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미국 쉐브론발 LNG선 6척 수주
삼성중공업이 미국 쉐브론으로부터 추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를 따냈습니다.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해 실적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쉐브론이 발주한 LNG선 6척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건조 비용과 사양 등 세부 사안을 협의하고 곧 계약을 체결할 전망입니다.
이번 발주는 약 10년 만에 이뤄졌습니다. 쉐브론은 지난해 체결한 계약에 따라 미국 셰니에르 에너지·벤처 글로벌 LNG로부터 LNG를 도입하기로 하며 선박 발주를 검토해왔습니다. 여러 후보자들을 탐색한 끝에 삼성중공업을 낙점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부터 4년 동안 1만6000CBM급 LNG선 6척을 쉐브론에 인도한 바 있습니다. 이어 10년 만에 진행된 주문도 사실상 수주를 확정지으며 수주잔고를 확대하게 됐습니다.
LNG선은 전 세계적인 친환경 바람으로 발주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 LNG가 부각되며 LNG선 수요도 커졌습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가 83척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국은 LNG선 시장의 강자입니다. 한국은 올해 1분기 글로벌 LNG선 발주량 156만CGT(표준화물선환산t수) 중 95%인 148만CGT를 따냈습니다. 척수로 보면 19척 중 17척을 수주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4척을 가져갔습니다. 지난달 수주한 6745억원 규모 LNG선 2척을 포함해 삼성중공업의 1분기 누계 수주 금액은 25억 달러(약 3조3090억원)를 돌파했습니다.
올해 전망은 밝습니다. 카타르는 현재 7700만t인 LNG 생산량을 2025년까지 1억1000만t으로 늘리기로 하며 선박 발주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단계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18척)을 비롯해 한국 업체들에 총 54척을 주문했습니다. 올해 최대 40척 발주도 앞두고 있어 삼성중공업의 추가 수주가 기대됩니다.
신사업·내실경영 무장한 중형조선사, ‘K조선’ 주역 되나??
지난해 중형조선사들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며 외형보다 내실경영을 통한 생존 경쟁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더욱이 조선업 제2 호황기를 맞아 수주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고 신사업 진출도 모색하는 등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지가 관심사입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HSG성동조선은 지난달 24일 비전선포식을 갖고 기존 조선업과 더불어 해상풍력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날 이진상 HSG성동조선 대표는 “신·재생 에너지의 무한한 잠재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면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 가치를 높이겠다”고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HSG성동조선(전 성동조선해양)은 2003년 설립된 이후 조선경기 호황을 타고 20만톤급 이하 상선을 건조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중형조선사로 급성장했습니다.
2000년 초반 수주잔량 기준 세계 8위까지 올랐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에 따른 수주 부진과 파생상품 거래손실 등이 겹치면서 결국 2018년 3월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이후 계속된 회생노력에도 불구하고 3번에 걸쳐 매각이 무산되다가 2019년 12월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인수되면서 기사회생했습니다.
HSG성동조선은 수리 조선 물량을 소화하며 재기를 노려왔습니다. 하지만 여의치 않자 최근 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와 함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해상풍력 시장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이중 HSG성동조선은 해상풍력발전기의 상부구조물(터빈과 날개)을 지탱하는 하부구조물에 주목하고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특히 하부구조물은 1기 높이가 100m 안팎이고 무게는 2000톤을 웃도는 거대한 지지대로 선박 건조 작업과 유사하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여기에 안정성을 담보하는 핵심설비인 만큼 상당한 기술력도 필요합니다.
HSG성동조선은 이미 해양 설비 제작 기술력 등 풍부한 인프라를 토대로 해상풍력 선두주자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오는 2027년까지 수주 2조원·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HGS성동조선 관계자는 “해상풍력시장 글로벌 리더로 장기적인 미래 먹거리 확보와 수익 구조 다변화를 꾀할 방침”이라며 “곧 수주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귀뜸했습니다.
반면 대다수의 조선업은 기존 사업을 유지하며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습니다.
우선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중형 조선사들(HD현대 계열 제외) 중 유일하게 흑자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케이조선은 2021년 KDB산업은행 품을 떠나 KHI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되면서 2년 연속으로 선박 20척을 수주하고 자체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면서 조선소의 정상경영을 이어가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정했습니다.
이에 케이조선은 지난해 매출 6054억원, 영업이익 232억원, 당기순이익 6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같은 기간 수주잔고도 8억775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수주목표는 선박 18척으로 지난해 목표치인 20척에는 못 미치지만 주력 건조선종인 MR탱커(순수 화물적재톤수 5만DWT 안팎의 액체화물선)를 중심으로 물량 확보에 나섭니다.
올해 1분기 경영성과도 양호한 케이조선은 11일 분기보고서를 통해 1분기 매출액 1506억원, 영업이익 170억원, 당기순이익 6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올해는 탱커선을 중심으로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이 고금리로 인해 수주량이 위축되고 있지만 탱커선의 경우 노후선박 수요가 몰려있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HJ중공업은 조선과 건설부문 매출을 합쳐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조선부문은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조선부문 매출은 3202억원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그러나 2021년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4척을 비롯해 지난해 LNG추진 컨테이너선 2척, 메탄올 추진선 2척 올해 9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하면서 상선 사업에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더욱이 국제해사기구(IMO) 해상 환경 규제가 강력해지고 있어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 업체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조선부문은 특수선 및 상선을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어 구체적인 수주 내용 등을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친환경 선박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HJ중공업이 이 분야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KHI에 인수되며 케이조선과 한솥밥을 먹게 된 대한조선은 지난해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당기순손실 133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손실 1367억원에 비해 적자폭을 크게 줄였습니다.
올해 1분기 들어 원유 운반선 위주로 5척을 수주하는 등 올해 목표치인 선박 13척 수주에 순항하고 있습니다.
대선조선은 지난해 매출액 278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28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확대되는 등 타 중형조선소에 비해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대선조선도 올해 들어 이집트 등 틈새시장 공략에서 성과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선조선은 지난 4일 이집트 교통부 산하 국영선사로부터 1만4000톤급 다목적선 2척과 3척의 카페리 건조 본계약을 위한 사전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총 2억5000만달러를 수주했습니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의 약 70%에 달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주 어려움으로 극심한 경영악화를 겪었던 중형조선사들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아직 중형조선사들의 신용등급 등을 고려하면 배를 건조하기 위한 금융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또 “조선업이 친환경 규제 등으로 호황기에 접어들었지만 수년간 지속된 경영악화로 인한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의 정책적 지원과 신성장동력을 모색할 수 있는 지원 역시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