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1조원' 규모 인니발 LNG선 3척 수주 경쟁
HD현대와 한화오션이 인도네시아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척의 수주 경쟁을 펼칩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공사 페르타미나(Pertamina)는 17만5000㎥ 용량의 최대 3척의 LNG 운반선 신조선 입찰 제안을 시작했습니다. 신조선 건조 조선소와 선박을 용선할 선주를 찾기 위해 입찰을 본격화합니다.
페르타미나는 국제 LNG 운송 사업에 진출하면서 자체 생산, 거래 물량을 운송하는 데 LNG 운반선을 사용하기 위해 신조 건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3척의 수주가는 7억8000만 달러(약 1조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7만4000㎥급 LNG 운반선의 신조선가 지수는 260.0(2억6000만달러, 3300억여원)으로 기록됐습니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동급 LNG 운반선의 가격은 척당 2억6500만 달러(약 3466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페르타미나는 신조선 건조사로 한국 조선소를, 용선 선주사로는 일본 해운사를 유력하게 보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소 중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거론됩니다. 한국과 인니가 에너지 분야를 협력하고 있어 한국 조선소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페르타미나와 해상 가스전 탐사를 위한 공동조사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도 페르타미나와 석유·가스전을 탐사하기 위한 공동조사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용선 선주사는 일본 선사가 유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페르타미나 인터내셔널 쉬핑(Pertamina International Shipping, PIS)은 지난해 12월 일본 NYK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일본 선사와 협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니케 위디야와티(Nicke Widyawati) 페르타미나의 사장은 "NYK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PIS와 LNG 운송과 같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국제 시장 범위를 넓히며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페르타미나는 작년부터 30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 선단 확충과 현대화를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LNG 운반선을 확보하고 유조선과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의 선령을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당초 페르타미나는 23척의 선박을 교체하기 위해 7년에 걸쳐 4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3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당시에는 LNG 운반선의 야망이 없었다가 LNG 운반선 시장에 진입하면서 신조 발주를 시작했습니다.
한편, 페르타미나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영석유가스공사입니다. 인도네시아 내 원유·천연가스에 대한 개발권을 보유하며 유·가스전 탐사 및 생산, 정유·석유화학 등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 해운 사업을 재편하고 상업화했으며, 해외 확장을 추진하면서 4척의 LPG 운반선을 글로벌 기업에 용선했습니다. 2030년까지 하루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을 각각 100만 배럴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입니다.
엇갈리는 글로벌 선박 경쟁력…韓 ‘유지’·中 ‘성장’·日 ‘하락
중국이 자국 내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추진선박 수주 점유율을 높이면서 한-중 간 글로벌 선박 수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동진 KDB 미래전략연구소 전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조선산업의 친환경 연료전환 동향’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선박 수주량, 조선소의 규모, 자국 발주 비율 등을 종합 고려할 때 한국은 경쟁력 유지, 중국은 성장, 일본은 경쟁력 하락 중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그동안 한국이 주력으로 수주하고 있는 선종까지 중국이 수주를 확대하며 국내 조선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중국, 일본의 글로벌 수주점유율은 94.9%로 선박 건조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수주점유율은 한국 35.9%, 중국 49.1%, 일본 9.9% 수준이며, 중국이 일본의 수주점유율을 흡수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2022년 사이 중국의 글로벌 선박 수주점유율은 43.5%에서 49.1%로 5.6%포인트 확대된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13.1%에서 9.9%로 3.2%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친환경 연료추진 선박 수주량은 한국, 중국, 일본 순으로 많습니다. 전체 수주량 중 친환경 연료추진 선박 수주 비율도 한국이 가장 높은 수준을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친환경 연료추진 선박 수주점유율은 한국 47.9%, 중국 45.3%, 일본 3.9%로 한국은 친환경 연료추진 선박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였습니다.
전체 수주량 중 친환경 연료추진 선박의 비율도 한국이 88.7%로 중국 61.1%, 일본 30.2% 대비 높은 수준입니다.
한국은 LNG 운반선과 중·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로 수주하고 있으며, LNG 운반선의 경우 경쟁력을 유지하는 반면, 컨테이너선은 중국과 경쟁 중인 상황입니다.
특히 중국은 LNG 운반선을 자국 조선소에 발주하며 건조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됩니다.
현재 유럽 선주는 중국에 LNG 운반선을 발주하고 있지 않으나, 중국이 건조역량 확보 시 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 국내 조선 업계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동진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향후 노후선박의 비중이 높아 선박 온실가스 규제 대응이 어려운 자동차운반선, 벌크선, 탱커선 위주로 신조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박추진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국 대비 기술 초격차를 달성하고 선가 차별화를 이룸으로써 기존에 수주하지 않던 선종까지 수주를 확대하는 등 향후 시황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온실가스 규제에 대응하는 친환경 연료추진 기술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어 저부가가치 선박으로 평가되던 선종에 친환경 연료추진 기술과 연비 향상기술 등을 적용 시 선가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어 한 연구원은 "친환경 연료추진 선박에는 연료 탱크, 연료공급시스템, 추진엔진 등 핵심 기자재와 이를 구성하는 부수 기자재가 존재한다"며 "국내 기자재업체가 친환경 연료추진 분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국내 조선 기자재 업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화오션, '4300억원' 해양플랜트 잔여금 받는다…
세계적인 시추사 미국 발라리스가 한화오션의 해양플랜트 신조 2척을 인도합니다. 발라리스가 경영악화에도 인도 의지가 강했던 드릴십을 최종 구매하면서 한화오션은 10년간 이어온 드릴십 리스크를 덜게 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발라리스는 한화오션에 드릴십 2척을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을 행사한다고 합니다.
발라리스는 초심해 시추선인 발라리스 'DS-13'에 대해 약 1억1900만 달러(약 1547억원), 발라리스 'DS-14'에 대해 2억 1800만 달러(약 2834억원)에 구매 옵션을 행사할 계획입니다.
안톤 디보위츠(Anton Dibowitz) 발라리스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현재 시장 가격에 비해 상당히 할인된 가격으로 한화오션에서 신조 드릴십 2척을 추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인도할 드릴십은 발라리스가 지난 2013년 발주한 물량이었지만, 국제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운영 여건이 나빠지면서 잔여대금을 치르지 못한 채 인도 시기가 지연됐습니다.
그 사이 발라리스는 경영 악화로 텍사스주(州) 남부지방 파산법원에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챕터11이란 한국의 기업회생 절차와 비슷한 제도입니다.
당시 한화오션은 파산 절차를 마친 발라리스가 재무구조 개편으로 정상화되면 늦게라도 해양플랜트를 인도한다는 방침이었으며, 지난 2021년 3월에는 기업회생절차를 마친 발라리스와 해양플랜트 인도일을 연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드릴십 2척의 건조대금은 12억 달러(약 1조3500억원)입니다. 현재까지 75%인 9억 달러(약 1조100억원)만 지급됐고, 드릴십을 최종 인도하게 되면 잔여대금 3억3700만 달러(약 4300억원)를 받게 됩니다. 두 개의 폭발방지장치(BOP)를 장착해 5000만 달러(약 650억원)가 추가됐습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계약조건에 따라 선주가 잔금을 지불하면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