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발 해양플랜트 대진표 완성…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4강 압축
멕시코의 대규모 심해 석유 개발사업의 대진표가 완성됐습니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싱가포르 샘코프마린, 일본 MODEC 등 국내외 유력 조선·해양업체들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호주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Woodside Energy)는 멕시코에서 트리온(Trion) 초심수 석유 프로젝트의 최종투자를 결정한 가운데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놓고 경쟁하는 4개 업체가 EPC 계약에 대한 제안을 제출합니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그리고 샘코프마린은 초대형 부유식 플랫폼을 제작으로 유명한 반면, 일본 MODEC은 대형 부유식 생산, 저장·하역 선박을 공급하는 전문업체로 일반적으로 임대 및 운영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우드사이드는 올해 상반기 EPC 업체를 선정합니다.
당초 이 프로젝트는 호주 광업회사인 BHP 빌리톤(Billiton)이 추진했습니다. BHP는 멕시코만 심해에 위치한 트리온 광구의 탐사 계약을 체결하고, 10만~15만 bpd 규모의 반잠수식(semi-sub) 설비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다 우드사이드가 BHP의 석유 사업부 인수의 일환으로 트리온 개발을 상속했습니다. 우드사이드는 트리온 개발 지분 60%, 멕시코 광산 페멕스(Pemex)가 나머지 40%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트리온은 멕시코 2500미터의 초심해에서 첫 번째 개발이 될 것이며, 약 4억 5800만 배럴의 석유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트리온 유전은 멕시코만 페르디도 폴드벨트(Perdido Foldbelt)에 위치하며 멕시코 해안선에서 약 180km, 미국-멕시코 해상 국경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져 있습니다.
멕 오닐(Meg O'Neill) 우드사이드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최종 투자 결정 준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트리온 프로젝트의 시추 장비, 해저 장비에 대한 경쟁 입찰이 발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우드사이드는 작년 12월 멕시코 국가탄화수소위원회(CNH)로부터 트리온 라이선스와 관련된 '최소 작업 프로그램' 의무가 완료되었다는 확인을 받았습니다. 이에 트리온의 예상 자본 비용이 6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 사이가 될 전망입니다.
반잠수식 외에도 우드사이드에는 반잠수식에서 생산된 오일을 저장하는 역할을 할 대형 부유식 저장·하역 선박이 필요합니다. 알테라 인프라스트럭쳐(Altera infrastructure), BW 오프쇼어(Offshore), SBM 오프쇼어의 세 회사는 BHP가 운영하는 동안 SBM이 선호하는 경쟁에 참여했습니다.
한·중 LNG선 '격돌'… 일본 참전에도 국내 지배력 변화없다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새해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계약을 잇따라 따내는 가운데,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중국이 올해도 수주를 몰아붙이고 있고, 일본도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LNG선 시장에 뛰어들며 치열한 삼파전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일본의 참전에도 국내 조선사들의 높은 기술력으로 지배력에는 이상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결국 LNG선을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격돌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가 관전포인트인 셈입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새해 잇따른 신규 수주를 따냈습니다. 업체별로는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LNG선 5척을 수주했고, 삼성중공업도 6097억원 규모의 LNG선 2척을 수주했습니다.
이들이 LNG선 사업을 이끄는 것은 LNG선이 대표적인 친환경·고부가 선박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LNG선은 석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고 발전 측면에서도 석탄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LNG선 시장은 국내 조선사들이 높은 물량과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며 꾸준히 독점해왔습니다. 다만 지난 2021~2022년 2년 연속으로 중국에 세계 1위를 내주며 업계 우려를 샀습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193만CGT로집계됐습니다. 이 중 중국이 2034CGT를, 한국이 1564CGT를 수주했습니다.
