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확장 가속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 일감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보다 긴 안목에서 친환경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다양한 해양플랜트로 사업을 넓힐 기반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4일 조선업계와 증권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삼성중공업이 올해 대규모 FLNG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큰 만큼 수주목표치 95억 달러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삼성중공업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해양플랜트는 모잠비크와 북미 FLNG 프로젝트가 꼽힙니다.
이들 프로젝트는 최종 투자결정이 거의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삼성중공업이 맡아 매듭지었던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큼 발주처에서 삼성중공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재 모잠비크 코랄 가스전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발주가 검토되고 있는 FLNG는 삼성중공업이 2021년 건조한 코랄술 FLNG에 이어 두 번째로 들어서는 해양플랜트입니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6월 이탈리아 국영에너지기업 ENI로부터 코랄술FLNG를 수주해 선체 설계에서 시운전까지 모든 공정과 상부구조물(Topside) 생산 설계 및 제작을 담당한 적이 있습니다.
북미 멕시코만 가스전 개발에 쓰일 FLNG 4기 발주를 준비 중인 미국 LNG회사 델핀미드스트림도 삼성중공업과 인연이 깊습니다. 삼성중공업은 2019~2020년 델핀미드스트림의 프로젝트에 필요한 FLNG의 사전기초설계(Pre-FEED)와 기초설계(FEED)를 마무리했습니다.
델핀미드스트림이 발주하는 FLNG 4기 가운데 1호선의 최종투자결정(FDI)은 거의 임박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모잠비크와 북미 프로젝트 가운데 적어도 하나는 수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두 가지 일감을 모두 따낼 공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삼성중공업이 수주해 건조한 코랄술 FLNG의 건조가격이 25억 달러를 넘는 데서 알 수 있듯 FLNG는 선박보다 건조 가격이 높은 초대형 설비입니다. FLNG가 중장기적으로 삼성중공업의 중요한 실적기반이 될 가능성이 큰 이유입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모잠비크와 북미에서 동시에 2기의 FLNG 건조계약을 협의 중”이라며 “카타르에서 발주한 선박 16척과 합치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는 115억 달러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목표를 세우며 FLNG 등 해양플랜트 비중을 전년보다 높여 잡았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선박 64억 달러, 해양플랜트 31억 달러를 수주해 총 95억 달러의 일감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지난해 목표치(선박 73억 달러, 해양플랜트 15억 달러, 총 88억 달러)와 비교해 선박 수주 목표는 낮췄지만 해양플랜트 수주 목표를 대폭 늘리며 전체 수주목표치도 높아졌습니다.
올해 조선산업에서 2021~2022년 이어졌던 선박 수주 호황이 주춤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해양플랜트 수주로 부족한 부분을 메꿀 수 있다는 점은 정진택 사장에게 매우 든든한 요소일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사 가운데 FLNG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지닌 곳으로 평가됩니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건조된 FLNG 4척 모두 한국 조선사가 만들었는데 삼성중공업이 3척을, 대우조선해양이 나머지 1척을 건조했습니다.
이에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은 당장에 실적기반이 될 FLNG에서뿐 아니라 친환경 분야에 적용할 다양한 해양플랜트 쪽으로도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상 원전 플랜트 역시 이런 차원에서 정 사장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덴마크 시보그와 소형 용융염원자로를 활용한 해양플랜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바다 위 원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최근 이 프로젝트가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 해상 원전 플랜트인 ‘용융염원자로(CMSR)파워바지’에 관한 개념설계를 마치고 미국 ABS선급으로부터 기본인증을 획득했습니다.
또 20일에는 한국수력원자력, 시보그와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에서 협약식을 열고 용융염원자로를 적용한 해양플랜트 개발과 사업화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 EPC(설계·조달·시공)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원자력 발전설비 부유체 개발을 담당하고 원자로 핵심기술을 보유한 시보그는 제품에 탑재할 용융염원자로 및 핵연료 공급 등을 맡습니다.
한수원은 50여 년 동안 원전 건설 및 운영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경험으로 부유식 원자력 발전설비의 운영·유지·보수(O&M)를 주도하고 프로젝트를 지원합니다.
삼성중공업은 소형 용융염원자로 실증 뒤 전체 발전설비의 상세설계 등을 거쳐 2028년까지 제품을 상용화한다는 로드맵도 마련했습니다.
정진택 사장은 협약식을 통해 “부유식 원자력 발전설비는 기후 변화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응 가능한 무탄소 에너지 솔루션”이라며 “부유식 수소, 암모니아 플랜트로 확장 가능한 차세대 기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에서 쌓은 기술력과 경험은 다양한 해양솔루션으로 확장될 여지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설비를 해양에 적용한 부유식 이산화탄소 저장설비(FCSU)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부유식 이산화탄소 저장설비는 육상 터미널에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고갈된 해저 유·가스정에 저장하는 신개념 해양 설비입니다.
