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흑자시대' 활짝 연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길게 드리워진 '적자 먹구름'을 헤치고 올해 본격적인 흑자시대를 활짝 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들 조선 3개 업체는 경영실적 부진이라는 긴 그림자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세계 최정상급 조선업체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내비쳤습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 가운데 맏형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887억원을 달성해 흑자 기조로 접어들었습니다. 다만 1년 단위로 봤을 때 2022년은 35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올해가 진정한 흑자전환의 원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연초 각사 사장이 신년사에서 올해 흑자전환에 나서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은 “모든 구성원의 힘을 모아 2023년을 흑자 전환의 해로 만들겠다”며 “스마트 제조혁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에 집중해 도전과 혁신으로 반드시 이익을 내는 회사로 만들어가자”고 강조했습니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악의 상황을 이겨낸 만큼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조선용 후판(두께 6mm이상 철판) 가격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어 올해 반드시 흑자전환해야 하며 전환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선박 건조에 필수적인 후판은 선박 건조 원가의 평균 20~30%를 차지합니다. 이에 따라 후판 가격이 하락하면 조선사 원가 부담도 낮아집니다.
이렇게 모든 조선사가 올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데에는 고가 수주한 물량이 마침내 본격적으로 건조할 시기가 됐으며 철강업계와의 후판 가격 협상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신조선 건조만 꾸준히 이어지면 실적 향상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평가입니다. 게다가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고 있어 해양플랜트가 더 많이 발주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큽니다.
'조선업계 최대 먹거리'로 일컬어지는 해양플랜트는 1기당 가격이 적게는 수천억, 많게는 수조원 대에 이르는 등 국내 조선업계의 든든한 효자입니다.
올해 들어 조선 3사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데에는 고가로 수주한 신조선 물량 건조 개시와 후판 가격 인하가 겹치기 때문입니다.
조선업체가 신조선(새 선박)을 건조하는 데에는 약 2년 정도 걸립니다.
일반적으로 조선업계의 신조선 건조계약 대금 지급 방식은 선박 건조가 시작하기 직전 선사(발주처)가 조선사에 계약 금액의 일부(착수금)를 지급하고 추후에 선박 인도가 진행된 후 나머지 금액을 지급합니다.
또한 신조선 가격이 급증했던 시기는 2021년부터입니다.
글로벌 조선 업황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말 신조선가 지수는 127포인트를 기록했으며 △2021년 말 153포인트 △2022년 말 161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즉 올해는 2021년 선가(선박가격)가 상승했을 때 수주한 물량을 건조하는 시점이 되며 이는 고가 수주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시기가 왔다는 말입니다.
이와 함께 조선업계가 지난해 말 철강업계와 후판 가격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점도 조선사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2022년 하반기 후판 가격을 t당 10만원 내리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가 조선업계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은 2022년 상반기 t당 120만원에서 같은해 하반기 110만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데 그동안 전세계에서 철강제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중국 경제가 최근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에 따라 현재 글로벌 철강제품 시장을 보면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지르고 있으며 철강제품 생산 원료가 되는 철광석 가격도 낮은 편"이라며 "이와 같은 기조가 유지되면 2023년에도 후판 가격은 하락 혹은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시기인 2020~2021년에 철광석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했지만 2022년부터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가격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 철광석 가격은 코로나19 유행시기인 2020년 말 t당 161달러를 기록했지만 △2021년 말 125달러 △2022년 말 115달러로 계속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고가 수주 물량 건조와 후판값 하락, 철광석 가격 하락 등 3가지 요인으로 조선 3사는 올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SK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매출 20조290억원, 영업이익 82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2022년 실적 전망치 매출 17조7000억원에서 13% 증가한 것이며 영업손실 3440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것을 뜻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중공업이 올해 매출 9조원, 영업이익 22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는 2022년 실적 전망치인 매출 6조7840억원과 비교해 32% 상승한 것입니다. 또한 영업손실 2480억원에서 흑자로 전환됩니다.
하나금융그룹 리포트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올해 매출 예상액은 7조9707억원, 영업이익은 2344억원입니다. 이는 2022년 실적 전망치 매출 5조2798억원에서 50% 늘어난 것이며 영업손실 1조2203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셈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유럽은 때 아닌 에너지난을 겪고 있습니다.
전쟁 전까지만 해도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 대부분을 러시아로부터 파이프를 통해 공급받았습니다. 그러나 전쟁으로 이 같은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EU는 해상을 통해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받는 장기 플랜을 지난해말 밝혔습니다.
아직까지 어느 특정 국가로부터 LNG를 공급받겠다는 계획이 나오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EU의 LNG 수요가 커지면 커질수록 LNG운반선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전세계적인 에너지난이 지속되면서 LNG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2022년 LNG운반선 발주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게 될 기업은 한국 조선 3사입니다.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 2021년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629만CGT 가운데 93%인 582만CGT를 수주했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조선 3사는 전 세계 총 1452만CGT 발주량 가운데 70%인 1012만CGT를 수주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의 야드 부지(선박 건조 공간)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일부 LNG운반선 물량이 중국으로 이동한 것”이라며 “LNG운반선 총 수주 물량이 늘어 한국 조선사 경쟁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일반적으로 글로벌 선사들은 넘버원 건조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조선사에 LNG운반선을 발주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은 대부분 유럽 지역에 있습니다. 즉 앞으로도 유럽 지역 선사들이 다량의 LNG운반선을 한국 조선사에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는 고부가가치 선박 부문에 특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수주 실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LNG운반선 1위 역량은 여전히 굳건하다”며 “조선 3사는 이미 3~4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또 “국내 조선업체가 누리는 LNG운반선의 기술격차를 더욱 늘리기 위해 LNG 저장시스템(화물창) 및 극저온 펌프 개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산업부는 올해 1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선업계 기자재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전세계에서 해양플랜트 발주가 잇따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불 이상되면 해양개발 채산성이 있다고
봅니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국제 유가는 급격하게 상승해 지난해 초 배럴당 75달러를 돌파한 이래 현재까지 70~80달러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속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아시아지역 선사로부터 2조원 규모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수주는 삼성중공업이 2019년 인도 선사 릴라이언스로부터 1조3500억원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이후 3년 만에 이룬 쾌거입니다. 해양플랜트는 조선업계 최대 부가가치 창출 제품으로 적게는 5000억원부터 많게는 3조원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2조원 규모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는 점은 전세계 에너지업체 또는 선사들이 해양플랜트 가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조선 3사가 앞으로 해양플랜트 물량을 추가 수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베트남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베트남 자회사 푸꾸옥 페트롤리움이 진행 중인 해상가스전 프로젝트 '블록 B 천연가스 개발프로젝트‘에 필요한 해상 플랫폼 사업 수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 규모는 총 1조원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3월까지 입찰을 끝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뿐 아니라 브라질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총 6조원 규모 해양플랜트를 발주할 것이라는 전망도 주목할 만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페트로브라스는 총 2기의 해양플랜트를 발주할 예정이며 이 프로젝트 입찰 제안서는 오는 7월까지 제출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이번 프로젝트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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