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선 2차 추가 발주.. 변수??
2020년 이후 조선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카타르의 초대형 규모 LNG운반선 확보 사업이 곧 2단계로 접어듭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혁혁한 수주실적이 예상되나, 최근 중국의 우호적 환경이 구축된 점은 우려 요소입니다.
업계 정보에 따르면, 사업을 주도하는 카타르에너지공사(QatarEnergy)는 이르면 올 상반기에 LNG선 2차 물량을 발주할 예정입니다. 발주 물량은 40여척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서는 2차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빅3' 조선사들이 각각 약 13척 물량을 수주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한국 대형 조선 3사(각각 45척) 및 중국 Hudong-Zhonghua조선(16척)과 151척(옵션 포함) LNG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를 체결한 이후, 현재까지 QatarEnergy사가 발주를 확정한 선박 수는 66척에 이릅니다.
우리나라 3사는 이 프로젝트에서 현재까지 54척 수주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별로 ▲HD한국조선해양이 17척 ▲대우조선해양이 19척 ▲삼성중공업이 18척의 LNG선 물량을 수주했다고 전해졌습니다. 해당 54척을 제외한 12척은 Hudong-Zhonghua조선이 건조합니다.
항간에서는 QatarEnergy사가 Hudong-Zhonghua조선에 추가 슬롯을 확보할 수 없다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난해 기록적인 LNG선 수주 실적을 채운 Hudong-Zhonghua조선의 인도 선표가 2028년까지 차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국영에너지기업 중국석유화공(中國石油化工, Sinopec)이 카타르의 LNG 가스전 지분을 취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돌발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Sinopec사는 지분 매매 계약을 통해 QatarEnergy사로부터 카타르 북부가스전 증산프로젝트(NFE)의 지분 1.25%를 양도받게 됩니다. 양도금액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이번 지분 매입이 중국 내 안정적인 LNG 공급과 더불어, LNG선 수주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카타르 프로젝트 2차 수주전을 앞두고 중국 조선사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입니다.
선가 관련 당사자들 간 이견차도 가능성이 충분한 변수입니다. QatarEnergy사가 최상의 효율성을 위해 몇몇 선박 사양을 변경할 가능성도 제기되며, 이 경우 건조가 관련 재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QatarEnergy사는 이미 한국 조선 3사들과 선박 건조가를 둘러싼 이견 차이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당초 발주 선가를 척당 1억 8,000만~1억 8,600만불 수준으로 상정했으나, 협의가 지연되는 2년여 기간 동안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174,000-cbm급 선가는 카타르 측이 2020년 발주를 결정할 당시 적용한 1억 8,600만불에서 2022년 3월 말 기준 2억 2,000만불로 역대 최대 수준까지 올라섰습니다. 결국 QatarEnergy사는 재협상을 통해 선가를 상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화오션' 내달 출범 전망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과정 최종 절차인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이 임박함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한화오션’이 출범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26일 전원회의에서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입니다. ‘무조건 승인’이냐 ‘조건부 승인’이냐가 결정이 여태껏 미뤄진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군함용 무기·설비에서 함선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가능성을 두고 장고했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군함 시장 내 차별 금지 등의 조건을 전제로 하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공정위의 승인 결정이 발표되면 한화는 2조원을 투입해 유상증자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분 49.3%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또 다른 계열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1000억원)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한화는 2008년 첫 인수 시도 이후 약 15년 만에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게 됩니다.
대우조선은 다음달 초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진과 사명 등을 결정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회사의 새로운 이름은 ‘한화오션’이 유력합니다. 한화조선해양도 가등기를 신청해 놨지만 최근 한화오션이 유력한 사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LNG보다 성장 빠르네… 한국조선·해운 ‘메탄올’ 선점 경쟁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로 메탄올이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과거 액화천연가스(LNG)보다 빠르게 시장이 성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조선·해운사들도 메탄올 추진 선박 시장 선점에 나섰습니다.
