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STX다롄조선소, STX엔진 탑재 선박 건조한다
과거 ‘STX’ 그룹의 일원이었다가 뿔뿔히 흩어진 중국 다롄 조선소가 STX엔진을 탑재한 선박을 건조합니다.
STX엔진은 지난 1일 경남 창원 본사에서 중국 헝리중공업과 장기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체결식에는 안금향 헝리중공업 동사장과 박기문 STX엔진 대표이사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헝리중공업은 중국 민영 기업 2위 헝리 그룹(HENGLI GROUP)이 지난 7월 STX다롄을 인수하면서 탄생한 기업입니다. 헝리 그룹은 연매출이 140조원에 달하는 세계 매출 순위 75위 기업으로 정유 및 석유 화학, PTA 등의 사업을 위주로 하고 있으며 현재 폴리르 신소재 및 섬유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헝리중공업은 중국 조선 시장 내에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바쁜 걸음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첫 시작으로 모기업 헝리 그룹으로부터 6만2000t급 벌크선 2척, 2만4000t급 석탄 운반선 2척을 발주 받았고, 선박용 엔진을 공급받기 위해 STX엔진과 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측은 이번 MOU 체결하는 양사가 세계 기후 협약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이 요구되는 상선 시장에서 핵심 부분을 담당하는 엔진업체와 공급망 관리(SCM)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행동에 옮겼다는 데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조선업계의 최상위 조선소들조차 실행에 옮기지 않은 엔진업체와 SCM의 중요성을 중국 신생 조선소이지만 ‘세계 최강 조선소’를 목표로 하는 헝리중공업이 먼저 행동에 옮긴 적절한 첫걸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헝리중공업과 STX엔진은 MOU 체결을 통해 장기적 사업 협력을 약속하는 한편, 앞으로 구체적 협력 방안에 대해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친환경 선박 엔진을 공급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진 메이커와 업무 협약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줬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헝리중공업은 최근 선박 발주 증가에 따른 주요 조선소 선대 부족을 기회로 삼아 연간 아프라막스급(중량톤수 8만~12만t급 유조선) 탱커 50척 수주를 목표로, 모기업인 헝리 그룹이 보유한 해운 선단 및 북중국 지역의 풍부한 노동력과 높은 엔진 기술력을 갖춘 STX엔진과 협업해 중국 조선 시장 내 새로운 강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앞으로 대형 유조선 등 건조 선박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G7·EU, 러시아 원유 가격상한제 합의.. 러시아 에너지 수입 감소할까?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오스트레일리아가 5일(현지시각)부터 해상으로 수송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조처에 따라 배럴당 60달러를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보험·운송 등의 해상 서비스가 금지됩니다. 러시아는 이 조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주요 7개국과 오스트레일리아는 성명을 내어 “해상으로 운송하는 러시아산 원유의 배럴당 최고 가격을 60달러로 한다는 데 대해 유럽연합 국가들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정에 함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같은 날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 성명에서 “유럽연합이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상한제에 대한 합의를 했다”면서, 이 결정은 “러시아의 수입을 매우 감소시키고, 전세계 에너지 가격의 안정화를 도울 것이며, 신흥 시장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조처는 이달 5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이번 조처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가격상한선을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선 해상운송에 꼭 필요한 보험·운송 등의 서비스 제공을 금지합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대부분의 보험사는 유럽연합이나 영국에 있어 가격상한제에 참여하도록 요구받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참여국들은 가격 상한을 두달마다 한번씩 재검토하되, 러시아산 원유의 시장가격보다 5% 낮게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 구상이 처음 소개된 것은 지난 6월 말 독일 엘마우성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 때였습니다. 2월 말 러시아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러시아 정부의 수입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입니다. 이후 주요 7개국은 9월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러시아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선을 정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왔습니다.
이에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달 3일 구체적인 반응을 정하기 전에 지금 상황을 분석할 것이지만, 가격상한제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미하일 울리야노프 오스트리아 빈 주재 러시아 대사도 이달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해부터 유럽은 러시아산 원유 없이 살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이에 참여하는 나라들에 원유를 공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적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결정 자체는 반기면서도 상한 가격이 높게 책정돼 타격을 주기 힘들다고 우려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이미 에너지 시장을 고의로 불안정하게 해 전세계에 큰 손실을 불렀다”며 이번 가격상한제는 “약한 결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 유럽연합 국가 가운데 러시아의 직접적인 안보 위협에 시달리는 폴란드·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 등은 막판까지 ‘배럴당 30달러’를 상한 가격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이달 4일 러시아의 대표 유종인 우랄 원유의 1배럴당 가격이 59달러여서 이 조처가 “세계 유가에 끼칠 영향은 한정적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 원유의 생산원가는 배럴당 30~40달러 선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번 조처가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 감소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을 늘려온 인도·중국 등의 움직임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보면, 2021년 하루에 러시아산 원유를 10만배럴 수입했던 인도는 지난 10월엔 수입량을 그보다 11배 많은 110만배럴까지 늘렸습니다. 중국도 같은 기간에 수입량을 160만배럴에서 190만배럴로 늘렸습니다.
한국은 7월 한-미 재무장관 회의 때 동참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자료를 보면,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 중 러시아산의 비중은 지난해까지 5% 안팎이었다가 올해 1~10월 2.3%(2021만7천배럴)로 줄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당국자는 “러시아산 비중이 낮아 가격상한제 참여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