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서 결국 일냈다…역대급 '10조 잭팟' 터트린 HD한국조선
HD현대그룹의 조선 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석 달 남짓한 기간에 올해 수주 목표의 절반가량을 채웠습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도 수주 랠리를 이어가면서 ‘K조선 3사’가 실적 호전의 ‘뱃고동’을 힘차게 울리고 있습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일 기준 총 64척의 선박을 수주했습니다. 금액으로는 77억2000만달러에 달합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치(157억4000만달러)의 49%를 4개월도 안 된 시점에 달성한 것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의 3개 자회사 중 하나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전체 수주를 견인했습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30척의 선박을 수주하며 HD현대중공업(10척), 현대미포조선(24척) 수주량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30척 중 19척이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이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7척,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2척 등입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탱커는 2척만 주문 받았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는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은 고부가가치 선박”이라며 “이미 3년치 일감을 확보해 수익성 위주로 선별 수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올해 3개월 남짓한 기간 수주한 30척의 배값은 50억8000만달러(약 6조7500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개별기준 4조6464억원)을 웃도는 금액입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치는 26억달러였습니다. 올해 수주 목표금액의 195%를 이미 수주한 것입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지난 20일까지 수주한 선박의 대부분은 친환경 선박입니다. 30척 가운데 19척이 메탄올, 7척이 LNG(액화천연가스), 2척이 LPG(액화석유가스) 등의 연료로 움직입니다. 이는 세계 각국 정부가 선박에 대해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선박 가격은 비싸지만 어쩔 수 없이 이 같은 연료로 추진하는 선박을 발주하는 것입니다.
현대미포조선도 분기 목표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이 회사의 올해 수주 목표금액은 37억달러인데, 20일까지 수주한 선박은 11억7000만달러에 달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철저하게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이날까지 14억7000만달러어치를 수주했습니다. 연간 목표금액(95억4000만달러)의 15.4%에 그쳤지만, 수주한 선박 10척 중 9척이 LNG·LPG선으로 대부분 고부가가치 선박입니다. 메탄올 추진선은 올 들어 세계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가 휩쓸었습니다.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사도 수주 행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25억2000만달러어치의 선박을 수주하며 연간 목표금액(95억달러)의 4분의 1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를 수주했는데, 이 설비는 연관 공사가 많아 추가 수주가 확실시됩니다.
한화그룹과의 합병 이슈로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대우조선해양만 5척의 선박을 10억6000만달러에 수주하며 주춤하고 있습니다. 수주 진척도로 볼 때 올해 목표금액(69억8000만달러)엔 다소 못 미칩니다.
한국 조선사들이 강점을 지닌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수요가 커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수주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발주 선박 대비 탄소배출량을 50% 감축해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 145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중 70%(1012만CGT)를 쓸어 담았습니다. LNG선 제작 기술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한 것입니다. 고공행진 중인 에너지가격도 국내 조선사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에너지가격이 높아질수록 연비가 우수한 한국 선박 수요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 정유사인 셰브런은 10년 만에 LNG선 6척 발주를 추진하고, 카타르에너지도 ‘Q-max’ LNG선을 최대 12척까지 발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글로벌 에너지업체들의 발주 계획을 감안할 때 국내 조선3사의 추가 수주도 기대됩니다.
다만 이런 우호적인 수주 환경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인력난 문제는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장기간 이어진 조선업 불황과 열악한 근무 환경 탓에 내국인은 조선소 근무를 기피하고 있습니다. 대신 약 8400명의 외국인이 국내 조선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외국인 노동자 채용 확대 등의 대책을 내놓고 국내 조선사들도 각종 교육생과 연수생 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일손이 쉽게 채워지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형 조선사들 1분기 흑자전환 눈앞…'LNG 운반선' 큰일 했다
'조선 빅3'가 조선업 호황을 타고 수주 행진을 이어가며 1분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1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대우조선해양은 적자 폭을 개선해 연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 조선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선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6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이 예상됩니다. 매출은 4조8201억원으로 23.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성중공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1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삼성중공업은 2017년 3분기 이후 21개 분기만에 적자를 끊어내는 셈입니다. 매출은 25.9% 증가한 1조8679억원으로 예상됩니다.
