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LNG추진선 가스 회수 시스템 독자 개발
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용 증발가스 회수 시스템(BReS, Boil-off gas Recovery System) 실증에 성공하고 미국 ABS선급으로부터 결과 증명서(Statement of Fact)를 획득했다고 20일 밝혔습니다.
BReS는 환경규제 강화로 발주가 늘고 있는 LNG 추진선의 연료탱크 내에서 자연 기화되는 증발가스를 재액화 후 회수하는 시스템입니다. LNG 추진선의 연료 소모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시킬 수 있는 신기술입니다.
LNG 추진선에 탑재되는 기존 시스템의 경우 증발가스를 연료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고압 압축기를 해외 메이커가 독점 공급하고 있어 조달 기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과잉 발생한 증발가스는 강제 연소시킬 수 밖에 없어 이산화탄소가 발생했습니다.
BReS는 고압 압축기 대신 엔진으로 공급되는 LNG의 냉열을 이용한 열교환 기술로, 증발 가스를 액화 시킴으로써 초기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과잉 발생한 증발 가스를 재액화해 강제 연소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제로화 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유럽~아시아 운항 컨테이너선에 BReS 탑재 시, 항차 당 약 30여t의 LNG연료와 60여t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산화탄소 60t은 승용차 500대가 서울 부산간 왕복할 때 발생하는 배출량 규모입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로 조선해운업 산업에 탄소중립을 위한 신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며, “삼성중공업은 앞으로도 LNG 뿐만 아니라 다양한 친환경 기술·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5월 완공된 LNG 실증설비를 활용해 BReS를 포함해 지금까지 15건의 실증 테스트를 완료했습니다.
STX중공업 인수 자금이 1000억 이상 든다??
현대중공업 모회사이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업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인수 자금으로 10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립니다.
20일 투자은행(IB)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선박용 엔진 제조업체 STX중공업 인수자금으로 최저 1000억원이상을 사용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1000억원은 구체적인 금액은 아니고 우선 인수자금으로만 약 10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경쟁이 있는 상황이라 인수 금액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 파인트리파트너스가 STX중공업을 인수한지 4년 만에 경영권 지분 매각 작업에 나섰고, 매각 주간사로는 삼정KPMG가 선정됐습니다. 대상은 STX중공업 지분 47.81%며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급증하는 선박용 엔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엔진과 육상엔진 발전 사업 및 조선기자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달 중국 소재 조선소와 139억920만원 규모의 선박용 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현재는 신규 개발되는 친환경 엔진도 생산 가능한 설비 구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이번 인수전을 두고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긍정적 효과가 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조선해양은 약 2주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계속 보유하고 있었고, 이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사용하려고 했으나 인수가 무산되면서 자금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큰 규모의 자금을 한꺼번에 사용하거나 작게 쪼개 여러 사업에 투자하기에는 관리가 어렵다는 분석에서입니다.
시장에서는 STX중공업이 핵심 사업인 엔진 사업에서 라인업을 늘리는 방안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분위기입니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디젤 엔진을 포함해 △DF엔진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등에 강점이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STX중공업의 지분가치가 882억원이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했을 때 약 1000억원 정도가 투자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다만 경쟁이 있는 상황이라 금액은 더 크게 올라갈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STX중공업 매각 예비 입찰에는 한국조선해양을 포함한 4~5곳이 관련 경영권 지분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조선해양 측은 "금액 부분은 공개하기가 어렵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국제해사기구, LNG선 메탄 규제 움직임?? 조선·해운업계 '초긴장'
유럽연합(EU)에 이어 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도 본격적인 선박 탄소중립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그동안 벙커C유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의 완전 퇴출까지 논의되고 있어 해운·조선업계에는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개최된 IMO 79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 회의(MEPC 79)에서는 내년 7월까지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을 추가로 규제하는 구체적인 전략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IMO는 국제해운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해사기술문제와 법률문제를 조정하는 곳으로, 환경오염의 방지·규제를 정하기도 합니다. 지난 2020년에는 선박 연료의 황함유량에 관한 규제를 발표했으며, 노후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에 관한 규제도 정한 바 있습니다.
내년에 발표되는 탄소배출 규제는 IMO가 목표로 하는 2050년 선박 탄소제로 달성을 위한 추가 규제입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선박의 메탄과 질소산화물 배출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메탄은 주로 LNG추진선이 연료를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물질로, 벙커C유와 비교해 최대 900배의 메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년 MEPC80에서는 LNG추진선의 해운업계 퇴출 여부가 최대의 관심사가 됐습니다. 다수의 IMO 회원국들이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메탄과 아산화질소가 규제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환경단체들 역시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EU는 시행 중인 배출권거래제도(ETS)를 통해 영해 내 선박의 메탄과 질소산화물에도 탄소세를 물리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LNG추진선이 배출하는 메탄에 대해서도 이산화탄소와 같이 취급한다는 의미입니다.
LNG추진선에 대한 주요국과 규제기관들의 인식이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로 인식된 만큼 해운업계와 조선업계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LNG추진선 수주와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는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받는 타격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IMO가 LNG추진선에 대한 규제를 결정한다면 늦어도 2025년부터는 관련 규제가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발주가 들어간 LNG추진선들이 완성되기도 전에 사실상 친환경 선박으로서 수명을 다 할수도 있습니다.
이에 해운업계는 당장 LNG추진선을 발주해야 할지 눈치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LNG추진선이 더 이상 친환경선박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벙커C유보다 10~20% 비싼 LNG추진선을 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는 LNG추진선을 친환경 선박으로 보지 않고 관련 발주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포스코에너지 등 국내에서 LNG터미널을 추진 중인 기업들도 타격을 피하긴 힘듭니다. 포스코에너지는 국내 유일의 LNG 수출 기업인데, 지난 2년간 수출 내역은 사실상 LNG추진선의 연료가 전부입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수소, 메탄올, LNG가 그동안 해운업계가 친환경 선박으로 봤던 대안”이라며 “하지만 LNG가 해운업계서 퇴출당한다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수소나 메탄올은 아직 기술 개발 단계에서 LNG를 따라가지 못해 중간에 다리 역할을 해줄 대체 연료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