중국이 1위에 올라선 건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중국은 자국 저가 벌크선 등으로물량을 확대 중인데, 한국은 오는 2026년 말까지 건조 공간 예약이 다 찬 상태라 물량을 늘리기 어렵다는 분석에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LNG선 시장은 애초 한국이 잘 하던 시장인데, 한국이 받아올 수 있는 생산능력(캐파) 이상으로 시장 발주가 넘쳐나 중국이 낙수효과로 많이 받아 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일본 2위 조선사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도 LNG선 시장에 참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JMU는 미에현 쓰시에 있는 조선소에서 LNG추진선을 건조할 예정입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삼파전과 관련 "일본도 건조는 할 수 있겠지만, 과거 트랙 등을 고려했을 때 시행착오나 시장에서 인정받기까지 시간이 꽤 소요될 것"이라며 "삼파전이 되려면 중국이 수주를받은 것들이 최소 약 3년의 건조기간을 거쳐 운행에 투입이 되고, 2~3일 정도 트랙이 잡혀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LNG선 시장이 향후에도 커진다면 중국이 낙수효과로 받아 가는 양은 있겠지만, 한국 주도의 시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1년에 기본적으로
만들 수 있는 LNG선 65척은 한국이 무조건 채우고 남은 물량은 중국과 일본에 가게 될 것"이라며 "일본의 경우 LNG선 시장을 한번 포기했다 들어오는 면이 있어 국내 조선사들의 시장 지배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NG선에 힘입은 상반기 실적 개선도 기대됩니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이미 5척의 LNG선을 수주한 데 이어 향후 20척 이상을 더 따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내 조선3사 LNG선의 경우 20척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카타르발 LNG선의 건조선가의 경우 재협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로 2000억원을 제시했습니다.회사는 "2021년 이후 수주한 물량이 본격 건조 일정에 돌입하고, 매출액 증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 감소 효과로 올해부터 매출과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대표적 고부가 선종인 LNG선이 수익성 개선의 핵심으로 꼽힐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LNG선이 일등공신을 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력 선종인 LNG선은 지난 10월 말일자로 수주공시 기준 척당 2억5000만원"이라며 "조선업 투자지표인 종합 신조선가지수의 우상향 일등 공신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발주 선박 대비 수주량은 국내가 떨어질 수 있겠으나, 퀄리티는 중국보다 앞서고 있다"며 "중국은 자국 내 선사들도 많고, 조선소 캐파도 크다 보니 시장이 커질 때는 지금같이 동반성장할 수 있지만 향후 시장이 힘들어지게 되면 중국 물량부터 빠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조선업계가 SMR 시장에 눈 돌리는 이유
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미래 핵심 동력원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SMR은 원자로의 크기와 출력을 줄인 것으로, 일반 원자력 발전과 비교해 안전성과 경제성이 높다는 게 특징입니다. 조선업계는 갈수록 강화되는 해상운송에 대한 국제환경규제와 함께 신재생에너지의 지리적 한계성 등을 감안할 때 SMR을 비롯해 관련 기술개발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3사가 미래 해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바다 위 원전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HD현대의 조선·해양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미국 테라파워에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단행하며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테라파워와 협력으로 최신 원자로 기술을 활용해 선박에 에너지를 공급하거나 바다에 SMR 단지를 만드는 등 원전 사업 확대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설립한 SMR 기업으로, 차세대 원자로 설계 기술 나트륨(소듐 냉각 방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실제 HD현대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 오션에너지와 관련해 "우리가 보유한 세계 최고의 친환경 연료 엔진 기술과 함께 연료 전지, 소형모듈원자로(SMR), 해상풍력 등 차세대 에너지원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바다의 미래를 그려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삼성중공업도 해상 SMR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입니다. 이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용융염 원자로(MSR)를 탑재한 원자력 추진선 설계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용융염 원자로 개발사인 덴마크 시보그와 소형 용융염 원자로를 활용한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 제품 개발에도 착수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최근 해상 원자력 발전 설비 부유체인 ‘소형용융염원자로(CMSR) 파워 바지(Power Barge)’에 대한 개념설계를 완료해 미국 ABS선급으로부터 기본 인증을 획득한 상태입니다.
해양 부유체 설계 제작 기술을 지닌 대우조선해양 역시 2020년부터 한국전력기술과 함께 해양 SMR 기술 개발 장기협력을 맺고 원전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조선업계는 원전 개발 진출 배경에 대해 해사 규제 대응을 위한 친환경 기술의 필요성과 신재생에너지의 한계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달성이 메가트렌드로 떠오른데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에너지 안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주요국들은 관련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해사 규제도 이전보다 강화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