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CCUS 시장 선점 위해 경쟁치열
연초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범지구적 에너지 전환 움직임이 단기적 난관에 봉착했으나, 탄소중립을 향한 산업계의 노력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소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수요가 높아지며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각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는 화력발전소 등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바다 및 땅속에 안전하게 수송·저장하는 기술로,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가장 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CCUS 시장에 지난 10년 동안 약 150억불 투자가 이루어졌다고 최근 집계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연간 최대 4,000만톤 수준의 이산화탄소가 포집되고 있으며, 대부분 지층에 영구 저장되거나 유정에 재주입돼 석유회수증진 용도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조선업계 역시 대형 조선 3사를 중심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압축하는 시설 구축 ▲이산화탄소를 운반하는 선박 건조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하는 시설 구축 등 관련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한국선급(KR)으로부터 40K-cbm급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의 ‘LNG 연료추진'에 대한 개념승인(AIP)을 수여했습니다.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선박의 기본 및 구조 설계를 수행했고, 한구선급(KR)은 설계에 대한 선급규칙 및 국내외 규정 검토를 통해 설계 안전성과 적합성을 검증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또한 같은 달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 같은 그룹 계열 현대글로비스 뿐 아니라 지마린서비스, 미국선급협회(ABS), 마샬아일랜드기국과 함께 74,000-cbm급 초대형 액화 이산화탄소운반선에 대한 공동 개발 프로젝트(JDP)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연초 국내 친환경 설비전문기업인 파나시아와 LNG 연료 추진선박에 적용 가능한 '선박 탄소 포집 시스템(On board Carbon Capture)' 개발에 성공하고, 국내 최초로 한국선급(KR)로부터 개념승인(AIP)를 획득했습니다.
동사는 또한 현대중공업과 함께 SK㈜ 및 SK E&S와 LCO2운반선 건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최근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논의가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면, 선박들은 SK E&S의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탄소 포집·저장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연초 한국석유공사와 '저탄소 수소·암모니아 및 이산화탄소 운반선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풍부한 선박 건조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암모니아를 추진 연료로 사용하는 저탄소 암모니아 운반선 및 친환경 LCO2운반선 등의 선박 개발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조선 빅3들의 기술 경쟁이 뜨겁습니다.
어떤 분야든 기술선점이 제일 중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친환경 수소연료전지선박 개발업체로 선정
대우조선해양이 국내 최초로 개발되는 ‘한국형 수소연료전지 예인선 개발 사업’ 추진 업체로 선정돼 연구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이 사업은 해양수산부 주관으로 수소연료전지로 추진하는 친환경 예인선을 개발해 오는 2026년 한국형 친환경 예인선 상용화를 목표로 총 235억원의 개발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 과제입니다.
예인선(Tugboat)은 연안 및 항구 등에서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선박을 밀거나 끌어 이동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현재, 운항 중인 예인선 대부분이 국제해사기구의 탄소배출 관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작년부터 LNG연료추진 예인선을 일부 현장에 투입했으나, 이 역시 경제성 문제로 새로운 대안 검토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유관 국책 연구기관 및 대학, 친환경 선박 기술 관련 업체들과 공동으로 그간 축적한 원격 모니터링 및 제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대 3MW급 수소연료전지-배터리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개발, 실제 선박에 적용하고 육지와 해상에서 실증 작업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번 사업 참여로 대우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을 통해 ‘2050 국가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추진에 기여하게 됐습니다. 아울러, 회사는 이 기술 개발 과정에서 획득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성과를 기반으로 무탄소 선박 상용화 시대의 고삐도 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은 ‘경상남도 대형선박 무탄소 연료 활용 규제자유특구’ 사업에도 참여, 차세대 선박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암모니아를 활용한 선박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규제자유특구’는 특정 기술을 별도의 제약 없이 시험·실증·개발할 수 있게 정부가 특별히 선정한 지역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사업에서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고 거제시 옥포국가산업단지와 해상실증구역 일대에서 암모니아 혼소 엔진이 탑재된 선박 운항을 통한 실증 작업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업계 최초 통합 실험센터인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 실증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자체 개발한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의 기술적 검증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케이·대선조선, 환율 효과에 상반기 흑자…
상반기 중형조선사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과 대선조선은 환율 급등에 힘입어 흑자전환했지만,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의 조선 부문은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하반기 실적도 최근 1~2년 동안의 수주 실적에 따라 엇갈릴 전망입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케이조선은 상반기 매출액 2625억원, 영업이익 32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습니다.
대선조선도 상반기 매출액 1198억원, 영업이익 3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반면에 HJ중공업의 조선 부문은 상반기 매출액 955억원, 영업손실 295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케이조선과 대선조선은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으로 '환율'을 꼽았습니다.
케이조선은 당초 상반기 원·달러 환율을 1100원으로 전망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면서 원화 매출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조선업은 수출 비중이 절대적이고 선박 대금을 달러로 결제받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원화 매출도 증가합니다.
여기에 주력 선종인 MR탱커의 선가도 올랐습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MR탱커 가격은 지난해 1월 3400만달러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5월에는 4200만달러로 상승했고 최근에는 4300만달러까지 올라 26.5% 급등했습니다.
대선조선도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을 1150원으로 예상했었지만 환율 급등으로 원화 매출이 늘었습니다. 또한 지난해 환율과 원자재값 변동 등에 따라 공사손실충당금을 130억원 쌓아놨는데 이중 100억원을 환입시켰습니다. 환율 상승으로 예상되는 손실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양사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케이조선은 하반기에도 흑자를 점치고 있습니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까지 1300원대를 유지하면 하반기에도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강재값도 떨어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주 전망도 밝습니다. 케이조선은 올 1~7월까지 MR탱커 8척, 8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총 13억8000만달러에 수주했습니다. 같은 기간 대한조선(4억8500만달러), 대선조선(2억1000만달러), HJ중공업(3억9000만달러) 등 중형조선사 3사의 수주 실적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규모입니다.
케이조선은 MR탱커를 필두로 수주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항공여행 수요 회복으로 올해 3월부터 항공유 수요가 점차 늘면서 MR탱커 시장도 살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연간 100척 이상의 MR탱커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중 20%를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대선조선은 하반기에는 소폭 적자가 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20~2021년 수주 실적이 부진했는데 당시 수주물량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대선조선 관계자는 "2020~2021년 수주를 많이 하지 못했는데 이 수주물량이 하반기부터 반영된다며, 인건비 등 각종 비용도 많이 올라 하반기 소폭 손실이 예상되지만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 연간으로는 흑자가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8월 선박수출 26% 감소세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금년 8월 총 약 12억 1,000만불 규모 선박을 수출, 2021년 8월 수출액 16억 3,100만불 대비 25.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2년 수출의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인한 발주 감소 ▲저(低)선가 시기에 수주한 물량이 대부분으로, 고(高)부가가치 LNG운반선 및 컨테이너선 수출이 감소(2021년 8월: 8척 → 2022년 8월: 4척)하는 등 영향으로 전년 동월비 감소세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산업부는 또한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수출 효자품목 중 하나인 대형 컨테이너선 선가가 ▲2018년 1억 1,500만불 ▲2019년 1억 900만불 ▲2020년 1억 200만불 ▲2021년 1억 4,800만불 ▲2022년(7월 기준) 1억 5,500만불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산업부가 집계한 우리나라의 8월 전체 수출은 567억 7,000만불로 역대 8월 최고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다만 지난달에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661억 5,000만불)이 수출액을 넘어서면서, 무역수지는 94억 7,000만불 적자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