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엑손모빌, 모잠비크 가스전 '추가 투입' FLNG 건조협상 진행
아프리카 첫 심해용 FLNG를 성공적으로 건조한 삼성중공업이 또 다시 모잠비크에서 대형 계약 수주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하고 액화·저장·하역까지 가능해 바다 위 LNG플랜트로 불립니다. 육상플랜트에 비해 투자비가 적고 환경친화적이며 이동이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잠비크 제4해상광구 가스전 개발 사업권을 보유한 엑손모빌이 이곳에 추가로 투입할 FLNG 발주를 위해 건조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협상 대상자는 제4해상광구에 첫 번째로 배치된 FLNG인 '코랄 술'(Coral Sul)를 수주한 삼성중공업·테크닙·JGC 컨소시엄입니다.
코랄 술 FLNG는 이들 3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2017년 6월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ENI로부터 수주한 해양플랜트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선체 설계에서 시운전까지 전 공정과 톱사이드 생산 설계, 제작을 담당했으며, 자체 수행한 금액만 25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공사입니다.
코랄 가스전을 포함한 제4해상광구는 ENI와 미국 엑손모빌, CNPC의 합작사인 로부마 벤처가 지분 70%를, 한국가스공사·포르투갈 갈프 에네르지아·모잠비크 ENH가 각각 1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엑손모빌 측은 내년 1분기 안으로 FLNG 건조가격을 넘겨 받은 뒤 최종 투자 결정(FID)을 내릴 예정입니다.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해당 선박은 이르면 2025년 건조를 마칠 예정입니다.
모잠비크 정부도 적극적입니다. 실제로 리프 자신투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FLNG 출항 명명식 행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 코랄 술과 동일한 규모 의 FLNG 추가 발주 계획을 공유하고 한국 선박의 우수성을 호평했습니다.
엑손모빌 관계자는 "추가로 투입되는 FLNG는 코랄 술의 복사본이 될 것"이라며 "코랄 가스전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선 빅3 내년부터 2030년까지 LNG운반선 수주로 163조원 거머쥐나?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건조 역량을 지닌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내년부터 2030년까지 8년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업에서 496척을 수주해 163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25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전문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최근 3년간 LNG운반선 187척을 수주했으며 연평균 물량이 62척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8년간 LNG운반선 예상 수주 척수는 총 496척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현재 LNG운반선 척당 선가가 2억5000만달러(약 3300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조선3사는 매년 총 20조4600억원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 동안 총 163조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내년부터 8년간 LNG운반선 사업이 '대박'을 칠 것으로 여기는 데에는 사실상 친환경연료인 LNG에 대한 관심이 커져 LNG운반선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파이프 운송이 아닌 선박을 활용한 LNG 운송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반적으로 LNG를 운송하는 방법은 파이프를 활용한 가스 운송 방식인 'PNG', LNG운반선을 사용해 운송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유럽은 대륙이기 때문에 그동안 가스 운송이 대부분 PNG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PNG 운용이 어려워 LNG운반선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과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국내 조선3사는 향후 LNG운반선 사업으로 휘파람을 불 것으로 점쳐집니다.
고부가가치 선박에는 LNG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이 포함됩니다. 이 가운데 고부가가치 선박은 LNG운반선이며 국내 조선3사는 LNG운반선 건조 역량에 자타공인 최고로 불리고 있습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LNG운반선 건조 기술 격차는 7년입니다. 중국이 벌크(건조화물)선 부문에서 낮은 인건비를 앞세워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최고 기술력이 요구되는 LNG운반선 부문에는 아직까지 한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국 조선사의 LNG운반선 건조 기술력이 세계 최고라는 점은 통계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조선3사는 2020년 전 세계에 발주된 LNG운반선 49척 가운데 36척(73%)을 수주하며 역량을 과시했습니다. 조선3사는 또 지난해 세계 LNG운반선 78척 발주 물량 가운데 68척(87%)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게다가 올해 1~8월 기준으로 전 세계 LNG운반선 총 발주량 111척 가운데 83척을 수주해 압도적인 점유율(75%)을 지키고 있습니다.
조선업은 대표적인 기간산업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 외에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또한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한국과 중국의 LNG운반선 건조 기술력 차이는 상당하기 때문에 중국이 한국을 추월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중국 조선사가 최근 글로벌 선사들의 신뢰를 잃고 있는 점도 한국에게는 호재입니다.
중국 후동중화조선은 지난 2018년 대형 LNG운반선을 건조하던 중 엔진 결함이 발생해 선박 인도가 여러 차례 지연됐으며 결국 선박을 폐선시켰습니다. 이 같은 사건에 중국 조선사의 LNG운반선 건조 능력 부족이 만천하에 알려졌으며 이후 글로벌 선사들은 LNG운반선 발주를 거의 대부분 한국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면서 유럽연합(EU)은 때 아닌 에너지난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전세계 어느 지역보다 친환경 연료 사용에 대한 관심이 큰 EU로서는 대안 에너지원 확보에도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두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해 EU는 준친환경 연료인 LNG 사용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LNG 재고율을 2022년말까지 80%, 2023년까지 90%까지 유지할 계획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재고율은 매달 발생하는 원료 소비량에 대한 월말 재고 비율을 뜻합니다. LNG 수요가 큰 만큼 재고 비율도 높게 유지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메리츠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한파가 지난 후 EU의 가스 재고율은 50% 밑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EU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파이프를 통해 가스를 확보하는 방식인 PNG를 당분간 활용할 수 없습니다. 대규모 물량을 이송할 수 있는 PNG는 러시아 관리 하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유럽이 이 같은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LNG 수입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며 “이에 따라 LNG운반선 수요가 폭증하고 대규모 해양플랜트도 구축돼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대부분 증권사는 조선3사 매출이 향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SK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2022~2024년 매출 17조7000억원, 22조290억원, 22조26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어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6조1060억원, 8조510억원, 9조296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메리츠증권은 대우조선해양이 2022~2024년 5조308억원, 7조9583억원, 9조97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