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미래 로봇·스마트화에 답이 있다
지금 전 세계는 ‘챗GPT’ 열풍으로 거셉니다. 챗GPT가 공개된 지 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이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였다는 사례는 인터넷에 넘쳐 납니다. 기계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는 영역이 단순 반복 업무에서 가치 판단의 영역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지만 기계와 사람의 협력과 공존을 통해 인류가 예상치 못한 세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는 재미있는 시연이 있었습니다. 사람과 로봇이 협력하는 모습입니다. 기계는 위험 상황을 인식하고 대응할 판단 능력이 없다고 여겨졌지만, 대우조선해양의 협동 로봇은 사람과 함께 일을 합니다. 최첨단 기술이 접목되어 생산성 향상과 함께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하고, 수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적지 않아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 위축으로 매출과 수익성 감소의 위기를 겪고 있고 경쟁국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에 조선업체들은 재도약을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여 저탄소연료를 사용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배 바닥에 공기방울이 나오는 것과 같은 획기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연비를 향상시켰습니다. 이에 연료비 상승과 온실가스 규제 등으로 운영비 증가에 고민하던 선주들의 지갑이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좋은 서비스를 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수천㎞ 떨어진 카리브해에 있는 선박의 상태를 거제 옥포 관제센터에서 파악하고, 해결책을 경기도 시흥에 있는 연구소와 협력해 유럽에 있는 선주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시흥과 인천 앞바다에서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자율 운항 선박이 성공적인 테스트를 마쳤습니다. 공간과 시간 제약을 극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생산 환경의 혁신입니다. 일하는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첨단 환경으로 탈바꿈이 필요하다. 앞에서 설명한 협동 로봇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등 국내 대형 조선소들도 로봇 도입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인력난 해소, 안전사고 예방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첨단 IT기기가 생산 현장에 도입되어 종이 도면이 없는 디지털 조선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 조선업은 중국에 글로벌 점유율 1위를 내주며 주변의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첨단 기술이 적용된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 점유율 50%를 넘겨 세계 1위를 달성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전 세계에서 발주된 메탄올 추진선의 55%를 독식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수주한 선박 44척은 모두 친환경 선박입니다. 과거의 양적 위주 성장에서 내실 있는 질적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조선업에는 무려 10년 만에 긴 어둠이 지나고 새벽이 찾아왔습니다. 어쩌면 다시 못 올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고객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한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직원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조선소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도 친환경스마트 선박 개발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화, 디지털화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바야흐로 기계와 사람이 공존하는 스마트 조선소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메탄올 가격경쟁력 LNG 대비 높아"
선박 이중연료 추진 솔루션에 대해 현재는 메탄올이 LNG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으나, 앞으로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프랑스 선박 브로커 업체 BRS Group은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선의 영향력이 특히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두드러진다며, 조선업계 컨테이너선 수주잔량 내 비중이 teu 기준 12%나 된다고 최근 집계했습니다. 다만 현재 운항 중인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선 중에서는 탱커의 비중(MR 선박 23척)이 압도적으로 나타났습니다.
BRS Group은 해운업계의 메탄올 솔루션 투자가 경제적 기준을 바탕으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준은 일종의 규제적 확실성에 의해 강화 추세를 띠는데, 특히 해양 연료로서의 적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어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선은 기존 선박 대비 건조 비용이 10% 가량 더 높으나, LNG 이중연료 추진선의 경우 추가 비용이 20% 가량으로 더 높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부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BRS Group은 "메탄올추진선이 전반적으로 연료 저장(storage) 요건은 더 까다로우나, 상대적으로 기존 기술의 적용과 선상 저장 비용이 낮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가격 면에서 봤을 때 화석 메탄올은 LNG와 비교해 변동성이 더 낮고, 에너지 함량(energy content)을 조정한다면 선박용 경유(MGO)와도 경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관련 벙커링 인프라의 상용화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메탄올추진선 투자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BRS Group은 그러나 탄소 중립을 향한 궁극적 경쟁에서는, 탄소 포집으로 생산된 친환경 메탄올과 재생 가능한 전기를 통해 생산된 수소만이 상당한 배출 저감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메탄올의 정확한 탄소집약도는 연구마다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나는데, 적용하는 생애주기 평가 방법론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메탄올 연료에 최적화된 선종에 대해 의문이 남게 됩니다. BRS Group은 "메탄올의 중대한 결점은 기존 연료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동일한 파워 출력을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메탄올 연료 저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박의 항해 기능을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항해 거리가 적은 소형 선박이나 항로 패턴이 예측 가능한 컨테이너선에 적합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선업 비전문 외국인력 훈련 강화
고용노동부가 'E-9' 외국인근로자 숙련화를 위한 직업훈련을 강화합니다.
올해 상반기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공동훈련센터를 통해 비전문 외국인력 특화훈련을 시범운영하되, 인력난이 심각하고 숙련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은 조선업종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고, 향후 타업종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간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훈련과정은 없었으며, 내국인 대상의 단기 교육(1~5일)에 외국인력이 일부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향후, E-9 특화과정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입국 초기에 3~4주 동안 용접, 도장 등 조선업에 필요한 기술훈련과 산업안전교육 뿐만 아니라, 언어 등 문화장벽을 해소하고, 조선업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해 장기근속할 수 있도록 언어·문화 교육도 종합적으로 제공할 예정으로, ‘23년 6개 조선사에서 1~2천여 명을 대상으로 첫 훈련을 개시합니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는 장기유급휴가훈련 제도를 활용하여 임금의 일부를 지원하면서, 외국인 맞춤형 훈련과정 개발 및 숙식 제공, 통·번역비 등을 고려하여 훈련비를 우대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우대 조치를 할 예정입니다.
또한, E-9 외국인근로자 직업훈련을 적극 시행하는 업종이나 기업에 대해 외국인근로자 고용한도 상향 조치 및 고용허가서 발급시 가점 부여를 검토하는 한편 ’22년에 발표한 고용허가제 개편방안에 따라 장기근속 특례 인정을 위한 근속기간 요건 단축과 관련하여 이번 컨소시엄훈련 시범사업에 참여한 E-9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우대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입니다.
E-9 외국인근로자가 장기근속 특례 인정을 받을 경우, 해당 근로자는 별도의 출국 없이 체류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고 기업은 숙련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