삼성중공업은 말레이시아 기업 MISC와 함께 부유식 이산화탄소 저장설비와 이 설비 상부에 주입설비가 탑재된 설비를 개발하고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뒀습니다.
부유식 해상풍력도 삼성중공업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분야로 꼽힙니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9.5MW급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모델을 자체 개발해 뒀습니다.
정 사장은 3월17일 경기도 성남시 삼성중공업 판교 R&D센터에서 열린 제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부유식 원자력 발전, 부유식 이산화탄소 저장 설비 등 플로팅(부유식)기술을 활용한 신제품군 확대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선 빅3, ‘LNG선’ 내세워 수익 개선 나선다
조선 '빅3가 부활의 서막을 엽니다. 올해 고부가가치선의 건조와 인도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턴어라운드(실적 반등)' 기대감 때문입니다.
조선 빅3 원동력은 고부가가치선 LNG선을 위주로 수주잔고를 충분히 채웠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2년간 조선 빅3는 LNG선만 185척을 수주했으며 LPG선 74척, 컨테이너선은 243척을 쓸어담았습니다.
조선사별로는 HD한국조선해양이 LNG선 74척, LPG선 63척, 컨테이너선 164척을 수주했으며 대우조선은 LNG선 53척, LPG선 9척, 컨테이너선 26척을 수주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LNG선 58척, LPG선 2척, 컨테이너선 53척을 수주잔고에 채웠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에도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도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는 흑자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미포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4분기 3000억~4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던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또한 실적개선 기대가 큽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오는 27일 올해 1분기 실적을 공시할 예정입니다. 조선 빅3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은 5월 초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선 빅3는 지난해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와 함께 실적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의 흑자폭 확대에 이목이 집중되며 현대미포조선의 적자폭 축소도 관전포인트입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의 경우 과거 원자재 가격 급등기에 수주한 선박들이 올해 2분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나 3분기부터는 흑자전환 성공과 함께 실적 성장속도도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월 7일 개최한 실적 설명회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수주했던 현대미포의 선박들이 인도된 이후부터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 빨라지고 단일선종 반복건조와 선가인상 효과는 올해 2분기부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올해 1분기 큰 폭의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4분기 4161억원, 삼성중공업은 33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흑자전환을 바라볼 수 있는 수준까지 개선되거나 소폭의 흑자까지 조심스레 언급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3분기 627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대우조선은 4분기에도 큰 폭의 적자를 면치 못하며 하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손실을 신고했습니다. 외주비 상승 등으로 약 2500억원의 손실이 반영된데 이어 일회성 비용인 임단협 타결금 지급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조선업계의 이슈는 인력 수급입니다. 대우조선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경력직 인력의 지속적인 이탈도 지적 사항입니다. 이는 오랜 기간 산업은행 관리체제에서 상대적으로 임금 인상폭이 적어 조선 빅3 중 임금수준이 가장 낮았기 때문입니다.
과거 분식회계 이후 대우조선에 대한 회계감사가 더 엄격하게 이뤄진다는 시각도 경쟁사 대비 실적개선 시기를 늦추는 요인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대우조선도 타 경쟁사와 비슷한 시기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보다 긍정적입니다. 전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지난해 전체 분기 중 가장 컸지만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분을 전분기에 반영하면서 올해 1분기에는 크게 손실로 잡힐 요인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한승한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 인건비 상승분 등을 선반영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가깝게 실적이 개선되거나 흑자전환에 성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 그리스 해운사 알파가스에 LNG운반선 인도
현대삼호중공업이 그리스 해운회사인 알파가스(Alpha Gas)에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인도했습니다.
알파가스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17만4000cbm급 LNG 운반선 에너지피델리티호를 알파가스에 무사히 인도했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알파가스에 인도한 LNG운반선은 현대삼호중공업이 인도하게 될 3척의 LNG운반선 중 첫 번째로 현대삼호중공업은 나머지 2척의 LNG 운반선도 2024년 2분기에 인도할 예정입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인도한 에너지피델리티호는 알파가스 선단에 최초의 X-DF엔진이 탑재된 선박으로 합류했으며 재액화플랜트와 공기윤활시스템, 2개의 샤프트 발전기와 공기저항실드 등의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에너지피델리티호는 알파가스와 아시아에 거점을 둔 해운사와의 용선계약에 따라 용선사에 곧바로 인계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알파가스는 용선계약을 체결한 업체에 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에 LNG운반선을 주문한 알파가스는 LNG 선박 관리·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지난 2012년 그리스에 설립되었습니다. 지난 2020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17만4300㎥급 LNG 운반선을 인도받은 데 이어 지난 2021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3척의 LNG 운반선을 인도받으면서 이번에 인도받은 에너지피델리티호까지 총 5척의 LNG운반선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내년 현대삼호중공업으로부터 나머지 2척의 LNG운반선도 인도받게 되면 총 7척의 선단을 운영하게 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