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14조 카타르 LNG선 협상 돌입…Q-Max 수주 후 과제는??
카타르에너지와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가 14조원 규모의 LNG선 수주를 두고 이달부터 실무협상에 돌입합니다. 이번 협상에서는 일반적인 선형보다 큰 Q-Max에 대한 건조 논의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초대형선 건조에 나설 경우 조선소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카타르에너지의 Q-Max 건조요청을 수용하는 조선소가 나올지 관심이 쏠립니다.
2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는 이번달부터 조선 빅3와 LNG선 발주를 위한 협상에 본격 돌입합니다.
지난 2020년 1단계 사업에서 조선 빅3에 54척(HD한국조선해양 17척, 한화오션 19척, 삼성중공업 18척)을 발주했습니다. 이번 2단계 사업에서도 HD한국조선해양 10척, 한화오션 12척, 삼성중공업 16척 등 약 40척의 선박을 발주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지 업계에서는 카타르에너지가 17만㎡급 LNG선을 발주할 경우 척당 선박가격은 2억6000만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단계 발주 당시 척당 1억8000만달러 수준이었던 선가는 2021년 말 2억1000만달러, 지난해 말 2억48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카타르에너지는 선박 발주를 위해 조선 빅3에 선표를 확보해두고 있습니다. 2026년 일감까지 거의 채운 상황에서 다른 선사들의 선박 발주 문의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협상을 미루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 방글라데시와 연간 200만톤 규모의 LNG 공급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달 말까지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선박 발주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며 한화오션과는 오는 9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카타르에너지는 연말까지 선박을 운영할 선사들과의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카타르에너지와의 계약을 확정한 선사들이 조선사들과 건조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조선 빅3와 협상은 건조계약 확정이라기보다 사업진행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20년 1단계 사업에서 HD한국조선해양은 JP모건, 에이치라인, 팬오션, SK해운과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한화오션은 크누센, MISC, NYK, K라인 등과 계약 체결을, 삼성중공업은 MOL, 코스코, NYK로부터 선박을 수주했습니다.
일반적인 선형인 17만㎡급 외에 Q-Max로 불리는 26만5000㎡급 대형 LNG선 발주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카타르에너지는 화물 운송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Q-Max 발주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17만㎡급을 중심으로 선박 건조를 진행하는 조선소 입장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어려워 난색을 표해 왔습니다.
17만㎡급 LNG선은 길이 약 300m, 폭 약 46m 규모인 반면 Q-Max는 길이 345m, 폭 54m로 한 도크에서 나란히 2척을 건조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물론 조선 빅3도 과거 Q-Max 선박을 건조한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도크의 폭이 100m를 넘지는 않기 때문에 Q-Max를 수주 확정시 기회비용에 대한 고민 또한 과제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도크가 Q-Max 건조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거제조선소의 경우 LNG-FPSO(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건조를 위한 공간도 확보해야 한다"며 "다른 조선사들과 마찬가지로 삼성중공업도 선박 건조공간 확보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괜히 ‘맏형’ 아니었네.. HD한국조선해양 열흘새 1.8조 ‘수주 잭팟’
HD한국조선해양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하는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수주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PC선 수주 소식을 알린 지 이틀 만에 또 다시 추가 수주에 성공하며 하반기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를 예고했습니다.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앞서 아시아, 캐나다 소재 선사와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을 각각 2척 수주한 바 있습니다.
이날까지 HD한국조선해양의 연간 수주 성적을 종합하면, 총 93척을 수주하며 연간 목표치인 157억4000만달러의 72.6%를 달성한 상태입니다.
