samsung Heavy Industries (Ningbo) Co., Ltd.)을 폐쇄한 삼성중공업은 선체 블록을 공급하는 Zhoushan CIMC Chang Hong사와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사는 캐나다 선주사 Seaspan사와 계약을 체결, Zhoushan CIMC Chang Hong사가 삼성중공업을 위한 완성 선박(complete vessel)을 건조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해졌습니다. Zhoushan CIMC Chang Hong사는 컨테이너선 전문 조선사 Zhoushan Changhong International Shipyard의 자매 회사로, 삼성중공업에 공급하는 선체 블록 제작을 위해 Jinhai Intelligent Manufacturing 설비를 임대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선박 건조 재개 여부에도 이목이 쏠립니다. 지난 2010년 준공된 군산조선소는 장기간의 조선업 불황으로 인해 2017년 가동을 중단했다가 조선업 경기 회복으로 선박 수주가 늘며 5년 만인 2022년 10월 재가동에 들어갔습니다.
군산조선소는 올해 약 10만 톤의 선박 블록을 생산해 1,8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으로, 군산에서 생산된 블록은 전량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로 운송됩니다.
조선업 신조선가 반등세
예상치 못한 조선업계 신조 문의 증가세와 더불어, 치솟는 원자재 가격과 조선소 도크 공간 부족 현상이 맞물리며 선박 건조가가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시아권 설 연휴 이후인 지난 1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브로커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 가속화, 글로벌 경기 역풍 등을 배경으로 선박 발주 움직임이 미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reopening)하며 물동량이 치솟자 선주들이 신조 프로젝트 논의를 위해 주요 조선국들로 바삐 향하고 있습니다.
브로커들은 또한 철강재 가격 상승세와 통화 움직임 등 영향으로 신조선가가 오르고 있다며, 마치 '이동하는 표적(moving target)'과 같아 매주 변화하는 양상이라고 전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선업계는 물가 인상에 따른 비용 압박으로 수주량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선박 건조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Clarksons Research사가 집계하는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올해 3월 165.56포인트로 2022년 3월 156.17포인트 대비 약 6%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조선업계 수주량은 707만cgt(238척)에서 1,303만cgt(515척)로 무려 45.7% 급감했습니다.
이처럼 높아지는 선박 건조가에 더해 조선업계의 조기 인도 선표(delivery slot)가 희귀한 상황이라, 선주 입장에서 신조 계약을 체결하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계약을 성사한다 해도 선박 인도까지 무려 3년이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기를 꺼리는 것입니다.
Kamsarmax 벌커의 경우, 신규 발주가 드문데도 선가는 지속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조선업계가 제시하는 가격은 약 3,500만불 선으로 알려졌습니다. 작년 12월 중국 Zhejiang Xiehai Shipping사가 자국 COSCO Shipping Heavy Industry사의 양저우(揚州) 조선소(COSCO HI Yangzhou)에 2척 신조선을 발주했을 당시 선가는 척당 3,250만불 수준이었습니다.
일본 Nissen Kaiun사는 최근 8개월여에 걸쳐 한국 조선업계에 MR탱커 20척을 발주했는데, 이 기간 선가가 4,250만불에서 4,625만불로 약 9% 뛰어올랐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몇몇 업체들이 대규모 발주를 감행하여 조선업계 캐파가 극한까지 치닫고 있습니다. 일례로 중국 COSCO Shipping Specialised Carriers사가 자국 조선소 3곳에 85,000-dwt급 다목적 펄프운반선 20척을 발주했다고 최근 알려졌습니다. 이 중 10척을 건조하는 중국선박공업집단(CSSC) 산하 쳉시(Chengxi)조선사는 이번 계약으로 2025년 인도 슬롯까지 채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일본 조선사 Onomichi Dockyard는 일련의 40,000-dwt급 Handysize 벌커 수주를 통해, 메인 야드와 산하 Saiki Heavy Industries를 포함하여 2026년 인도분 건조 슬롯까지 거의 다 소진했다고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