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수주 선박 부가가치 사상 최고로 키웠다
선박 수주 시장에서 중국이 세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주 선박의 부가가치 기준으로 따져보면 한국이 기술 고도화 전략으로 격차를 사상 최대로 키우며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289척‧1627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수주해 38%의 점유율로 728척‧2082만CGT를 기록한 중국(49%)에 밀리며 2위를 했습니다. 일본은 3위이지만 166척‧327만CGT에 그치는 등 해가 갈수록 수주량이 줄고 있습니다.
수주 척수는 중국이 월등히 많지만, 한국에 비해 조선소 수도 많고, 내수용 선박 발주도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선박의 부가가치 정도를 비교해 보면 한국과 중국, 일본 간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조선업계가 수주량을 비교하는 단위로 사용하는 CGT는 운송화물이 다양화되고 선형도 대형화, 전용선화 하는 동시에 비교적 단순했던 선종·선형이 다종, 복잡해지자 G/T(총톤수) 단위로는 선박의 크기를 정확히 평가하기 곤란해 도입했습니다.
즉, G/T에서 나타낼 수 없는 선박의 가공공수, 설비능력및 선가, 작업공사량, 부가가치 등을 CGT 계수로 만들어 이를 G/T에 곱해서 나타내는 것입니다. 기준선인 1.5만DWT(재화중량톤수, 1만G/T) 일반화물선의 1G/T당 건조에 소요되는 가공공수를 1.0으로 해 각 선종·선형과의 상대적 지수로서 CGT계수를 설정하고 선박의 G/T에 이를 곱한 것으로 실질적 공사량(가공공수)을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기준선인 1만G/T 일반화물선의 CGT계수는 1.0으로 1만CGT가 되나, 반면 여객선(Passenger ships) 1만G/T의 CGT계수는 2.0이므로 2만CGT가 됩니다.
3국별 지난해 수주한 선박 수를 환산한 전체 CGT로 나눠서 1척당 평균 CGT를 구해 보면 한국은 6만1799CGT, 중국 2만8599CGT로 2배 이상 차이를 보였습니다. 일본은 1만9699CGT였습니다.
한국의 척당 평균 CGT는 역대 최고치로 처음으로 6만CGT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고기술 선박을 대량 수주한 덕분입니다. 이전에도 한국의 평균 CGT는 4만CGT대로, 1만~2만CGT대에 머문 중국과 일본을 능가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한 척의 배를 건조해도 CGT가 높은만큼 벌어들이는 수익은 한국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점유율이 중국에 뒤쳐지면서 위기라고 보는 일반인들이 많지만 한국 조선사는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중국과의 초격차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면서 “친환경 선박 등 미래 선박 분야에서도 K-조선은 중국과 일본에 추격당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신조선가격은 17만4000㎥급 초대형 LNG운반선이 2억4800만 달러, 31만5000~32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은 1억2000만 달러, 2만2000~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은 2억1500만 달러로 클락슨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선박 발주 척수는 줄어들겠지만, 건조 가격은 강세이므로 조선사들이 수익성을 높이는 데에는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중고선가 6개월만에 반등…올해 신조선가 더 오를까
지난해 하반기 하락세를 지속하던 중고선 가격이 새해 들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조선 가격의 선행지수로 평가되는 중고선 가격이 6개월만에 반등함에 따라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으나 업계는 선별수주를 강조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1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중고선가 지수는 149.80으로 지난해말(146.10) 대비 3.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중고선가 지수가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약 6개월만에 처음입니다.
2년 전인 지난 2021년 1월(99.33)만 해도 100을 밑돌던 중고선가 지수는 이후 급등세를 기록하며 1년 후인 지난해 1월(199.65)에는 200선에 육박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2월 200선을 돌파한 지수는 같은 해 7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왔습니다. 중고선가 지수가 200선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됐던 2008년 9월(287.54) 이후 14년만에 처음입니다.
전체적인 지수는 상승했으나 선종별로는 시황에 따라 차이를 보였습니다.
선령 5년 유조선의 중고선가 지수는 193으로 전월(186) 대비 7포인트 올랐으며 벌크선(140)도 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반면 선령 10년 컨테이너선의 중고선가 지수(59)는 1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유조선의 경우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비롯해 수에즈막스, 아프라막스, LR1(Long Range1), MR(Medium Range) 탱커 등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며 벌크선은 케이프사이즈와 핸디사이즈를 중심으로 올랐습니다.
컨테이너선은 4500TEU급 중고선 가격이 2900만달러로 전월대비 200만달러 하락했습니다.
신조선 가격은 파나막스(8만1000DWT, 3350만달러) 및 핸디막스(6만2000DWT, 3050만달러) 벌크선이 전월대비 각각 50만달러 하락한 반면 LPG선(9만1000㎥, 9000만달러)과 7000대의 자동차를 운송할 수 있는 자동차운반선(PCTC, 9150만달러)은 50만달러씩 올랐습니다.
중국 장수뉴양즈장(Jiangsu New YZJ) 조선소는 렙타시핑(Lepta Shipping)으로부터 8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하며 클락슨 통계 기준 전세계 조선소 중 처음으로 올해 선박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오는 2025년 인도 예정인 이번 수주는 동형선 2척에 대한 옵션이 포함됐으나 선박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시황에 따라 선종별로 가격 동향은 엇갈리고 있으나 통상적으로 중고선가 지수가 신조선가에 선행한다는 점에서 새해 들어 중고선 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선 것은 조선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조선소들이 충분한 일감을 확보해 지금 선박을 발주해도 2~3년 내에 인도받는 것이 어려워지거나 경기 개선으로 선박 수요가 늘어날 경우 중고선 가격이 오르게 된다"며 "한국조선해양 등 글로벌 조선 빅3 뿐 아니라 중국 조선업계도 빠른 납기가 사라지면서 중고선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오는 2026년까지 일감을 채운 만큼 올해부터는 수주량보다 가격을 중시하는 선별 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목표를 157억4000만달러로 정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수주목표(174억4000만달러) 뿐 아니라 지난해 수주실적(240억달러)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정기선 HD현대 대표는 지난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LNG선 뿐 아니라 전체 선박 슬롯이 2026년 분량까지 꽉 찼다"며 "수익성 중심으로 선별수주해야 하는 만큼 올해 수주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한 대우조선해양(104억달러)과 삼성중공업(94억달러)도 올해 수주목표를 보수적으로 정하는 대신 선별수주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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