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33억달러 컨테이너선 ‘잭팟’···주주와 '흑전' 약속 지킨다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이 하반기 대규모 수주와 함께 3년 연속 수주목표 초과달성을 위해 순항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12월 취임한 정 사장은 이후 지속적으로 흑자전환에 대한 의지를 강조해왔습니다. 취임 후 6개월이 지난 2021년 6월 무상감자 안건 통과를 위해 개최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2023년 흑자전환을 공언한 정 사장은 이후 열린 정기주총에서도 흑자전환 약속을 재확인했습니다.
정 사장은 올해 1분기 196억원의 영업이익을 신고하며 이와 같은 약속을 지켜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입니다. 정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총에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 2000억원을 약속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조선사들이 연초 수주목표와 매출목표 정도를 밝힌다는 점에서 정 사장의 연간 2000억원 영업이익 약속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선인 LNG선 위주의 선박 건조가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정 사장의 이례적인 선언은 현실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수주도 LNG선과 함께 친환경 컨테이너선, FLNG 등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어 연간 100억달러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12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Evergreen)은 최근 24척에 달하는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발주계획을 확정했습니다.
에버그린은 지난 11일 대만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선박 발주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선박은 삼성중공업과 일본 니혼조선소(Nihon Shipyard)에 분산발주됩니다. 니혼조선소는 이마바리조선과 JMU(Japan Marine United)의 합작법인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는 16척을 수주할 예정입니다. 다수의 이중연료 추진 선박과 에탄운반선(VLEC)을 건조한 바 있는 삼성중공업과 달리 니혼조선소는 아직까지 건조실적이 없습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대부분의 선박을 건조할 것으로 예상해왔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에버그린이 발주하는 선박의 척당 가격은 1억8000만~2억1000만달러 사이에서 결정됩니다.
에버그린이 선박 발주를 위해 투자하는 금액은 43억2000만에서 최대 50억4000만달러가 됩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최소 28억8000만달러, 최대 33억6000만달러의 선박을 수주합니다. 니혼조선소의 수주금액은 14억4000만~16억8000만달러 수준입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최근 2억2500만달러에 발주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만 선사인 양밍해운은 지난 5월말 HD현대중공업과 척당 1억8745만달러에 1만5500TEU급 LNG 추진 컨테이너선 5척을 발주했습니다.
올해 들어 선박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양밍해운 발주 선박보다 큰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방식으로 건조됩니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하는 컨테이너선의 척당 가격은 2억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발주처에서 이사회 승인 내용을 공시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아직 계약 체결 전이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확인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계약이 체결되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적수주는 두 배 늘어나며 연간 수주목표의 약 70%를 채우게 됩니다.
올해 상반기 삼성중공업은 LNG-FPSO(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재기화 설비) 1기, 원유운반선 2척, LNG선 6척 등 총 32억달러 규모의 선박 및 설비 9척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95억달러)의 34%를 달성했습니다.
에버그린이 발주하는 컨테이너선의 선가가 2억1000만달러로 확정될 경우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적수주는 65억6000만달러로 늘어납니다. 이는 연간 수주목표의 69%에 달합니다.
하반기 예정된 카타르에너지의 대규모 LNG선 발주까지 이뤄지게 되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1년 이후 3년 연속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타르에너지는 삼성중공업에 16척의 LNG선 선표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3분기, 늦어도 4분기에는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할 전망입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LNG선 발주는 34척으로 지난해 연간 발주량(170척)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었지만 한국 조선업계는 향후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습니다. 또 글로벌 선사들의 LNG선 발주 수요도 지속되고 있어 선박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클락슨에 따르면 17만4000㎥급 LNG선의 최근 시장가격은 2억6100만달러로 전주 대비 100만달러 더 상승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시장가격 수준에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하는 LNG선을 수주할 경우 총 수주금액은 41억7600만달러에 달합니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수주목표의 34%를 채웠습니다. 여기에 하반기 에버그린 컨테이너선과 카타르에너지의 LNG선 수주를 확정하면 누적수주는 107억달러로 연간 수주목표 뿐 아니라 지난해 수주실적(94억달러)도 넘어서게 됩니다.
올해 첫 수주를 기록했던 LNG-FPSO(FLNG,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 시장에서도 하반기 추가수주를 노리고 있습니다.
FLNG 가격은 설비가 투입되는 해양플랜트 규모에 따라 다릅니다. 연초 수주했던 FLNG의 경우 15억달러에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최근에도 미국 블랙앤비치(Black & Veatch)와 함께 캐나다 근해에 추진되는 FLNG의 기본설계(FEED, Front End Engineering Design) 계약을 체결하며 FLNG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수주목표 '9부 능선' 넘은 HD한국조선해양, 조기달성 가스선에 달렸다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목표의 9부 능선을 넘어서면서 수주목표 달성 시기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00척 이상 발주된 LNG선 시장의 수요가 여전합니다. LPG선 시황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수주목표 달성 시점은 가스선 추가수주 여부가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13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선사인 솔방(Solvang)은 최근 HD현대중공업과 8만8000㎥급 초대형가스선(VLGC, Very Large Gas Carrier) 3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유럽 선사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2026년 12월까지 선박을 인도할 예정입니다. 총 계약금액은 4162억원(약 3억1996만달러)으로 척당 선박가격은 약 1억665만달러 수준입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도 9만1000㎥급 VLGC는 최근 1억600만달러에 발주가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선사들이 높은 사양의 선박을 비교적 빠른 납기에 인도받기 원하면서 선박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 빅3는 2026년까지의 일감을 대부분 채웠습니다. 이와 함께 2027년 인도될 선박 수주에 나서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쉐브론(Chevron)에서 수주한 LNG선 2척을 2028년 2월 인도할 예정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석유화학제품선 33척, 컨테이너선 29척, LNG선 18척, LPG선 19척, 중형가스선 2척, 자동차운반선 4척, 해양플랜트 1기 등 총 143억2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및 설비를 수주했으며, 연간 수주목표인 157억4000만달러의 91%를 채웠습니다.
현대미포조선도 MR(Medium Range)탱커 위주로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으며, 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은 친환경 컨테이너선과 가스선 위주의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연간 수주목표의 9부 능선을 넘어선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시기는 가스선 추가수주가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하반기 중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가 대규모 LNG선 발주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10척의 선표를 비워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타르에너지의 선박 발주가 확정될 경우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목표를 넘어서게 됩니다.
LNG선을 비롯한 가스선 시장의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점도 추가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VLGC의 일일 평균운임은 7만30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반기 기준 클락슨이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또 이스턴퍼시픽시핑(Eastern Pacific Shipping), 시노가스(Sinogas), MOL(Mitsui OSK Lines) 등 글로벌 선사들이 LPG 시장 프로젝트 관련 선박 발주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글로벌 VLGC 발주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입니다.
클락슨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90척의 VLGC가 발주 중입니다. 이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VLGC 선단(381척)의 23.6%에 달합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00척 이상 발주된 LNG선 시장 전망도 여전히 긍정적입니다. 중고 LNG선 가격이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은 선사들의 수요가 견조하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스팀터빈 방식의 13만8000~14만㎥급 중고 LNG선 가격도 최근 2년간 두 배 가까이 상승해 현재는 4000만달러 후반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스팀터빈 방식과 TFDE(tri-fuel diesel-electric) 방식의 중고선 모두 거래가격이 상승했다"며 "선박평형수처리설비(BWTS, Ballast Water Treatment System)가 없는 선박의 경우 인수 후 선박평형수처리설비(BWTS) 설치를 위한 수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선사들은 선박평형수처리설비(BWTS)가 장착된 선박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