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자율운항으로 남중국해까지.. 스마트십 실증 성공
삼성중공업이 대한민국에서 남중국해를 잇는 구간에서 선박 자율운항기술 검증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습니다.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한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에 독자개발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SAS, Samsung Autonomous Ship)과 스마트십 시스템(SVESSEL)을 탑재한 삼성중공업은 거제를 출발해 제주도를 거쳐 대만 가오슝항까지 약 1500km를 운항하며 자율운항기술의 실증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테스트는 AIS(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 레이더, 카메라 센서 및 센서융합 등 첨단 자율운항기술이 집약돼 이뤄졌으며 운항 중 반경 50km 이내의 선박, 부표 등 9000개 이상의 장애물을 정확히 식별했습니다. 또한 90번에 걸친 실제 선박과의 조우 상황에서 안전하게 우회경로를 안내한 것도 확인됐습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대형 선박의 운항이 빈번한 남중국해역에서 선박의 정면(헤드온), 측면(크로싱) 접근시 안전한 회피경로를 정확히 제시하는 등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자율운항기술 실증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실제로 삼성중공업 자율운항시스템이 채택한 항로는 숙련된 항해사가 결정한 회피 경로와 90% 이상 일치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증에 투입된 컨테이너선은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상태기반 장비유지보수 시스템(SVESSEL CBM), 전자로그북(SVESSEL eLogbook) 등 다양한 스마트십 솔루션이 설치돼 선원들의 업무경감과 선박 운영비 절감을 지원합니다.
주요 조선 수주 곳간 차고 넘친다.
범지구적인 탈탄소화 기조 및 강화되는 환경 규제 등으로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BIG3' 조선사가 탁월한 기술력과 넉넉한 일감을 바탕으로 수익성 위주의 영업 전략을 내세워 선별 수주 전략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이 3조원 이상의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이루어진 초대형 수주 잭팟 소식을 전하며 하반기 수주 포문을 열었습니다. 동사는 3일 ▲호주 Woodside Energy사와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Floating Production Unit) 1기 ▲해외 선사 3곳과 대형 LNG운반선 2척, 자동차운반선(PCTC) 4척, LPG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5월 초에도 HD한국조선해양은 사흘간 무려 2조 7,900억원 규모의 가스선 12척 수주에 성공하는 등 수주랠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주 목표치 달성도 순항하는 모습입니다. 올해 현재까지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 실적은 140억불 규모로, 벌써 연간 목표치 157억 4,000만불의 89%를 달성했습니다.
삼성중공업도 고부가가치 선별 수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지난달 13일 공시를 통해, 북미 지역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총 6,592억원에 수주하며, 연간 목표치 95억불 중 34%를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계약을 포함해 삼성중공업의 수주잔량은 총 147척, 270억불 규모로 늘어났으며, 특히 LNG운반선 비중은 70%(87척, 188억불)에 이릅니다.
다만 한화오션은 1~5월 기간 약 10억 7,000만불 상당의 일감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액 69억 8,000만불의 15.3%를 달성, 상대적으로 미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약 3년 치 일감을 확보해 넉넉한 수주잔량을 갖췄으며, 하반기에는 카타르의 2차 LNG운반선 확보 사업이 예상되어 반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선 조선업이 3차 슈퍼사이클 초입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며 "경기침체 우려와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 속에도 국내 조선업에 제3차 슈퍼사이클은 평균 30년 이상 주기보다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대형 조선사들은 이에 맞춰 선별 수주에 나섰으며, 올해는 2010년대 이후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국내 조선업계는 시장 변화 및 고객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로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선별수주·인력난' 반사이익…중국, 절반 이상 가져갔다
중국 조선업계가 올해 상반기 선박 수주량과 수주금액 모두 글로벌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는 조선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를 비롯한 국내 조선업계가 선별수주로 돌아서고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선박가격을 올렸습니다. 이에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챙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6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적으로 488억2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678척(1781만CGT)이 발주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국 조선업계는 260억3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428척(1043만CGT)을 수주하며 글로벌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휩쓸었습니다.
