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적자난’ 중국법인 매각
삼성중공업이 만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 법인 1곳의 매각을 단행했습니다. 현지 법인 효율화와 회사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16일 삼성중공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현지법인 중 하나인 ‘영성가야선업 유한공사’ 지분 100%에 대한 처분이 완료됐습니다. 2021년 12월 경영위원회에서 처분을 결정한 이후 1년도 되지 않아 매각을 마무리했습니다. 인수자에 대해 삼성중공업은 “확인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영성가야선업 유한공사는 2008년 삼성중공업 계열사로 편입된 회사로, 선박 및 조선 부품을 생산했습니다. 영성가야선업 유한공사는 2021년 기준 매출액 136억원, 당기순손실 8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021년 중국 내 생산법인인 영파 유한공사 철수를 계획한 이후 내부에서 영성가야선업 유한공사 처분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사업 효율화 과정에서 적자가 쌓인 영성가야선업 유한공사 지분 매각 필요성이 제기된 것입니다. 설비 노후화로 생산 효율성이 떨어진 점도 지분 처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삼성중공업 측은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매각이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 중 일환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드릴십(원유시추선) 리스크 여파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적자에 머물렀습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액 854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최근 2년간 이룬 최대 수주 실적 영향으로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누적된 적자로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2020년 248%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305%까지 올랐습니다.
재무 건전성을 위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전문 시추선사인 사이펨에 드릴십 1척을 2991억원에 매각했습니다. 같은 해 6월에는 국내 사모펀드(PEF)인 큐리어스파트너스에 또다른 드릴십 4척을 1조400억원에 팔았습니다. 삼성중공업은 동시에 해당 국내 사모펀드(PEF)에 5900억원을 출자하여 드릴십 매각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분담했습니다.
기나긴 적자의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는 삼성중공업의 힘찬 비상을 기대해 봅니다.
조선업, 수주 강세 타고 순항 지속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올해에도 공격적인 수주를 이어가며 '슈퍼사이클' 도래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2년여 전부터 이어진 수주랠리로 생산 물량을 대거 확보하면서 올해 흑자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47척, 63억불 규모 신조선을 수주, 1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연간 수주 목표 157.4억불의 40%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종별로는 석유제품운반선(PC) 11척, 탱커 1척, 컨테이너선 19척, LNG운반선 8척, LPG운반선 6척, 중형 가스운반선(mid-sized gas carrier, MGC) 2척 등입니다.
삼성중공업은 2023년 1월부터 현재까지 20억불 규모의 3척의 신조선을 수주했습니다. 구체적으로 LNG운반선 2척(5억불) 및 FLNG 1기(15억불) 등으로, 금년 목표액 95억불 대비 21%에 상당하는 안정적 물량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연초 이후 LNG운반선 3척, 창정비 1척 등 총 4척, 약 8억불 상당의 일감을 확보해 수주 목표인 69.8억불 대비 약 11.5%를 달성 중입니다.
중형 조선소들의 수주 실적도 눈에 띕니다. HJ중공업은 지난달 HMM과 총 3,167억원 규모의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습니다. HJ중공업이 메탄올 추진선 수주에 성공한 것은 처음입니다.
케이조선도 지난 1월 31일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50,000-dwt급 친환경 PC선 2척에 대한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각 선박은 LNG연료추진과 Scrubber Ready 사양입니다.
대한조선 또한 연초 그리스 선주 Golden Energy Management사와 158,000-dwt급 Suezmax 탱커 1+1척 건조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우리 조선업계는 이러한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외형 확장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장기간의 조선업 불황으로 인해 2017년 가동을 중단했다가 조선업 경기 회복으로 선박 수주가 늘며 5년 만인 지난해 10월 재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지난해 대비 연구개발투자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2022년에도 연구개발비로 2021년보다 19.4% 늘어난 616억원을 투입한 바 있습니다. 동사의 연간 연구개발비가 600억원대를 넘은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입니다.
지난해 말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한화그룹은, 최근 계열사 한화임팩트를 통해 국내 선박엔진 전문 기업 HSD엔진의 지분 32.77%(약 2,269억)를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 인수까지 마무리하게 되면 한화그룹은 자체 생산·기술력으로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토탈 선박 제조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조선사들의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
한국, 인도네시아 노후 해양플랜트 해체
지난 14일 해양수산부가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공동위윈회를 개최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2021년 10월 인니 해양투자조정부와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해양플랜트 해체 및 재활용 시범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였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인니 동부 칼리만탄 해역에 위치한 노후 해양플랫폼 1기(ATTAKA EB)를 성공적으로 해체하고 인공어초로 재활용하는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은 해양플랜트 전(全) 단계 중 건조 이후의 운송, 설치, 운영 및 유지관리, 해체 등과 관련된 산업으로, 해양플랜트산업 전체 부가가치의 50% 이상이 창출되는 분야입니다.
인니는 해양플랜트 약 600여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100여기 정도가 노후하여 해체가 필요하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간 기술력 문제 등으로 해체작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었으나 우리나라 기술력을 가지고 인니 최초로 해양플랜트 해체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우리기업의 기술력을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우리기업이 2.5조원 이상 되는 인니의 노후 해양플랜트 해체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제1차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공동위원회’를 개최, 인니 노후 해양플랜트 해체 및 재활용 시범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인공어초 재활용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시범사업을 통해 우리 기업들은 해양플랜트 해체 경험과 실적(track-record)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430억원 규모의 태국 플랫폼 해체사업을 수주하였을 뿐만 아니라 5.6억원 규모의 인니 플랫폼 해체 설계 등을 추가적으로 수주하는 등 가시적인 실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 기업들이 인니 해양플랜트 해체시장에 보다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송명달 해양정책실장과 조디 마하디(Jodi Mahardi) 인니 해양투자조정부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인니 기업 간 협력 의향서 체결도 진행했습니다.
우리 기업 7개 업체와 인니 기업 7개 업체 등 총 14개사는 각각 기업 간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습니다. 협력 의향서에는 우리나라 기업인 주식회사 칸(Kann)과 인니 기업 엘루사(ELUSA) 등이 약 3,000억원 규모의 인니 해양플랜트 해체사업과 약 2,000억원 규모의 에너지전환 LNG 인프라 구축 사업 등을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우리 기업은 해양플랜트 노후화에 따른 해체·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인니를 포함하여 약 360조 원 규모의 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에 활발히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