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선박 수주 척척…조선 '빅3' 2분기 실적 '날아간다'
조선업황이 살아남에 따라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전망이 밝습니다. 이미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에서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박 수주 행렬을 이어가고 있어서입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흑자 달성이 예상됩니다.
흑자 달성 배경에는 3년 치 일감이 쌓여있는 만큼 선별 수주가 가능하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지수가 올 들어 170대를 유지하며 선박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6월 신조선가지수도 170.76에 달합니다.
지속적인 선가 상승도 실적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입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초 17만4000㎥급 LNG운반선의 가격은 2억54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기업별로 보면 해양플랜트 하자 배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직전 분기 적자를 기록한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됩니다. 당초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흑자전환했다고 밝혔지만, 707억원의 배상금액을 반영하며 적자전환으로 수정했습니다.
그러나 반기 누적으로 총 97척 116억2000만달러를 수주, 연간 수주 목표(157억4000만달러)의 73.8%를 달성하며 흑자전환이 확실시됩니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5조4691억원, 1242억입니다.
지난 1분기 22분기 만에 적자 마침표를 찍고 1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중공업은 2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갑니다. 지난해 고가에 수주한 선박 건조가 시작되면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입니다. 증권사 매출과 영업익 전망치도 각각 2조192억원, 356억원에 달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이란 이름을 떼고 새출발한 한화오션도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며 순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분기에는 매출 1조9393억원에, 125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지만 3분기 흑자전환 기대감이 나옵니다. 실제 연간 실적 추정치는 매출 7조8505억원, 영업이익 309억원으로 실적 반등이 예상됩니다.
하반기 전망은 더욱 밝습니다. 올해 1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카타르발 2차 LNG선 물량 발주가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예정이어서입니다. 발주 물량은 40여척입니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달 초부터 선주들과 2차 발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조선 3사가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며 "하반기에 카타르 2차 LNG운반선과 모잠비크 물량 등 추가 발주 수요가 있어 이 같은 실적 개선 흐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선 빅3 '수주전략' 명확하네…中 저가 전략 차별화
조선 빅3(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가 중국 저가 전략과 선을 그으며 명확한 기조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최근 중국 조선소는 조선 빅3 대비 약 10% 낮은 선가로 유럽 선사로부터 대규모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했습니다. 이번 수주전에서 조선 빅3사는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조선 빅3는 2027년 일감까지 채우고 있는 상황에서 병렬건조가 불가능한 초대형 선박보다 수익성 높은 선박 수주에 집중한다는 전략입니다.
26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선사인 CMA CGM은 최근 중국 양쯔장조선(Yangzijiang Shipbuilding)과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방식인 이들 선박은 오는 2026년 중 인도될 예정이며 척당 선박가격은 2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현지 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업계가 척당 2억5000만달러 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양쯔장조선은 최소 10% 이상 낮은 선가를 제시해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CMA CGM은 중국 조선업계에 선박을 발주함으로써 3억달러(한화 약 3908억원) 이상의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양쯔장조선이 수주한 선박보다 약간 작은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의 최근 시장가격은 2억2500만달러 수준입니다.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할 경우 조선소 도크에서 병렬건조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이유가 한국 조선업계가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지 않은 배경으로 보입니다.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은 길이 약 400m, 폭 약 61~62m 규모인데 선박 폭이 60m를 넘어가게 됩니다. 한 도크에서 두 척을 나란히 건조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1도크 폭이 120m입니다. 같은 규모의 도크에서도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병렬건조는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조선 빅3는 호황기를 맞아 가급적 많은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선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높은 사양의 LNG선 또는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수주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규모의 경쟁에 나선 선사들은 더 많은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을 선호합니다. 반면 조선소들은 도크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적인 크기의 선박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선사와 조선소 간 협상도 치열해지는 형국입니다.
또 올해 하반기는 대규모 LNG선 발주가 대기중입니다.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도 일반적인 크기의 17만㎥급 선박보다 큰 26만5000㎥급 'Q-Max' 선박 발주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Q-Max' LNG선도 폭이 54m에 달해 이와 같은 선박을 병렬로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가 없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선 삼성중공업이 카타르에너지의 LNG선 수주를 위해 16척의 선표를 비워두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를 'Q-Max'로 채울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Q-Max'를 건조하게 되면 도크에 다른 선박을 채울 수 없어 생산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대형 선박을 건조할 경우 같은 도크에 다른 선박을 배치할 수 없고, 이 때문에 조선소 입장에선 기회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장가격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계약을 체결하거나 중장기적인 선사와의 관계를 감안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충분한 일감을 채운 현재 상황에서 굳이 초대형 선박 수주에 나설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탱커 발주 강세, 韓 조선소로 수주 몰려드나
탱커 해운시황이 긍정적인 전망을 보임에 따라 신조선 발주량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이 저가 수주로 한국보다 많은 일감을 확보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조선소로 물량이 몰려들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25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는 2022년부터 2028년까지 각각 1800만 bpd(일일 배럴 생산량)와 120만 bpd의 정유 설비를 증설할 예정입니다. 중동 또한 1200만 bpd를 증설한다는 계획입니다.
탱커 운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원유 수요 또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동 지역에서 막대한 물량의 원유가 수출됨에 따라 중동-아시아 지역 탱커 운임이 하루 60%, 주간 133% 상승했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탱커 발주량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 탱커 물량이 중국 조선업계에 몰리고 있습니다. 중국 조선업계의 수에즈막스 탱커 선가가 한국 보다 약 15% 저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문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탱커 저가 수주가 장기적으로는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한국 대형 조선소들은 현재 약 3년 치 일감을 보유 중"이라며 "2026년과 2027년 상반기 슬롯을 중국 조선소들이 채우면, 이후 국내 빅3가 더 좋은 조건으로 수주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