26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미국 선급 ABS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메탄올 추진 선박이 올해 첫 주문부터 2028년 인도 완료 시점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이 171%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LNG선이 2011년 첫 발주 이래 현재 계약을 체결하는 2027년 인도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64%인 점을 고려하면 메탄올 추진선의 성장세가 더 가파릅니다.
LNG가 선박 연료로 떠오르던 초기 공급 인프라 문제 등을 우려해 발주를 망설이던 것과 달리, 전 세계 해운사들이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메탄올 추진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영향이 큽니다. 현재 전 세계에 발주된 메탄올 추진선은 70여척으로, 이들 선박의 연간 메탄올 수요는 350만톤(t)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A.P. Møller – Mærsk A/S)가 총 19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면서 첫발을 내디뎠고, 프랑스 CMA CGM과 중국 코스코(COSCO)가 각각 18척, 12척의 메탄올 추진선 건조 계약을 체결한 상태입니다. HMM은 1조4000억원을 투자해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했습니다. KSS해운도 지난해 5만t급 메탄올 추진·운반선 ‘사보네타 썬호’를 인수해 장기 계약에 투입했습니다.
메탄올 추진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한국 조선업계에는 희소식입니다. 전 세계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수주잔고의 절반 이상(54%)을 한국 조선사가 확보했습니다. 머스크는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모두 HD한국조선해양에 맡겼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메탄올 추진선만 47척에 달합니다. HJ중공업도 HMM이 발주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2척을 건조하고 있습니다.
메탄올 공급을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HMM은 현대코퍼레이션, 프로만(Proman), PTTEP, 유러피안에너지(European Energy)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전 세계 항만에서 메탄올 연료 공급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친환경 메탄올 생산도 협력할 예정입니다. HMM은 또 롯데정밀화학과도 메탄올 벙커링(연료 공급)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다만 기존처럼 석탄이나 천연가스로 생산한 메탄올은 앞으로 탄소 중립 과정에서 설 자리가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바이오매스나 탄소 포집·활용(CCU)을 통해 메탄올을 생산해야 하는데, 아직 상용화가 충분하지 않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초기 시장을 선점한다는 측면에서 메탄올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공급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메탄올뿐만 아니라 암모니아, 바이오디젤 등 다양한 연료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세계를 호령하는 한국조선·방산… 마지막 과제는 '부품 국산화'
우리나라 수출의 역군으로 입지를 단단히 굳힌 조선과 방산업계에 ‘부품 국산화’라는 과제가 놓였습니다. 업계는 국산화 여부가 향후 수익성 개선·시장 확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1척 건조할 때 마다 화물창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GTT사에 선가의 5%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 17만4000㎥(입방미터)급 LNG운반선의 선가가 2억5400만달러인 것을 감안할 때, 한 척당 약 165억원에 달하는 로열티를 지불하는 셈입니다.
로열티를 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화물창이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기 때문입니다. LNG 운송 시에는 화물창 내부 온도를 끓는 점인 -162℃ 이하로 유지해야 합니다. LNG는 기체와 액체 간 부피차이가 600배에 달합니다. 이에 화물창에는 극한의 저온과 고도의 압력을 견디는 동시에 열 손실도 막아내는 기술이 적용됩니다.
화물창 국산화 시도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한국가스공사와 국내 조선3사는 2000년 초부터 한국형 LNG선 화물창(KC-1) 개발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2018년 SK해운에 적용된 화물창에 결함이 발생하면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수천억원대의 소송이 진행중입니다. 또한 현재 후속 모델인 KC-2가 개발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KC-2가 실제 선박에 적용돼 좋은 레코드를 내면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선 3사와 정부가 총력전을 벌여서 내실을 기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방산업계 역시 부품 국산화가 한창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19년부터 ‘항공소재개발연합’을 출범시켜 현재까지 총 81종의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초 개발 완료한 ‘120mm 자주박격포’의 국산화율을 96%까지 끌어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