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올해는 흑자로 얼굴펼까?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올해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할지에 시선이 몰립니다. 우선은 한국조선해양이 앞서 나가는 모양새입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산하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의 신용등급 전망이 3월31일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됐습니다. 이는 수주잔고가 양적·질적으로 개선된 영향입니다.
올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모두 신조선가가 낮았던 2020년 수주한 선박 건조를 어느정도 마무리하고 높은 가격으로 수주한 선박 물량이 매출에 반영되는 비율을 늘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미 두 기업은 지난해 3분기부터 분기실적에서 영업손익의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성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늦어도 하반기에는 분기기준 영업흑자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공사손실충당부채 규모를 전년보다 줄이지 못했습니다. 다만 선가가 크게 상승한 2021년 하반기 수주물량이 상대적으로 많고 2022년 4분기 공사손실충당부채 설정 효과로 기존에 예상했던 하반기보다 흑자 전환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가장 늦은 시점인 하반기 이후 분기실적 기준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잔고 구성상 2021년 하반기 고선가 수주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이는 지난해까지 업계 인력수급 차질, 도크내 파업 등 대내외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저선가 물량을 충분히 털어내지 못했던 것의 결과로 풀이됩니다.
국내 조선 3사가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과제를 풀어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한국기업평가는 두가지 위험 요소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첫번째는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입니다. 조선업계 임금은 다년간 업황 부진에 따라 타 업계 대비 낮은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인력확보 과정에서 인건비와 외주비 상승압력이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2023년 들어 철광석 가격 상승 등으로 후판 유통가격이 재차 상승하는 등 강재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소로 꼽힙니다.
공정 안정화도 실적 개선을 위한 과제로 꼽힙니다. 저선가 물량을 빠르게 해소하고 증가한 건조물량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력 확보를 통한 공정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조선업계는 인력 공급이 충분치 않음에 따라 조선업 공정 전반의 부하가 높은 상황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탄소중립 관련 기술력 확보를 강조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일시적 침체 예상에도 불구하고 노후선 교체 등 잠재적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수요를 다시 현실화해 시황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확실한 탄소중립 대안 선박의 개발과 관련 산업계와의 협력 등 조선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바라봤습니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발생 이후 해운업 성장률이 정말 낮아졌다"며 "이 때문에 선박수요는 업황 개선에 따른 것이 아닌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노후선 교체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일 수 밖에 없는데 현재는 해운사들이 '환경 규제를 피해 갈 수 있겠다'라고 생각할 만한 선박을 조선사들이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한국조선해양이 앞서 나가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뒤따르는 형세는 수주 실적에서도 드러납니다. 세곳은 2021년과 2022년 모두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희비가 갈리게 됐습니다.
올해 1분기 수주실적을 살펴보면 한국조선해양은 7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인 157억4000만달러와 비교하면 45%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에 연간 목표 95억달러의 26% 수준인 25억달러를 수주하며 수주목표 달성의 불씨를 살렸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 8억달러의 수주를 기록했습니다. 연간 목표의 12%를 수주했는데 일각에서는 목표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시선이 나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에 매각되고 난 이후 본격적으로 수주를 확대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국조선해양의 상승세는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수주점유율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27.0%, 20.7%까지 점유율을 늘렸습니다. 2020년 점유율이 각각 17.8%, 19.3%였던 점을 고려하면 양사 모두 점유율을 확대한 셈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점유율에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2022년 23.1%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0년 23.2%와 비슷한 수치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수주점유율은 20.8%로 집계됐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점유율은 2020년 30.1%로 정상을 다퉜지만 3년 만에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올해 글로벌 선박 수주 상황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국내외 경제 및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신조선(선박, 해양) 수주량은 48% 감소한 850만CGT, 수주액은 52% 감소한 220억달러 수준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3사 모두 2년 연속 수주 목표를 초과달성하면서 3년치 이상의 일감을 쌓아놓은 점 △발주 물량 감소가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들어 이에 따른 실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바라봅니다.
