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도 가스선 시황 ‘맑음’…"LNG선 편중에 세계시장 점유율 축소"
하반기에도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등 가스선박 시장 시황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LNG선박 편중 현상은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됩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분석한 해운·조선업 하반기 전망에 따르면 LNG선 해운시장은 글로벌 LNG 수요 증가에 힘입어 양호한 시황이 유지될 전망입니다.
유럽의 러시아산 수입물량이 기존 파이프라인가스(PNG)에서 LNG로 전환되는 등 LNG 운송수요가 급증, 시장 규모가 이미 크게 확대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도 최근 미국의 2023년 LNG수출 증가율을 전년대비 12.1%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LPG선 시황 또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LPG선의 경우 하반기에도 여전히 인도 예정 선박이 많아 선복 공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중국의 LPG 수요 증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과 중동 수출 감소로 인한 미국산 원거리 교역물량의 증가 또한 구조적인 해운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반기 사우디의 자발적 감소 등 석유 생산 감소와 이로 인한 LPG 가격상승 가능성 등 시황의 불확실성이 다소 존재하지만, LPG선 시황을 크게 하락시킬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보고서에서는 하반기 LPG 시황 역시 매우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다만 상반기 신조선시장에서는 중국이 60%에 가까운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국의 LNG선 편중 현상이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은 상반기 중 한국의 2배가 넘는 1043만CGT(표준환산톤수)를 수주해 58.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은 29.0%의 점유율로 2위입니다. 이는 전년도 점유율 대비 6%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입니다.
중국의 점유율 확대와 한국의 축소는 LNG선 발주 비중 감소, 벌크선 발주 비중 확대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중국의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확대는 매우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은 압도적 점유율을 보유한 LNG선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도 88%의 점유율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LNG선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동기 31.7%에서 올해 상반기 14.7%로 축소되며 한국 시장 점유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상반기 85%의 점유율을 차지한 중국의 벌크선 발주 비중은 전년 동기 17.2%에서 올해 상반기 20.7%로 다소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2분기 중 대형선 발주가 중국으로 몰린 것이 중국 점유율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입니다.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프랑스 해운회사인 CMA, CGM이 메탄올 및 LNG연료추진 대형선을 대거 중국에 발주했으며, 중국 기업과 그린메탄올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한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Maersk)도 메탄올 추진 대형선 6척을 중국 조선소에 발주했습니다.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해 상반기 대형 컨테이너선의 점유율이 중국 42.2%, 한국 39.9%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한국이 주도하던 시장에서마저도 중국에 역전당하며 전체 신조선시장 점유율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들어 대형 메탄올추진 컨테이너선 물량이 국제 정치적 요인 등의 영향을 받으며 대부분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가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지난 2년간 조선업 시황 호조를 이끌었던 LNG선과 컨테이너선의 발주량이 크게 감소하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국내 조선업의 수주 감소가 상대적으로 큰 폭을 나타냈다"고 설명했습니다.
몸값 높은 ‘LNG선’ 글로벌 발주 시장 50%↑…조선 ‘빅3’ 수주량은?
고부가가치 ‘LNG선’ 발주가 글로벌 시장에서 50%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LNG를 중심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LNG선 발주 증가세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28척을 수주한 조선 ‘빅3(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는 견조한 시장 수요에 힘입어 하반기에 더 많은 선박을 수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200척 이상의 LNG선이 발주된 가운데 조선 빅3가 글로벌 발주량의 77%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25일 조선업계 및 클락슨(Clarkson)을 종합해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LNG선 발주량은 30척(540만㎥)으로 집계됐으며, 선박 발주에 투자된 자금은 77억달러 규모입니다.
올해 발주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수준이지만 선사들의 수요가 지속되면서 발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184척의 LNG선이 발주됐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 포함할 경우 총 214척의 LNG선이 발주됐고 이를 위해 470억달러의 자금이 투자됐습니다. 이렇게 투자된 자금 기준으로 LNG선이 글로벌 선박 발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17만4000㎥급 LNG선의 시장가격은 2억1100만달러에서 2억6100만달러로 5000만달러나 높아졌습니다. 현재 글로벌 LNG선 수주잔량은 331척(5560만㎥)으로 운송량 기준 글로벌 선단(725척, 1억860만㎥)의 5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선박 발주로 인해 사실상 추가 발주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시점 LNG선을 발주하더라도 2027년 하반기에나 인도가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LNG선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28척의 LNG선을 수주하며 글로벌 LNG선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18척, 삼성중공업 6척, 한화오션이 4척의 수주를 따냈습니다.
글로벌 수주잔량에서 조선 빅3가 차지하는 비중도 압도적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104척(HD현대중공업 56척, 현대삼호중공업 47척, 현대미포조선 1척)을 보유한 것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87척, 한화오션 64척 등 255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조선 빅3가 글로벌 수주잔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에 달합니다.
하반기에도 LNG선 시장에서 조선빅3의 수주행보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는 연말까지 약 40척 규모의 LNG선 발주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삼성중공업 16척, 한화오션 12척, HD한국조선해양은 10척의 선표를 비워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정대로 발주가 이뤄진다면 카타르에너지 프로젝트 수주만으로 상반기 수주량을 넘어서게 됩니다.
시장 상황도 견조합니다. 지난달 말 16만㎥급 이중연료 추진 LNG선의 1년 정기용선 운임은 일일 12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최근 1년간 운임 수준도 10만달러를 상회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LNG 관련 프로젝트도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4개의 LNG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투자결정(FID, Final Invest Decision)이 이뤄졌습니다. 이들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연간 LNG는 4000만톤으로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으며 내년까지 추가적인 FID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LNG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을 중심으로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LNG선 시장이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서만 12척의 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용선이 이뤄졌다”며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글로벌 LNG 거래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운임이 상승하고 관련 설비에 대한 투자 확대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