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30년 슈퍼사이클’ 앞당겨질 수 있다??
국내 조선업의 슈퍼 사이클이 30년 평균 주기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24일 "국내 조선업은 경기침체 우려와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 속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3차 슈퍼사이클이 평균 30년 이상 주기보다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며 비중 확대 의견을 개시했습니다.
한 연구원은 과거 슈퍼사이클 초입 구간에 대해 "폭발적인 물동량 성장을 바탕으로 선박 수요가 급증했는데 이에 따른 신조선발주량이 중고선거래량 보다 많았다"며 "현재와 같은 조선업 인력난 문제의 부재와 노동자들의 보수와 처우는 사뭇 달랐다"고 비교했습니다. 또 "지금은 관행처럼 굳어져버린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의 선박 계약대금 지급은 많지 않았다"고 부연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강화도 슈퍼사이클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한 연구원은 "IMO 의 점진적인 규제강화는 역대 가장 높은 노후선대 비중과 더불어 기존 30년 주기의 슈퍼사이클을 좀 더 앞당길 트리거가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전세계 무역의 85%를 차지하는 해상운송을 대상으로 단기 내 강한 규제는 어렵기에 그 시점에 대해서는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탱커의 본격적인 발주 시기는 내년 상반기로 내다봤습니다. 선대 대비 수주잔고가 역대 최저 수준인 데다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 금수조치로 해상물동량도 상승했다는 설명입니다. 컨테이너선은 IMO 환경 규제에 가장 민감한 선종으로 꼽으면서 "올해는 대형 컨테이너선사들의 메탄올 연료 선택에 따른 메탄올 추진선 중심의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LNG 운반선의 선가와 수주잔고 전망도 양호합니다. 한 연구원은 "국내 조선소들의 한정된 건조 캐파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레벨의 선가와 수주잔고는 유지될 것"이라며 "중국 조선소의 수주경쟁 영향은 제한적인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국내 조선소는 2027년까지 연평균 55척의 LNGC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 올해 수주 목표 65% 넘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 목표의 65.3%를 달성하며 고부가가치 선박 선별 수주의 성과를 보였습니다.
업계 정보에 따르면, 23일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은 총 79척, 102억 8,000만불 규모 물량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 157억 4,000만불의 65.3%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1~4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3.7% 감소한 가운데 이뤄낸 성과로, 선종별 수주 실적은 PC 25척, 탱커 3척, 컨테이너선 24척, LNG운반선 16척, LPG운반선 14척, 중형가스선 2척입니다.
업계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의 LNG운반선,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선별 수주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에 회사는 앞으로도 꾸준한 수주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LNG운반선의 수요가 높고, 고유가로 촉발된 탱커 수요 증가도 신규 수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편,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Clarksons Research사의 분석에 따르면, LNG 운송 수요 증가로 인해 올해에만 70척, 2032년까지 연평균 60척의 LNG운반선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LNG운반선의 선가 또한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동사가 집계하는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에 따르면 LNG운반선의 선가는 지난 19일 기준 2억 5,800만불로, 2021년 1억 8,750만불 대비 약 37.6 %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선업, 수주 줄어도 호재 즐비
금년 세계 선박 신조 시황이 최근 2년 여 대비 다소 위축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여유로운 포지션에서 고수익 선별 수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Clarksons Research사에 따르면 2023년 1~4월 기간 세계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이 369척, 1,011만cgt로 전년 동기 1,797만cgt(674척) 대비 43.7%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서 경기 둔화와 고금리의 영향, 선주들의 관망세 확산 등으로 올해 신조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을 예고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연초 "전반적인 고금리 기조로 선박금융 조달과 금융비용 부담이 높아지고,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의 노후선 퇴출 조치가 후퇴함에 따라 다소 시간적 여유가 생긴 선사들이 대체로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사들도 1월부터 4월까지 79척, 364만cgt 물량을 수주하며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21년 181척, 730만cgt ▲2022년 131척, 637만cgt 실적과 비교해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우려보다 긍정적 분위기가 더 뚜렷합니다. 현재 주요 조선사들이 매출 기준 3년 여분 수주잔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턱대고 수주량을 늘리는 대신 거래조건을 선별해 선가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조선업계의 '판매자시장(seller's market)'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수주 강세를 바탕으로 조선소들의 수주잔고가 쌓이며, 구매자(buyer)인 선주사들이 오히려 선가 등 협상력이 떨어지는 관계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국내 조선업계의 혁혁한 효자 선종인 LNG운반선 수요가 건재합니다. 금년 1분기 LNG선 발주는 총 17척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척 감소세를 보이기는 했으나, 우리 주요 조선사들이 최근 들어 2027년 납기물 영업을 시작한 만큼 계약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 축소와 미국 내 천연가스 개발 증가 등으로 LNG선 발주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뿐만 아니라 주요국의 탄소중립, 기후중립 또는 넷제로(net-zero) 선언을 배경으로 친환경 선박 수요가 치솟으며 국내 조선사들의 수혜가 뚜렷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 조선업계가 2023년 1분기 전체 고부가·친환경 선박 수주량의 70% 이상 비중을 차지, 세계 1위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대형 LNG운반선의 경우 우리나라가 세계 발주량(19척)의 90%인 17척을 수주하여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메탄올 추진선의 경우, 기존 연료를 사용한 선박 대비 약 15~20% 정도 신조선가가 높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에 하반기부터 선가 상승으로 인해 수주 잔고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에너지 위기와 유가 상승을 배경으로 석유업체들의 해양플랜트 투자여력이 확대,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발주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고 신규 프로젝트 개발이 확정될 경우 발주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 '빅3' 인력 확보 사활
국내 조선 빅3의 인력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23일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태어난 대우조선해양이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한 채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또한 인력 확보 및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사활을 걸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조선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한 비자제도 개선 등 조선업계와 당국이 업계 인력 충원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력 문제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인력유출은 막고 우수 인재는 선점하겠다는 일념으로 조선사들은 최근 대규모 채용 진행 및 지인 추천 등 여러 방안을 추진하며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상반기에만 세 차례의 채용을 진행했으며, 이번 달에는 연구 인력 확보를 목표로 미래 선박 추진 기술 및 에너지 생산·활용 기술 개발 분야 등의 석·박사급 연구 인력 채용을 시작했습니다.
삼성중공업 또한 지난 3월 디지털전환 제조혁신 기술개발 및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부산대학교와 MOU를 체결하는 등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대규모 채용 또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