삼성중공업 1분기 수주실적 '안정적'
삼성중공업이 LNG운반선 2척을 수주하며, 1분기 누계 수주금액 25억불을 돌파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선사와 LNG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공시했습니다. 이번 수주는 조건부 계약으로 수주금액은 총 6,745억원이며, 두 척의 선박은 2026년 11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입니다.
이번 수주로 삼성중공업의 1분기 누계 수주금액은 25억불까지 늘어났습니다. 올 초 실적으로 집계된 15억불 규모의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1기에 3월까지 총 4척의 LNG선 수주를 더하면서 연간 목표 95억불의 26%를 채웠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선별 수주 전략 중심에 있는 LNG선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선시황 분석기관인 Clarksons Research는 올해에만 약 70척의 LNG선 신조 발주를 예상하고 있으며, 이후부터 2032년까지는 연 평균 60척 발주 규모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LNG선 척당 가격은 지난 2월말 기준 2억 5천만불을 돌파하며 2년새(2021년 2월, 1억 8,750만불) 가격이 33% 오르는 등 선가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주력 수주 선종인 LNG선의 호황이 올해에도 지속되면서 3년 연속 수주 목표 달성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22억불, 94억불 규모 신조선을 수주하며 2년 연속 목표를 초과 달성한 바 있습니다.
대우조선, LNG선 착공식
대우조선해양이 그리스 해운선사인 Gaslog사의 174,000-cbm급 LNG운반선 1척의 건조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 정보 및 해외 소식통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3월 22일 거제 조선소에서 동 신조선(선번 Hull No 2532)의 착공식(강재절단식)을 가졌다고 알려졌습니다.
동 선박은 GasLog사가 지난 2021년 12월에 발주한 LNG선 4척 시리즈 중 첫 번째 선박입니다.
이 신조선은 2024년 3분기 인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GasLog사는 동 선박에 대해 ‘다국적 석유·가스 회사'로 밝혀진 회사와 선박 인도 시작과 함께 7년 용선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동 4척 LNG선 시리즈 중 2척은 세계적 에너지 기업인 Woodside사가 용선하며, 나머지 1척은 일본의 무역회사인 Mitsui & Co사가 용선합니다. Mitsui & Co사가 용선할 선박은 2024년 3분기에, Woodside사가 용선할 선박은 2025년 3분기와 4분기에 인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리즈 4척 선박 모두 친환경 ME-GI 추진 시스템 및 탄소 포집 및 저장(CCS) 시스템이 적용되어 건조될 전망입니다.
"탱커 해운 시황 전망 긍정적"
역사적 저점을 기록한 탱커 발주잔량과 러시아 제재의 영향으로 탱커 시장이 매우 긍정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 선박 브로커 Braemar사에 따르면, 최근의 탱커 운임 강세는 기발주 탱커들이 추후 시장에 투입되기 전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회사는 30년 만에 최저치에 달한 탱커 발주잔량과 러시아산 석유 제재가 현재 운용 중인 탱커들의 운임에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Braemar사는 인도량이 줄어듦에 따라 2024년에는 글로벌 탱커 선대의 감축이 일어날 것이라고도 전했습니다.
높은 운임은 탱커의 다량 발주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팬데믹 여파로 치솟은 컨테이너선 수요가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현시점, 비어있는 슬롯을 채우는 것은 탱커일 것이라는 게 Braemar사의 설명입니다.
2025년부터 MR탱커 발주가 시작될 것이며, 2026년에는 여타 탱커 선종의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Braemar사 한 관계자는 "높은 탱커 운임이 유지되고 대체연료의 경제적 사용이 보장될 시 탱커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석유회사들이 해당 선박들을 용선할 의향을 보인다면 이는 지속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회사는 유럽과 러시아의 관계가 5년 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장은 변화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는 러시아 석유가 유럽을 거쳐 아시아로 돌아와야 하기에 길어진 글로벌 석유 운송 항로가 유지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한 글로벌 석유 수요도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약 3백만 배럴이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는 현재 일반 Aframax 탱커의 1년 용선가가 일일 42,500불이며, 이는 2009년부터의 평균가인 19,000불보다 2배 이상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