두 회사의 호실적과 흑자전환이 확실시되는 배경에는 고부가가치선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이 있습니다. 친환경 규제와 노후 선박 교체 주기가 맞물리면서 해당 선박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입니다.
실제 LNG 운반선은 가장 가격이 비싼 선종으로 꼽힙니다. 지난달 17만4000㎥급 LNG운반선의 가격은 전월 대비 400만달러 오른 2억54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1분기 41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나홀로 영업손실을 낼 전망입니다. 매출은 41.6% 늘어난 1조763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 수주한 저가 선박 건조와 더불어 한화그룹과의 기업결합을 앞두고 있어 수주전에서 적극적 의사결정이 어려운 탓에 실적 개선 시점이 늦춰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과거에 낮은 선가로 수주했던 선박이 주로 건조되는 가운데 탱커와 컨테이너선 비중도 높아 적자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늦어도 하반기부터 고선가 LNG선 건조 및 인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선업황 개선으로 조선 빅3의 앞으로의 전망은 더 밝습니다. 신조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영국 조선·해운 조사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클락슨 신조선가는 165.56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9p, 전월 대비 1.87p 올랐습니다.
게다가 이미 3년치 일감이 확보된 만큼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가 가능합니다. 실제 한국은 올해 1분기(1월~3월) 312만CGT(65척, 44%)를 수주해 중국(259만CGT, 110척, 37%)을 앞질렀습니다. 선박 대수는 중국의 약 60% 수준이지만 고가 선박의 선별 수주로 점유율 면에서 중국을 앞지른 것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소들이 3년치 일감을 확보해 선별 수주가 가능하다"며 "하반기에 카타르 2차 LNG선 물량 등 고가 선박 입찰도 남아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드디어 장기호황 돌입하나...대우·삼성重 등 ‘조선 빅5′ 한달새 두자릿수 상승
국내 주요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 등 빅5 주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이는 빠른 이익 개선 흐름과 수주 실적 증가 등에 따른 외형 성장이 기대되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는 지난 2020년 이후 조선업이 장기 호황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지만, 여러 변수로 인해 지연됐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조선 관련주는 한 달 새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은 대우조선해양으로 19.8%에 달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한 달 주가 상승률은 15.6%, 한국조선해양은 15.5%, HD현대중공업은 10.1%, 현대미포조선은 13.1%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조선업종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연초 해운 운임의 변동성이 컸지만, 선박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지표인 ‘신조선가’가 꾸준히 상승(올해 지수 172포인트 전망)하고 있어서입니다. 또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컨테이너선 수주가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환경규제 강화는 업황이 계속 좋아질 것이란 기대로 이어집니다. 올해 초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친환경 선박 연료 관련 규제를 법제화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EU는 오는 2024년부터 해운업 탄소 배출권 거래제(ETS)를 시행합니다. 선박 연료 규제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노후 선박은 계속 친환경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실제 친환경 선박 발주 비중은 2021년 32%에서 지난해 62%까지 급증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가 대두되면서 LNG 선박 등 고가의 선박 발주량이 급증한 것도 실적 개선을 이끄는 요인입니다. 국내 대형 5개사의 수주는 현재 기준 총 108억달러로 추정됩니다. 이는 기업들이 연초 제시한 수주 목표의 34%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증권가는 삼성중공업을 가장 좋게 보고 있습니다. 8년간 적자 늪에 빠져있던 삼성중공업은 올해부터 흑자전환할 전망입니다. 교보증권은 삼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2조175억원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영업이익은 552억원(흑자전환)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증권가 전체 컨센서스는 매출액 1조8698억원, 영업이익 89억원입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전체 매출액도 전년대비 40% 증가한 8조3601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2030억원으로 전망했습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25억2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올해 수주 목표(95억달러)의 26.6%를 달성 중”이라면서 “지난해 수주한 말레이시아 ZFLNG 프로젝트에 이어 카타르 2차 LNG선 물량이 올해 하반기 발주할 것으로 기대되는 등 여러 수주 모멘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화그룹에 인수되는 대우조선해양도 중장기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에 주가 전망이 밝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조6136억원 적자에서, 올해 1547억원의 흑자 전환이 예상됩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늦어도 하반기부터 고선가 LNG선 건조 및 인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한화그룹이 최근 조선업 밸류 체인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인수 이후 시너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