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 드릴십 재고 처분 기대 고조
최근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동향이 심상치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정황상 유가 상승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며, 이러한 흐름 속에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드릴십 재고 처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업계 정보에 따르면, 유가 지표 WTI(서부텍사스유)는 6월 12일 최저치(67.12불)를 바닥으로 상승해 이달 4일 최고치(82.82불)를 찍었습니다. 8월 7일 기준으로 하면 전일 대비 0.88불 하락하기는 했으나, 유가 시세는 상승 추세가 완연합니다. 또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역시 4일 86.24불에 마감했습니다. 이는 4월 12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입니다.
국제유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게 된 것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항구를 공습한 사건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노보로시스크 항구를 통해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가 수출되고 있을 뿐 아니라 ExxonMobil과 Chevron이 생산하는 카자흐스탄산 원유도 노보로시스크를 통해 수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체 감산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의 감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주요 배경입니다.
업계에서는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불 이상 되면 해양개발 채산성이 있다고 보는데, 최근과 같이 배럴당 100불 돌파가 시간문제라는 기대가 나오며 드릴십 매수 문의가 활발한 상황입니다.
드릴십은 심해에서 원유·가스 시추 작업을 할 수 있는 선박 형태의 설비입니다. 척당 건조 비용이 최소 5억불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국내 조선업계에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2014년 초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국제 유가가 같은해 하반기부터 40달러대로 폭락하면서 선주사들이 줄줄이 드릴십 인도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드릴십은 신규 주문부터 건조·인도에 이르는 데 최소 4년 이상이 소요되지만, 계약이 해지돼 재고로 남은 드릴십은 비교적 저렴하고 인도까지 기간도 짧습니다. 이로인해 지금과 같은 고유가 상황이 재고 처분의 최적기로 평가됩니다.
글로벌 해양 시추선사인 미국 발라리스사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초심해 드릴십인 'Valaris DS-13'호를 약 1억 1,900만불, 'Valaris DS-14'호를 약 2억 1,800만불에 매입하는 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선박 모두 Valaris사가 지난 2013년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물량으로, 국제유가 하락, 경영 악화 중의 사유로 인도 시기가 지연되었습니다.
발라리스사 대표는 "드릴십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 시장 전망 아래 유휴 및 조선소 보유 드릴십 중 다수가 해당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노르웨이 시추회사 Eldorado Drilling사도 삼성중공업과 'West Draco'호 인수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West Draco호는 10년 전 Seadrill사가 발주했으나, 이후 계약이 해지되면서 미완성 시추설비로 삼성중공업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Eldorado Drilling사는 이미 지난 4월 삼성중공업에서 건조 중인 시추선 'Zonda'호와 'West Dorado'호를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선박들은 내년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앞서 노무라증권의 황언(Hwang Eon) 연구원은 "2023년 말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재고는 1척만 남아있을 것이며, 이러한 재고 처분은 척당 약 3,000억원의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일회성 비용/재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한화오션, 2분기 적자 대폭 축소
한화오션이 LNG 운반선 호황에 올라탄 경쟁사들과 함께 2분기에 상당 수준의 적자폭을 개선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회성 비용만 없다면 2분기 대부분의 손실을 털어내고 3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설 전망입니다.
10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이달 14일 반기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한화오션은 정기 보고서 제출 전 별도 잠정치를 발표하지 않는다. 한화그룹에 편입됐지만, 기존의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1분기 한화오션은 연결 기준 영업적자 628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같은 기간 보다 손실액을 4073억원 줄였습니다. 2분기에는 적자 규모를 더 줄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2분기 한화오션의 예상 영업손실액은 168억원입니다. 지난해 2분기 손실액 995억원 보다 대폭 개선된 수치입니다.
한화오션의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보다 65.25% 늘어난 1조95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작년에는 하청지회 파업으로 인한 영업 타격과 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충당금 설정으로 일회성 비용이 손익에 영향을 줬지만 올해는 비용 이슈가 덜할 전망입니다. 경쟁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올해는 일회성 비용 부담을 덜고, 호실적을 냈습니다.
한화오션이 이처럼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 것은 선박 가격이 좋을 때 수주한 물량들을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선주들이 선박을 발주하면서 일부 미리 지급한 계약금(계약부채)을 수익으로 인식하면서 손익 개선에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실제 계약부채 4조6000억원 중 4369억원 규모의 계약을 1분기 수익으로 인식했습니다. 1분기 수익 인식한 금액을 제외한 계약부채 잔액은 4조5800억원입니다.
통상 2021년 하반기 수주분부터 고가의 선박으로 분류합니다. 시장에선 2분기 적자를 기록하더라도 하반기에는 흑자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117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클락슨 리서치 기준, 총 잔고 110척 중 2020년 발주한 게 13척, 2021년 47척, 2022년 50척이다"라며 "저가 수주 물량이 섞인 지난 2020년, 2021년 수주분을 올 하반기에 소진한다면 내년에는 확실히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中 양쯔강조선, 올해 수주목표 초과달성…일감 절반이 친환경선박
중국 양쯔강조선이 친환경선박을 쓸어 담으면서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양쯔강조선그룹은 올해 상반기(1~6월) 약 57억6000만달러(약 7조6000억원)의 신조선 7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양쯔강조선은 연간 수주 목표액인 30억달러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수주잔량은 181척·147억달러(약 19조3000억원)로 확대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LNG(액화천연가스)나 메탄올 등 친환경선박의 비율은 56%로 절반을 차지하면서, 1년 전 23%와 비교해 대폭 상승했습니다.
탱크선 29척, 벌크선 20척, 컨테이너선 22척, LNG·LPG(액화석유가스)·LEG(액화에틸렌가스)선 1척 등이 수주잔고에 기입된 선박들입니다.
수주잔량 181척의 납기는 2023~2028년입니다. 선종별 내용은 컨테이너선 91척, 벌크선 53척, LNG·LPG·LEG선 8척, 탱크선 29척입니다.
컨테이너선은 1800TEU급부터 2만4000TEU급까지 폭넓은 선형을 커버하며, 이 중에서 41척이 LNG 연료선, 10척이 메탄올 연료선입니다. 벌크선도 2만9800t급에서 8만3300t급까지 중소형 선형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선박 보유 사업 척수는 29척으로, 평균 선령은 7.5년입니다. 벌크선 23척, 케미칼선 3척, 컨테이너선 2척, 다목적선 1척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양쯔강조선의 상반기 순이익은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3년 1~6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21억위안(약 4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주요 신조선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습니다. 더불어 미쓰이E&S조선 미쓰이물산과 합작 설립한 장쑤양쯔미쓰이조선(YAMIC)의 배당을 중심으로, 합작회사·관련 회사에서 이익 5000만위안(약 100억원)을 계상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매출액은 16% 증가한 113억위안(약 2조10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이 중에서 신조선 사업이 25% 증가한 107억위안(약 1조9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보유선 등의 해운사업은 용선료 수입의 감소로 5% 줄어든 5억3200만위안(약 1000억원)에 그쳤습니다.
한편, 이 조선사는 최근 YAMIC 출자 비율을 51%에서 56%로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소수의 주주로부터 발행된 주식의 5%를 4317만7123위안에 추가 취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