CGT 기준 중국의 상반기 수주량은 글로벌 발주량의 58.6%, 수주금액 기준으로는 53.3%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 조선업계는 146억6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114척(516만CGT)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CGT 기준으로는 중국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수주금액 기준으로도 절반을 약간 웃도는 56.3% 수준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CGT 기준 약 29%로 30%를 밑돌았고 수주금액 기준으로도 30%에 그쳤습니다.
일본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33억7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66척(140만CGT)을 수주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176억달러 규모의 선박 132척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돼 클락슨 통계와 대조를 보였습니다.
해양플랜트와 관공선 등은 클락슨의 상선 통계에서 제외됐습니다. 지난 6월 30일 체결된 계약이 누락된 것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상반기 중국 조선업계는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나온 발주의 절반 이상을 가져갔습니다.
1006척(2712만CGT)을 기록했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글로벌 발주량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중국 조선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가격경쟁력과 함께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영업 전략이 선별수주로 돌아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4월 27일 열린 HD한국조선해양 실적설명회에서는 중국의 적극적인 선박 수주가 한국에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평가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최근 발주된 유조선들을 중국 조선업계가 낮은 가격에 수주했는데 2026년이라는 제한된 납기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물량을 중국이 소화해주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선 빅3는 3년 후인 2026년 일감까지 거의 채웠습니다. 현재는 2027년 납기 선박 수주에 나서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미국 쉐브론(Chevron)으로부터 수주한 LNG선은 2028년 2월까지 인도될 예정입니다. 2028년 납기를 수주한 것은 전 세계에서 삼성중공업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발주량은 줄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선박을 확보하려는 선사들의 수요가 지속되면서 선박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2억4800만달러였던 17만4000㎥급 LNG선 시장가격은 현재 2억6000만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최근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2척의 LNG선 가격은 척당 2억6131만달러로 사상 처음 2억6000만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들 선박은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되는데 납기는 2027년 10월로 2027년 하반기 선표도 많이 남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주 호황에 선박가격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조선 빅3는 인력부족 문제가 유일한 고민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로 업계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이때 조선소를 떠난 사람들은 다시 찾아온 호황기에도 돌아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정부도 취업비자 완화 등을 통해 조선업계의 외국인 노동자 확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성적인 인력부족 문제는 선박의 인도지연이 우려되는 현실입니다.
올해 상반기 17척의 선박을 수주한 중형조선사들도 극심한 인력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력난 문제로 고민하는 것은 대형사와 마찬가지입니다. 더 나은 처우를 제시하는 대형 조선사로 이동하는 직원이 늘어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인력유출의 가장 큰 이유가 급여에 있는 만큼 중형사들도 경쟁적으로 인건비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래 함께 일한 사람이라고 해도 정이나 의리 만으로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다른 곳에서 시급 1000원 더 준다고 하면 미련 없이 떠나는 직원들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2027년 일감을 채우고 있는 조선빅3와 달리 중형조선사들은 아직 2025년 일감도 다 채우지 못한 상황입니다. 국책은행들이 설정한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 한도가 낮아 더 많은 선박을 수주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도 이유입니다. 오르는 인건비를 선박가격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악화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중국 조선업계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사람의 이동이 통제되면서 인력부족에 시달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사람의 이동이 자유로운 만큼 인력수급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보다 10% 이상 낮은 선가를 앞세워 적극적인 수주에 나섭니다.
대표적인 노동집약 산업으로 꼽히는 조선업계의 인력부족 문제에 대해 정부도 고심하고 있습니다. 힘들고 위험한 일을 기피하는 경향도 뚜렷합니다. 매년 태어나는 인구도 줄어드는 현실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늘리는 것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높아지는 인건비에 맞춰 선가를 계속 올려야 하기 때문에 중소형선 시장에서 중국 조선업계와의 경쟁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으며,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고민하던 지난해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며 "올해 들어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노조 결성 움직임도 있어 기업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인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현재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