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추격 매섭지만 이건 못따라오지?? 친환경·최첨단' 선박
국내 조선업계가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대거 수주하며 고부가가치 친환경 수주 선박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은 전세계 주요 선사들이 주목하는 대체연료 선박입니다.
19일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지금껏 발주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은 총 109척으로, 이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한 선박은 절반이 넘는 61척(56%)에 이릅니다.
상반기 세계 전체 선박 발주량 중 국내 조선사들이 516만CGT(114척)로 중국 조선사들(1043만CGT·428척)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에 비하면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실적이 눈에 띕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곳은 43척의 수주 성과를 올린 HD한국조선해양입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가 HD한국조선해양에 메탄올 추진 컨테이선을 대거 발주한 덕분입니다. 머스크는 2021년 6월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최근 인도받았습니다. 나머지 선박도 2025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예정입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17일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과 1만 6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 건조계약을 체결했습니다. 3조9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으로 경쟁 상대인 일본의 재팬마린유나이티드(6척)의 3배 가까운 선박을 수주했습니다. 이 밖에 중견 조선사 HJ중공업이 2척을 수주 한 바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수주 계약체결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에서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을 앞질렀습니다. 현재 중국 조선사들이 수주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은 48척입니다. 당초 대만 선사 에버그린은 중국 조선소도 후보군에 올렸지만 정치·경제적 이유 등으로 한국 및 일본 조선사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조선업계에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기존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대비 2008년의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대형 해운사를 중심으로 친환경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선박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메탄올입니다. 현재 친환경 선박 현황을 보면 LNG가 가장 많지만, 그린 메탄올의 경우 LNG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어 미래 선박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린 메탄올은 신재생 에너지원(풍력·태양광 발전 등)을 통해 수전해 청정수소(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육해상 여러 산업군의 배출가스로부터 포집된 이산화탄소와 합성해 만듭니다. 또 배출한 탄소를 그대로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탄소 제로' 실현이 가능합니다.
머스크도 기존 산업용 메탄올이 아니라 '그린 메탄올'을 선박 연료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린 메탄올은 황산화물 100%, 질소산화물 80% 등 탄소 저감 효과가 최대 95%에 달하는 친환경 선박연료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메탄올은 LNG(액화천연가스)보다 탄소배출량이 적고 바다에 유출되더라도 물에 빠르게 녹아 해양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는 국제사회의 강화된 해상 환경 규제로 글로벌 선사들 사이에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수요가 높은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LNG선 수요 하반기도 지속
세계 에너지시장 내 LNG운반선 수요가 하반기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업계 정보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메이저 ConocoPhillips사가 8척의 신조 LNG선 발주 프로젝트를 계획, 선주들과의 논의에 착수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동사가 구체적인 선박들의 인도 시기까지 상정해 일종의 야드 선석(slot) 스왑(swap) 딜을 추진하고 있고, 관련해 카타르에너지공사(QatarEnergy)와 접촉 중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카타르에너지공사는 지난 2020년 한국 대형 조선 3사(각각 45척) 및 중국 Hudong-Zhonghua조선(16척)과 151척(옵션 포함) LNG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ConocoPhillips사는 지난 2022년 11월 자국 LNG 인프라 EPC 기업 Sempra Energy사와 계약을 체결, 텍사스 주 'Port Arthur' 1단계 프로젝트에서 생산한 LNG를 20년 간 매년 500만톤씩 매입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37억불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 향후 10년 동안 자사 LNG 포트폴리오를 현재 대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미국 NextDecade사의 'Rio Grande' LNG 프로젝트 역시 최종투자결정(FID)이 임박해 이목이 집중됩니다. 1단계 공사 완료 시 연간 1,761만톤, 확장이 모두 완료되고, 연간 2,700만톤 천연가스를 생산하게 되면서, 관계자들은 최근 관련 신조 LNG선 슬롯과 건조가를 논의하기 위해 조선업계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파악된 세계 조선소들의 LNG선 수주잔량 규모는 330척 이상으로, 이는 기존 선대 대비 비율이 52%를 상회하는 막대한 물량입니다.
선가 또한 좀처럼 꺾일 줄 모르고 오름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일본 선사 NYK Line사로부터 LNG선 2척을 수주했는데, 척당 선가가 무려 약 2억 6,131만불로 사상 첫 2억 6,000만불을 넘어선 174,000-cbm급 선형중 최고 수주액이라고 이달 초 전해졌습니다.
당연히 조선소 잔여 슬롯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6월 미국 에너지메이저 Chevron사로부터 LNG선 2척을 수주했다고 알려졌는데, 당시 국내 조선소가 수주한 첫 2028년 LNG선 인도 물량이라고 전해졌습니다.
"조선업 긍정 흐름 이어질 것"
상반기 수주랠리를 배경으로 한 조선업계의 긍정적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KOSHIPA)의 권봉기 실장은 최근 '2023년 조선업계 상반기 동향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가 516만cgt(전체 점유율 29.0%)를 수주, 중국(1,043만cgt, 58.5%)에 이어 세계 수주량 2위에 올랐다고 집계했습니다.
1분기까지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점유율 44%로 1위를 유지했으나, 이후 탱커 발주 본격화 및 국내 가용 슬롯(slot) 부족에 따라 대다수의 발주가 중국을 향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최근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체연료(LNG, LPG, 메탄올 등) 추진선의 50.4%를 수주하며 경쟁국 대비 수주의 질적 우위를 지켰습니다.
상반기 국내 건조량은 2022년 1~6월 대비 4.7% 증가한 450만cgt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수주 증가(2020년 4분기부터) 물량의 인도가 본격화됨에도, 인력난으로 인한 공정 지연이 증가폭을 제한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소들의 6월 말 수주잔량은 전년비 8.3% 증가한 3,880만cgt로 집계되었습니다. 선별 수주에 따라 증가세는 둔화되었으나, 약 3.7년 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했습니다.
국내 건조량 증가, 신조선가 상승에 따라 선박 수출도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상반기 선박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92.1억불을 기록했습니다.
Clarksons Research는 올 한 해 세계 선박 발주량을 2022년 대비 18% 감소한 3,890만cgt로 전망합니다. 작년 9월 전망치인 3,820만cgt와 비교해 소폭 상향한 것으로, 올 상반기까지의 발주 추세를 감안할 때 연내 당초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의 발주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지속, 해운시황 악화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습니다.
신조선가는 발주 감소, 해운 시황 악화 등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세계 조선업 수주잔량이 3.7년 치에 달하고, 특히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고부가·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조선소 가용 슬롯 부족이 지속되고 있어 고선가 지속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한편, 지난 2020년 4분기부터 증가한 수주물량이 생산공정에 투입되면서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조선업계에 추가 약 10,000명 생산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의 외국인력 도입제도 개선 등 선제적 대응으로 가장 시급했던 용접인력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으나, 하반기부터는 LNG 화물창 생산인력 부족 문제가 본격 대두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또한, 중장기적 조선업 경쟁력 유지 차원에서 핵심 연구·설계인력 양성도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