선종별로는 PC선 29척, 컨테이너선 29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6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14척, 탱커 3척, 중형가스선 2척 순이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이번에 수주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길이 365m, 너비 51m, 높이 29.85m 규모로,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특히 이 선박에는 LNG 추진 엔진이 탑재돼,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가 지난 3월 발간한 ‘클락슨 포캐스트 클럽’에 따르면, 컨테이너선의 경우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경제 회복세와 더불어 글로벌 대형 선사들의 친환경 연료 전환 움직임에 맞춰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미 2~3년치 일감을 확보한 HD한국조선해양은 당분간 ‘고부가 선박’인 LNG운반선 선별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 수주 타깃은 노후 선박 교체 주기와 IMO 환경 규제가 맞물린 LNG선 수요입니다. 클락슨은 올해 LNG운반선 신조 발주 물량을 70척 상당으로 추정했고, 선가까지 치솟는 만큼 매출 개선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았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시장 변화 및 고객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로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중공업, 원유운반선 2척 2275억원 수주
삼성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와 원유운반선 2척을 총 2275억원에 수주했다고 2일 공시했습니다.
이들 선박은 2026년 2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들어 현재까지 27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수주했습니다. 건조 계약 선박은 LNG운반선 4척, 원유운반선 2척, FLNG 1척 등 총 7척입니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연간 수주 목표 95억달러의 28%를 달성했습니다.
“조선소에 사람들이 돌아온다” 수주 낭보에 인력규모도 반등
한 때 수주 부진에 따른 인력 이탈로 어려움을 겪었던 조선사들의 임직원 규모가 최근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HD현대의 경우 1년 만에 500명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수도 증가세로 전환됐습니다. 조선사들은 자율주행 선박으로 대표되는 신기술 개발을 위해 추가 인력 확보에도 더욱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HD현대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의 임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1만6718명으로, 지난해(1만6249명) 같은 기간보다 469명 늘었습니다. 2021년 1분기 1만6676명이었던 임직원 수는 그 다음 해 427명 감소했지만, 1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습니다.
한화오션 임직원 수(각 년도 1분기 기준)도 2021년 8779명에서 지난해 8645명으로 감소했지만, 1년 만인 올해 43명 늘어난 8688명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HD현대, 한화오션과는 달리 삼성중공업(조선 분야 기준, 2021년 9774명→2022년 8855명→2023년 8781명) 임직원 수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감소폭(-919명→-74명)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어진 수주 부진으로 조선소를 떠나는 사람은 한동안 끊이지 않았습니다. 선박 건조 인력은 물론 연구개발(R&D) 인재들도 반도체 공장 등으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이은 수주로 조선소 도크들이 차기 시작하면서 전체 인력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HD현대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현재 2026년까지 일감을 확보했습니다.
수주 행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HD현대 조선 3사는 현재까지 총 93척, 114억2000만달러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연간 목표액(157억4000만달러)의 73%를 상반기에 조기 달성한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주요 조선사의 협력사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공격적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협력사들은 올해 1분기에만 580명 규모의 이주 노동자를 채용했습니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협력사도 각각 500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뽑았습니다.
하지만 조선사들은 여전히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의 채용 노력, 정부의 지원으로 인력 부족 문제의 심각성은 지난해 말보다 완화됐지만, 과거 조선업 호황 시기와 비교했을 때 인력 규모는 여전히 적다”고 했습니다. 특히 R&D를 진행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은 조선사 대신 반도체, 배터리 등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에 조선사들은 인력 확보에 더욱 주력하고 있습니다. 수주한 물량을 제때 건조하는 것은 물론 무인·자율주행 선박 등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인력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31일까지 연구 분야에서 일할 신입·경력 직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 특화 기술인력 1000명 양성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에는 ▷스마트선박 기술 70명 ▷스마트선박 전기 17명 ▷스마트선박 기계 13명 등 총 100명의 교육생이 수료했습니다.
최근 인수절차가 마무리된 한화오션은 다음달 연구, 설계 등 전 직군에 걸쳐 채용을 나설 계획입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019년부터 현재까지 인수가 논의되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인력이 경쟁사로 유출되기도 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월 신입·인턴 사원 채용을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