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대우조선 해양플랜트 수주전 나선다
에너지 위기와 유가 상승을 배경으로 국내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수주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연초부터 수주전에 돌입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정보 및 외신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싱가포르 조선소 Sembcorp Marine(Sembmarine)사와 함께 미국 Chevron사의 부유식 천연가스 액화·생산설비(FLNG) 기본설계(FEED) 수주를 위한 입찰서(bids)를 이주 내로 제출한다고 전해졌습니다.
지난 2020년 Noble Energy사를 인수한 후 22.9조입방피트 규모의 지중해 소재 'Leviathan' 해상가스전을 운영하게 된 Chevron사는, 이 프로젝트 투입을 위한 연간 500만톤 생산규모의 FLNG를 확보하고자 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동사는 오는 3~4월 입찰자 중 2곳을 선정해 컨셉을 구체화하기 위해 사전 FEED 입찰을 시작한다고 전해졌습니다. 프로젝트는 오는 2025년에 최종투자결정(FID)이 내려질 수 있으며, 2028년에 첫 번째 생산에 돌입합니다.
항간에서는 전통적 해양플랜트 강자로 꼽히는 삼성중공업의 수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세계에서 발주된 FLNG 4척 중 3척을 건조하였으며, 2017년 Royal Dutch Shell사를 위한 'Prelude', 2020년 Petronas사를 위한 'Dua'에 이어 2021년 11월 Eni사를 위한 'Coral Sul'호까지 차례로 인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조선, ‘양보다 질’ 전략 괜찮을까?
국내 조선업이 4년 연속 중국 시장에 1위 자리를 내주자 업계 안팎에선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독보적인 기술을 앞세워 차세대 시장까지 선점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누계 발주량은 4278만CGT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5330만CGT 대비 20%(1052만CGT) 감소한 수준입니다. 누계 발주량 가운데 중국은 49%인 2082만CGT(728척)를 수주해 1위를, 한국은 38%인 1627만CGT(289척)을 수주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2019년 이후 4년 연속 중국에 수주 1위 자리를 내주자 업계 안팎에선 국내 조선업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들은 전략이 다를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에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물량 공세로 수주량 자체는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 부분은 한국이 월등히 앞서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량(2079만 CGT·270척) 가운데 한국이 58%(1198만 CGT·149척)를 수주했습니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은 세계 발주량(1452만 CGT)의 70%인 1012만 CGT를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했으며, 중국은 39%에 그쳤습니다.
최근 주목을 받는 친환경 선박 역시 한국은 세계 발주량(2606만 CGT)의 50%인 1312만 CGT를 가져와 1위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43.8%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국내 조선사들은 당분간 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하며 선별 수주 전략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노후 선박 교체 주기와 IMO 환경 규제가 맞물려 LNG선 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조선업계는 이미 도크가 가득 찬 상태에서 고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하는 것이 실적 개선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LNG선의 경우 LNG가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한으로 해야 하므로 높은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이 같은 이유로 선종 가운데 가장 가격도 비쌉니다. LNG선은 다른 선박과 가격 차이가 4배 이상 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선 선별 수주 전략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중국이 기술력을 갖추면 경쟁력이 생긴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의 친환경 선박 기술은 아직까지는 중국과 상당한 차이가 나는 수준으로, 단기간 내에 중국이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업계 다른 관계자는 “중국이 기술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지만, 그 시간 동안 국내 조선사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차세대 시장은 기술력이 더욱 중요하다”며 “친환경 선박을 넘어 자율운항 선박까지도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선업계 "LNG선 다음은 LNG벙커링선"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LNG를 싣고 이동하는 'LNG벙커링선'이 조선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해양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선박들도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기 때문입니다.
15일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2026년까지 최대 30척의 LNG벙커링선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달 31일 기준 전세계에서 운항 중인 LNG벙커링선이 41척인 것을 고려할 때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LNG벙커링선은 해상을 통해 필요한 곳에 LNG를 공급합니다.
LNG 벙커링선 공급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국제해사기구(IMO) 등의 환경규제 강화의 영향입니다. 대표적인 저탄소 선박에 해당하는 LNG추진선 발주가 급격하게 늘면서 LNG벙커링선도 덩달아 많이 필요해졌습니다. 업계는 LNG추진선 발주 증가세에 맞추려면 2026년까지 연간 1100만~1400만t의 LNG벙커링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NG벙커링은 LNG를 원료로 사용하는 수요처에 LNG를 공급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한국LNG벙커링산업협회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LNG추진선이 늘고 있고 선박용 LNG연료를 공급하는 LNG벙커링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LNG벙커선을 활용하면 LNG추진선 발주 증가로 호황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조선사들은 LNG추진선 건조를 완료한 후 시운전을 하기 위해 통영, 평택 등에 위치한 LNG터미널로 직접 이동해 연료를 주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LNG벙커링선이 직접 선박 있는 곳으로 와서 LNG를 공급해준다면 시간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3년치 도크가 이미 채워진 상황이라 아직 벙커링선에 대한 발주가 추가로 들어오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LNG벙커링선은 규모가 다른 친환경 선박들의 크기에 비해 작고, 물량도 제한적이라 앞으로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아시아 최초 LNG벙커링 겸용 선박인 'SM JEJU LNG 2호'가 운항되고 있습니다. 또 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7500㎥급 LNG벙커링 전용선 '블루웨일호'는 올해 운항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