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성공한 삼성중공업…HD한국조선·대우조선도 기대
수년간 적자 늪에 빠졌던 국내 조선업체들이 잇따라 흑자 전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16일 조선업계 및 각 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중공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분기 HD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도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051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을 내면서 2017년 3분기 이후 5년 6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00억원 가량 늘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건조 물량이 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세가 한층 더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2년 연속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올해는 전년(94억달러)보다 많은 95억달러로 제시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4398억원, 영업손실 628억원을 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3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는데 이는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종속회사인 HD현대중공업이 2005년 수주한 해양플랜트 공사의 하자배상 청구에 대해 런던 중재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707억원을 1분기 실적에 반영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부문에서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매출 비중이 늘고 있어 향후 흑자 전환을 자신하는 분위기입니다.
연간 수주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를 133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미 1분기에 연간 수주 목표의 50%를 달성했습니다.
올해 들어 HD현대중공업 15억달러, 현대삼호중공업 49억달러, 현대미포조선 9억달러 등 총 73억달러 규모의 56척 수주를 따낸 상황입니다.
한화그룹과 합병 절차를 밟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4398억원, 영업손실 628억원을 냈습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5.6% 증가했고 영업손실 4701억원을 냈던 데서 손실 폭을 크게 줄였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10개 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지만 향후 안정적인 일감 수주를 바탕으로 흑자 전환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40조원 규모의 3년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수익성이 높은 LNG 운반선 수주 잔량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연간 수주 목표로 69억8000만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올해 1분기 연간 수주 목표의 12% 정도인 8억달러를 수주했습니다.
조선업 장기전 대응 필요한 시기
범국가적 금리 인상 기조 아래 상반기 글로벌 조선업계의 수주량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는 이를 역행하며 탄탄한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앞으로 신조선 발주량이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조선업계 인력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Clarksons Research사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국내 조선사의 수주잔량은 3,845만cgt(718척)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92만cgt, 지난해 말 대비 125만cgt가 증가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수주잔량 증가가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 감소 추세 아래 의미가 깊다고 평가합니다.
1~4월 누계 기준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369척, 1,011만cgt로 전년 동기 1,797만cgt(674척) 대비 43.7% 감소했습니다.
동기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79척, 364만cgt로 전 세계 수주량의 36%(cgt 기준)를 기록하며 중국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했습니다. 중국 업계의 수주량은 220척, 501만cgt로 전체의 50%였습니다.
현재 국내 조선사들은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들 컨테이너선과 LNG선은 올해 국내 조선업계 수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선종의 가격은 2023년 4월 Clarksons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 기준 대형 LNG운반선(174,000-cbm급)이 2억 5,600만불, 초대형 컨테이너선(22,000~24,000-teu급)은 2억 1,750만불로, 전월 대비 200만불대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다만 이러한 청신호 아래 국내 조선업계의 인력 부족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수주량의 증가를 건조량 증가가 따라잡는 데 어려움이 보이며, 건조 지연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단기적 해결책으로 외국인 용접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있으며, 정부 또한 적극적인 인력수급 대책을 추진 중입니다.
구체적으로 기능 인력(E-7)에 대해, 2022년 4월 19일 민간 직도입 제도개선 이후 2023년 1분기까지 3,184명이 법무부의 비자 심사를 통과하여 조선업 현장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저숙련 인력(E-9)은 2023년 1분기에 약 1,849명에 대한 비자 심사가 완료되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 및 기자재업체에 공급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미봉책을 넘어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의 젊은 노동자들을 훈련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향후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단기적인 대책만이 아닌 장기적인 내국인 젊은 세대를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조선업계의 근본적인 역량 강화는 장기적인 선박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 아래 필수적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영국 런던 소재 해사 컨설팅업체 MSI(Maritime Strategies International)사는 현존선대의 교체가 이루어질 2030년대의 예상 연평균 인도량은 2010년대 평균 인도량(5,900만gt)에서 1,300만gt 증가한 7,200만gt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동사 관계자는 “선대 쇄신과 탈탄소화 움직임에 따라 2030년대에 폭증할 조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대 하반기 조선업계의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라고 말했습니다
CMA CGM, 中 최대 양쯔장조선에 메탄올 컨테이너선 10척 발주 검토
세계 3대 글로벌 선사 중 하나인 프랑스 'CMA CGM'이 중국 양쯔장조선에 선박 건조를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중국 조선소들이 잇따라 굵직한 수주를 확보하며 한국 조선사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16일 물류 전문 매체 '더 로드스타'에 따르면 CMA CGM은 양쯔장조선에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최대 10척의 건조를 맡기기 위해 협상을 진행중입니다. 계약 성사시 양쯔장조선이 건조하는 첫 번째 초대형 컨테이너선(ULCV)이 될 전망입니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 등 협상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양쯔장조선은 한국 조산사들 대비 낮은 계약금을 제시, 가격 경쟁력을 강조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건조된 선박은 오는 2025년 말~2027년에 인도됩니다.
CMA CGM은 한국과 중국 조선소를 통해 선박을 건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중국 업체와의 거래를 늘리며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모습입니다.
CMA CGM은 중국선박그룹(CSSC)에 컨테이너선 16척을 발주했습니다. 계약금은 약 210억 위안(약 4조358억원)에 이릅니다. 메탄올로 구동되는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과 액화천연가스(LNG) 연료를 사용하는 2만3000TEU급 4척 등입니다. 선박들은 CSSC 자회사인 장난조선과 다롄조선이 12척을, 후둥중화조선이 4척을 건조키로 했습니다.
중국 조선사들은 한국 기업이 주도해온 친환경 선박 수주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물량 공세를 퍼붓고 있습니다. 친환경 선박은 LNG, 액화석유가스(LPG),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를 이용해 운항되는 선박을 뜻합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결과 양쯔장조선은 지난 8월에 CMA CGM으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3375억원) 선박 건조 계약을 확보한 데 이어 추가 주문을 논의중입니다. 글로벌 2위 선사 '머스크'와도 14억 달러(약 1조8725억원)에 8000TEU급 메탄올선 8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당시 양쯔장조선은 한국 조선사들의 예상액 대비 1000억원 이상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