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큰 장 선다” 조선 빅3, 흑자 전환 ‘청신호’
국내 조선업계 ‘빅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올해 우수한 수주 성적과 함께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가며 수주 잔고의 질이 높아지고 있어서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삼성중공업이 약 4조원에 달하는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따내면서 친환경 시장에서의 K-조선의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이미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한 삼성중공업에 이어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도 각각 2분기, 3분기에는 적자에서 벗어나며 연간 기준으로 3사 모두 올해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가 강점을 보이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등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하반기 신조선 발주 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우선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에너지가 추진하는 약 12조원 규모의 2차 LNG선 프로젝트 물량이 나옵니다. 2차 물량은 17만4000㎥급 약 40척으로 카타르에너지가 각 사에 확보하고 있는 슬롯은 ▷HD한국조선해양 10척 ▷한화오션 12척 ▷삼성중공업 16척 등으로 전해집니다.
2020년 이후 발주가 지연되고 있는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도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점쳐집니다. 총 17척 규모의 신조선 사업으로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9척, 8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맺은 바 있습니다. 양사는 지난해 말부터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재협상을 진행해왔습니다.
국내 조선업계가 주도하는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도 추가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메탄올선의 경우 올해 6월까지 총 47척에 대한 건조계약이 체결됐으며 현재 건조의향서(LOI) 단계에 있는 물량만 38척, 발주 계획이 언급된 물량도 40척 수준입니다.
LNG선, 메탄올선보다도 수익성이 높은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사업도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삼성중공업이 기본설계(FEED)를 마친 미국 델핀의 첫 번째 FLNG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계약이 하반기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며 모잠비크 코랄 2차 프로젝트, 캐나다 펨비나 시더 프로젝트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업계는 하반기 조선 시장의 흐름이 국내 조선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연간 수주 목표치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수주 목표의 90% 이상을 채웠습니다. 해양설비 1기를 포함해 올해 총 110척을 따내며 누적 수주액 143억9000만달러(약 18조8000억원)로 연간 수주 목표(157억4000만달러)의 91.4% 수준입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최근 단일 선박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인 3조9593억원 규모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연간 수주 목표치(95억달러)의 6부 능선을 단숨에 넘어섰습니다. 현재 누주 수주액은 63억달러(약 8조원)입니다.
한화오션은 올해 총 5척, 10억6000만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는 연간 수주액 목표치(69억8000만달러) 대비 15.2%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선별적 수주의 여파로 당장 계약한 물량은 적지만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한화오션 측 설명입니다.
한편 4월 이후 수주 소식이 잠잠했던 한화오션은 이달 14일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삼성중공업, 국내업계 단일 선박 건조 계약 최고액 경신…4조원 육박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업계 가운데 최고액인 4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친환경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3년 연속 수주목표 달성에 한 발 더 다가섰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아시아 지역 선주사로부터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수주했다고 17일 공시했습니다.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이번 선박은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Evergreen)이 발주했습니다. 에버그린은 총 24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발주했으며 삼성중공업이 16척, 일본 니혼조선소(Nihon Shipyard)가 8척을 수주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총 수주 금액은 3조9593억원으로, 척당 선가는 약 2475억원(1억9390만달러)으로 1만6000TEU급 선박 중에서는 처음으로 1억9000만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또 이번 수주는 국내 조선업체가 체결한 단일 선박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금액은 지난해 6월 삼성중공업이 세운 종전 최대 기록인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12척‧3조3310억원)을 1년 1개월여 만에 경신한 것입니다. 경쟁사인 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의 최고액 단일 계약은 3조원 초반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선박들은 2027년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올해 수주 실적을 총 25척, 63억달러로 늘리며, 단숨에 연간 수주 목표 95억달러의 3분의 2(66%)를 달성했습니다. 수주 잔고도 336억달러로 늘어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2019년 230억달러 → 2020년 222억달러 → 2021년 253억달러 → 2022년 295억달러였습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탄탄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하반기 발주가 예상되는 LNG운반선과 FLNG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면, 3년 연속 수주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선박 대체연료 추진 제품군을 LNG에 이어 메탄올(CH3OH)까지 확대하는 데 성공해 향후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메탄올은 전통적인 선박연료인 벙커C油에 비해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은 80%, 이산화탄소 배출도 20% 이상 줄일 수 있어, LNG와 더불어 선박 대체 연료로 각광 받고있는 추세입니다.
포스코-삼성중공업, 스테인리스 공급계약
포스코가 12일 삼성중공업과 LNG운반선 화물창용 스테인리스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포스코는 향후 5년간 삼성중공업이 건조하는 LNG운반선 화물창(Membrane) 제작에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전량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철강산업에서는 반기 혹은 분기 단위의 단기 계약이 주를 이루는 데 이번 장기 계약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LNG 화물창용 소재는 품질 기준이 까다로워 극히 일부의 철강사만 생산할 수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LNG운반선 수주 증가에 따라 필수 소재인 스테인리스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장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포스코의 이경진 스테인리스 마케팅 실장은 “LNG 운반선 화물창은 내부 온도를 영하 163도의 극저온 상태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까다로운 품질의 스테인리스 제품이 요구된다며, 삼성중공업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임종진 구매담당은 “유례없는 LNG선 수주 호황으로 소재 수급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포스코의 품질과 생산 능력이 큰 힘이 된다며, 앞으로 액화수소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산업용 소재 연구 개발도 함께해 2050 탄소중립 달성에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