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부활의 신호탄 쏘아 올렸다
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 조선사'의 실적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고, 삼성중공업은 같은 기간 적자폭을 줄였습니다.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수주를 확대하며 기지개를 켰습니다. 이에 더해 조선업계는 올해 시황의 반등에 따라 수주액을 지속 확대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1888억원으로 전분기 영업손실 2651억원 대비 흑자전환했습니다. 전년동기 1417억원과 비교해도 33.2% 증가했습니다. 매출은 4조2644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8%, 전년동기대비 19.9% 늘어났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3분기 하기휴가 등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와 더불어 전세계적 인플레이션 국면 등 어려운 대외 경영환경이 있었다"면서도 "선박 포트폴리오 개선, 꾸준한 원가절감, 공정 효율화 노력 등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조선 영업이익이 2215억원으로 전분기 영업손실 2024억원 대비 흑자전환한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영업이익만 1481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환율 상승 영향과 재계약 호선의 매출 인식 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 영업손실 1679억원으로 전년동기 영업손실 1102억원 대비 적자가 지속됐습니다. 그러나 전분기 영업손실 2558억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을 879억원 줄였습니다. 영업적자에는 고정비 부담 879억원 외에도 임금협상 타결금과 임금인상 소급분 지급 등 일회성 비용이 800억원가량 포함됐습니다.
매출은 1조4001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 감소하여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5.7% 줄어들었습니다.
아직 3분기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도 전분기 대비 적자폭을 줄였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영업손실 약 305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분기 영업손실은 995억원이었습니다.
조선 빅3는 올들어 수주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어 내년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2분기까지 수주잔고만 해도 3년치 일감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3분기에도 수주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어서입니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1~3분기까지 누적 수주 규모는 234억400만달러로 연간 목표액 194억4600만달러를 120% 초과 달성한 상태입니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까지 수주액이 72억달러입니다. 올해 매출 목표는 러시아 관련 불확실성으로 당초 계획보다 10% 정도 감소한 7조원이나, 내년부터 올해 수주에 따른 매출 증가가 본격화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습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 LNG선과 해양플랜트 등 약 30억달러 상당의 추가 수주로 2년 연속 수주 목표 초과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LNG선 위주의 제품 믹스 개선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도 3분기까지 93억9000만달러를 수주하면서 연간 목표 89억달러를 105.1%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산업은행과 인수 관련 조건부 투자합의서를 체결한 한화그룹에 인수되면 유상증자를 통해 2조원을 확보할 전망입니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직간접적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수주의 질에 따라 수익성 개선의 속도는 업체마다 다르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선가와 강재 단가 등을 고려하면 작년 1분기까지 수주분은 대부분 적자 프로젝트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라 작년 1분기까지의 수주 비중이 가장 적은 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 시기가 가장 빠르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하반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추가투자
삼성중공업이 대형 해양플랜트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나이지리아에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종석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SHIN) 법인장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라고스상공회의소(LCCI) 해양그룹 집행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궁극적으로 나이지리아에서 선박 건조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적절히 숙련된 노동력과 함께 제조 환경 조성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중공업이 나이지리아 사업장에 투자를 결심한 건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해양플랜트 사업을 정조준하고 있어서입니다. 봉가 프로젝트 FPSO 공사를 2년 더 연기하면서 수주 결과도 뒤로 밀려났지만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 초대형 해양 프로젝트 입찰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봉가 프로젝트는 쉘과 나이지리아 정부가 합작해 나이지리아 연안에 대규모 해상유전을 개발하는 사업입니다. 나이지리아 최초 본격 심해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로, 아프리카 나이저 강 삼각주에 소재해 있으며, 수심 1000m 이상의 '봉가(Bonga)' 필드가 여기에 속해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일일 피크 생산량은 약 15만 배럴로 예상됩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 정부와 나이지리아 국영 석유 회사인 NNPC, 나이지리아 콘텐츠개발감시위원회(NCDMB) 등과 협력해 나이지리아를 조선·해양 기술 허브로 탈바꿈 시킨다는 각오입니다.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 사업장의 기술력도 인정받았습니다. 지난해 영국계 산업 전문지 글로벌비즈니스전망(Global Business Outlook, GBO)으로부터 유틸리티/에너지부문 '우수 FPSO 서비스'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한화, 대우조선해양 실사중…"내년 상반기 인수 마무리"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입니다. 오는 2023년 상반기에는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31일 진행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실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최대 6주간 실사 과정을 거친 후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결합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내에 인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대우조선과 한화는 지난 9월 26일 한화그룹이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49.3%)을 인수하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한화 계열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와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 등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우조선 인수 자금과 관련해서는 "한화디펜스 관련 수출 계약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1조원 자금 마련은 충분히 자체적으로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동이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엇갈린 운명.. 조선사 웃고 철강사 울상
올해 3분기 조선사와 철강사의 실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조선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삼성중공업이 이전 분기 대비 적자 규모를 줄였지만 철강업계는 전반적인 침체를 겪는 모습입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발표한 3분기 경영실적에서 영업이익 188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이후 1년 만의 흑자전환이며 당초 예상했던 올해 4분기 흑자전환보다 빠른 적자 탈출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의 흑자전환에는 현대삼호중공업 재계약 호선에 대한 매출 인식이 있었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1월과 7월 라이베리아 선사와 6196억원에 계약한 LNG선 총 3척을 올해 총 9423억원에 재수주한 바 있습니다. 이들 선가가 그대로 매출에 반영되면서 흑자전환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여기에 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모두 흑자전환했습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 부문 기조가 우상향한다기 보다는 안정적인 실적으로 횡보하는 실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LNG선 수요 강세도 1~2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중공업은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이전 분기 대비 적자폭이 줄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손실은 1679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102억원 영업손실보다 52.4%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전 분기의 2558억원 영업손실과 비교하면 34.4% 개선됐습니다.
특히 영업손실에 고정비 부담 879억원 외 임금협상 타결금과 임금인상 소급분 등 일회성 비용 800억원이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다음 분기에는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모두 목표 금액 이상을 수주할 것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 LNG선과 해양플랜트 등 약 30억 달러 상당의 추가 수주로 2년 연속 수주 목표 초과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부터는 LNG선 위주의 믹스 개선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반면 철강업계는 지난해 동기 대비 실적이 악화됐습니다.
포스코그룹은 3분기 영업이익 92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71.0% 감소한 수치로 태풍으로 인한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때문입니다. 앞서 2분기 2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과 비교해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포스코홀딩스는 냉천 범람으로 인한 생산 및 판매감소에 따른 영업손실이 2221억원, 재고 침수 피해 손실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으로 1860억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포스코는 연결 영업손실을 4355억원, 영업외손실을 1477억원 입은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현대제철 역시 37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4.9% 줄어든 수치입니다. 현대제철은 이번 실적에 대해 철강 시황이 악화되고 제품 단가가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공행진을 하던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서 철강가격 역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철강업계에는 부정적인 요인입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며 철광석 가격은 28일 기준 톤(t)당 86.54 달러입니다. 이는 최근 1년 간 가장 낮은 가격이며 지난 3월 11일 톤당 159.79 달러에 비교하면 46% 떨어졌습니다.
이에 하반기 진행 중인 후판가 협상에서도 후판가 인상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실적 부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4분기 철강 시장도 약세로 전망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