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후끈?…HD현대중 vs 한화오션, 내년 7.8조 구축함 수주전
한화오션이 한화그룹 편입 후 첫 방산 수주전에서 맞수인 HD현대중공업에 승리했습니다. 그러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본격적인 맞대결은 내년에 있을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수주전에서 벌어질 전망입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4일 해군 차기 호위함으로 불리는 울산급 배치3 5~6번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습니다.
이번 울산급 배치3 5~6번함 수주전의 규모는 8300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내년에 있을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KDDX 사업은 국내 기술로 만드는 첫 번째 국산 구축함 프로젝트로 사업 규모는 7조8000억원입니다.
한화오션이 울산급 배치3 5~6번함에 이어 KDDX 사업 수주까지 따낸다면 그동안 수상함에서 HD현대중공업에 뒤진다는 이미지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게 됩니다. 지난 5년간 국내 수상함 분야 시장 점유율은 HD현대중공업이 52.4%로 1위였고, 한화오션은 25.4%였습니다. 대신 한화오션은 국내 잠수함 시장의 압도적 강자입니다.
HD현대중공업에게도 KDDX 사업은 '수상함 명가'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승부입니다. 더욱이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한화오션의 부활을 직접 이끌고 있어 역시 HD현대 조선 분야를 이끌고 있는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점도 부담입니다.
문제는 HD현대중공업이 불공정 행위 이력에 따른 감점 1.8점을 안고 승부에 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0년 9월 KDDX 개념설계를 빼돌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지난 2022년 1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무기제안서 평가에서 1.8점 감점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울산급 배치3 5·6번 수주전에서도 이 감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총 100점 중 80점을 차지하는 기술능력평가에서 0.9735점 앞섰고, 중소·중견기업 평가 가점에서도 0.6843점 앞섰지만, 1.8점 감점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습니다. 나머지 20점은 가격이었지만 양사가 같았습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쉽지만 기술력 평가를 통해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라며 "이번에는 생각보다 기술력 차이가 상당히 났고, 기술력 차이를 늘리는 방식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내년에 있을 KDDX 사업의 대책에 대해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2018년 이후 수상함 분야에서 수주한 경험이 없다보니 기술력 분야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며 "기술력의 격차를 더 벌리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한화오션 관계자는 "수상함의 경험은 최근 10년 혹은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한화오션 수주가 더 많다"라며 "기술력 차이도 수주 종류별로 다른 것이지 모든 프로젝트마다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다양한 선종을 건조해온 실적이나 여러 면을 봤을 때 기술력·생산력 등 어떤 측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라며 "다만 KDDX는 그동안 수차 알려진 것으로 오염된 지점이 있어 바로잡을 필요는 있으나 그런 것이 없더라도 한화오션은 모든 면에서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풍부한 특수선 분야의 경험과 글로벌 1위 조선 기술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함정 건조 능력 등이 강점입니다. 반면, 한화오션은 다양한 수상함 건조 경험과 함께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전투체계와 복합식 추진체계를 적용하는 시너지 효과를 무기로 합니다. 이렇게 양사는 수상함 왕좌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조선업 로봇 도입률 증가 전망
세계 조선사들이 관련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근 수 년 간 자동화 로봇에 대한 수요가 치솟았습니다. 많은 조선소들이 효율성, 생산성 및 안전성 향상 차원에서 로봇 기술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활용도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조선업계에 적용된 로봇 기술(robotics)의 규모가 지난 2022년 12억 6,000만불 수준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수치는 2023년 13억 2,000만불, 2030년 경에는 18억 5,000만불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4.9%로 예상됩니다.
로봇 기술은 무엇보다 조선업계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 대응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2022년 조선해양 산업인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평균 8,000명에서 올해는 약 10,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과거 조선업에서 물량이 부족하면 다수의 인력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했지만 현재는 외국인 노동자를 투입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대형 조선사들은 로봇 적용을 통한 생산공정 스마트화 시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HD현대중공업이 지난 2018년 사물인터넷(IoT) 및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선박 이중 곡 성형 작업에 로봇을 적용해 연 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어 2022년 10월에는 현대로보틱스 등과 공동 연구한 '소조립부재 로봇용접 시스템'을 구축해 소조립 용접 완전 자동화의 첫 발을 뗐습니다.
삼성중공업도 블록 조립공장에 자동 용접로봇 적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조립 공정에서는 기존 산업 로봇 대신 사람과 함께 작업이 가능한 협동 로봇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 역시 지난 2020년 세계 조선업계 최초로 열간가공 작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로봇 '곡누리'를 개발해 현장에 적용했으며, 올해 초 선박 배관 조정관을 용접하는 협동로봇 개발에 성공해 선박 건조현장에 투입했습니다.
‘수소선박’ 개발완료에도 바다 못 띄운다고??
울산시가 수소규제자유특구를 통해 ‘수소선박 시대’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령정비가 못따르고 있습니다. 또 수소자동차처럼 초기 시장을 열어줄 공공부문 정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지원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13일 울산시는 한국선급으로부터 ‘안전기반 소형 수소추진선박’의 개념승인(AIP)인증을 획득했습니다. AIP인증은 조선해양·산업플랜트 분야에서 제작되지 않은 개념 설계에 대한 원칙 승인을 말합니다. 세계 최초나 국내 최초로 개발되는 수소추진선박에 대한 안전성과 타당성 검증을 통과했다는 뜻입니다.
이번 AIP인증을 획득한 선박은 산업부와 울산시에서 사업비를 지원해 울산대에서 기술개발·실증 사업을 하고 있는 40인승 350kW급 소형 수소 선박입니다.
총사업비 296억원(국비 184억원, 시비 60억원, 민자 52억원)을 투입해 2026년까지 안전 플랫폼 기반 설계·해석 기술개발과 안전성 모니터링 기술개발을 통해 상용화 가능 40인승 소형 수소추진선박을 개발합니다.
앞서 울산시는 2021년부터 수소규제자유특구 사업으로 빈센(전남)과 엘치엘비(울산) 두 기업과 함께 ‘소형 수소연료전지선박’ 개발에 들어가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개발이 완료됐다는 것은 수소선박의 AIP인증부터 설계, 부품인증, 안전성 평가, 운항실증까지 마치고 주문 즉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란 것입니다.
빈센이 만든 수소선박은 ‘하이드로제니아호’입니다. 길이 10m, 폭 2.9m, 높이 1.9m, 무게 8.44t으로 6명이 탈 수 있습니다. 에이치엘비가 만든 선박은 ‘블루버드’호로 길이 11.9m, 폭 3.3m, 높이 3.5m, 무게 6t으로 정원은 8명입니다.
두 수소선박 모두 51ℓ 수소저장용기를 탑재했고, 10노트(18.5km/h) 속력으로 6~8시간을 운항할 수 있습니다. 다만 크기가 작고 탑승인원이 적기 때문에 연안운항이나 레저용으로 적합합니다.
소형 수소선박의 운항실증은 남구 장생포항부터 석탄부두까지 약 13km에서 진행됐습니다. 또 태화강 태화교에서 국가정원교까지 운항도 실증했습니다.
시는 소형수소선박 운항실증을 위해 장생포항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했습니다. 이동형 수소충전 기술도 개발해 ‘수소선박 시대’ 첫 사례를 완료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개발이 완료된 빈센과 에이치엘비 두 기업의 선박은 ‘소형 수소선박 시장’을 열었을까요?
빈센 성일혁(기술영업) 상무는 “시제품 하이드로제니아호는 본사 수조에 보관되고 있다”며 “수소선박 관련 법령이 없어 바다에서 운항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에이엘비 오승락 연구소장은 “개발이 완료된 소형 수소선박 관련 법령 정비와 선박 특성에 맞는 현실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순찰선이나 지도선 등 관공선을 입찰할 때 수소추진선박을 우선 적용하는 정부차원의 선제적 수소선박 도입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 울산수소규제자유특구를 방문한 중소기업부 조주현 차관은 현장애로사항을 청취한 후 “소형 수소선박 국내 상용화를 위해 신속한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며 “법령 소관부처는 수소연료추진설비 잠정 기준을 마련하고, 수소선박의 수소충전 관련 법령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중 수소연료추진설비 잠정안은 해수부가 지난 4월 시행해 소형 수소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됐습니다. 이는 수소규제자유특구에서 시작된 수소선박 개발 사업의 성과입니다.
하지만 운항이나 안전관련 법령정비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해당부처가 해양수산부(선박), 산업부(안전)로 나눠져 있고 기업지원은 중기부가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울산시 관계자는 “법령정비는 각 부처에서 마련을 준비하고 있어 애로사항이 해결되는 것은 시간의 문제”라며 “수소선박이 수소경제 시대의 또 하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