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이름으로 ‘3322억’ 첫 수주 성공…정상화 속도
한화오션이 사명을 변경한 뒤 처음으로 건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31일 한화오션은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을 3322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수주한 선박은 한화오션 경남 거제 사업장에서 건조돼 2027년 상반기에 인도됩니다.
올해 한화오션이 수주한 선박은 사명 변경 이전 건을 포함해 LNG 운반선 5척, 특수선 4척 등 총 9척입니다.
수주액은 약 14억7000만 달러(한화 1조8728억원)로, 올 한해 목표 수주액 69억8000만달러의 약 21% 수준입니다.
국내 ‘빅3’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23일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최근 방위사업청의 차기 호위함 건조 사업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 사무직군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편 한화오션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을 위한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했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한화오션은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이라는 한화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철학을 실천하고자 이번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화그룹 내 모든 상장사는 기업지배구조헌장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정된 기업지배구조헌장에는 주주 권리 보호, 임직원 복지 및 협력업체와의 파트너십 증진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객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사회 산하 전문 위원회의 기능도 강화했습니다. ESG 위원회 등은 이사회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투명하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수행하게 되며, 위원회의 결정은 이사회 결의와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됐습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주주, 고객, 직원,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의 균형 있는 권익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가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중 수주경쟁 치열.. 국가별 탈탄소 대응전략 중요"
한국과 중국 간의 조선업 수주 경쟁이 메탄올추진선 부문에서도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분기 메탄올추진식 대형 컨테이너선을 중국이 집중적으로 수주한 점은 해상탄소중립 국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며, 대안연료에 대한 준비가 국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을 암시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중국은 올해 4~6월 기간 발주된 9,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27척 중 22척 물량을 확보했으며, 이 중에서도 특히 메탄올추진선 12척 전부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메탄올추진선을 발주한 선사는 CMA CGM과 Maersk 등 2개사인데, 이중 CMA CGM은 중국 국영선사인 COSCO와 동맹 관계에 있을 뿐 아니라 지난 4월 프랑스-중국 간 정상회담까지 영향을 미치며 중국으로 발주한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Maersk의 발주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동사가 9,000-teu 대형급 컨테이너선을 중국으로 발주한 것은 2분기 중 6척의 발주가 처음입니다.
양 연구원에 따르면, Maersk가 소유한 8,000-teu급 이상 123척 중 자회사인 Odense 조선소가 건조한 35척과 일본 IHI가 건조한 5척을 제외한 모든 선박을 한국 조선소들이 건조했으며 중국 조선소가 건조한 물량은 한 척도 없습니다.
동급 선박의 현재 발주잔량 24척은 모두 메탄올추진선으로, 올해 2분기 중 중국에 발주한 6척을 제외한 18척은 모두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 중입니다.
Maersk는 연간 80만톤에 이르는 그린메탄올의 중장기적 생산과 공급을 위해 3개의 중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였으며, 지난 3월에는 상하이항 메탄올 벙커링을 위한 MOU를 중국 SIPG와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양 연구원은 "Maersk의 그린메탄올 파트너십은 조선업 경쟁력을 넘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어 "해상탄소중립을 위한 대안 연료의 문제는 매우 많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선사들은 다양한 협력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선사들이 향후 신조선 발주에 있어 단순히 조선사의 경쟁력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복잡한 협력과 이해관계를 따져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연료의 생산과 공급 측면에서 국가적 능력이 월등한 중국이 유리한 국면을 맞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확대해석한 주장일 수도 있으나, 복잡한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는 해상탄소중립 문제에 있어서 국가적 경쟁력을 총동원해야 할 당위성은 자명하며, 향후 조선업 경쟁력이 국가의 종합적인 탄소중립 대응 능력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HD현대, 한화오션 '호위함' 수주 이의신청…방사청 '기각' 잠정 결론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차기 호위함 관련해 이의제기를 신청했지만, 발주처인 방위사업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1일 알려졌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6일 한국형 차기 호위함(FFX) 울산급 배치3 5·6번함 건조사업과 관련해 방사청에 정식으로 이의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이후 방사청은 디브리핑을 실시, 관련된 내용을 HD현대중공업에 설명했습니다.
이의 신청에 따라 방사청은 업무일 기준 7일 이내에 접수된 이의신청에 회신을 해야 합니다. 때문에 4일까지는 HD현대중공업에 결과를 통보해야 합니다.
방사청은 이의신청에 따라 관련 절차를 진행했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잠정 결론내렸다는 입장입니다. 방사청 관계자는 오늘 기자와 만나 "방사청 뿐만 아니라 여러 심사위원들이 객관적으로 평가해 이같이 결정했는데, 지금에 와서 이걸 뒤집을 수 있겠냐"며 "이의신청을 받아들이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수주 심사에서 HD현대중공업은 기술 부문에서 한화오션보다 더 높은 점수를 획득했습니다. 그럼에도 종합점수가 한화오션보다 낮아 최종 수주는 한화오션에게 돌아갔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디브리핑에서 한화오션과의 기술 점수 격차가 더 벌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주 결과를 가른 것은 HD현대중공업의 감점 요인이었습니다. 이번 심사에서 HD현대중공업은 2020년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직원들이 한화오션의 설계도면을 은닉·유출한데 따라 1.8점 감점 패널티를 받았습니다. 해당 패널티는 오는 2025년 11월까지 적용됩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HD현대중공업의 이의제기가 향후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수주전을 노린 것이라고도 분석합니다. 방사청은 내년 7조 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KDDX사업을 발주할 예정입니다. 개념설계를 딴 한화오션과 기본설계를 진행한 HD현대중공업의 이파전이 예상됩니다.
현재 양사 기술 격차가 미미한 상황에서 HD현대중공업이 보안 유출로 적용받고 있는 감점 1.8점은 KDDX 수주전에 있어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이 이같은 규정을 바꾸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차기 호위함 이의제기에 나섰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실제 이번 결과를 놓고 HD현대중공업 측은 "현격한 기술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보안 감점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돼, 기술경쟁에 근간을 둔 제안서 평가제도에 대한 전향적인 재검토도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의 이같은 요청에도 향후 방사청이 관련 규정을 손보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방사청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에서 제안서 평가제도를 재검토해달라 했지만, 제도를 바꾸기 힘들다"고 말했으며, "규정을 바꾼다고 해도 다른 기업에서 형평성 문제를 걸고 넘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조선업계에서는 향후 잠수함 등 방산 부문에 있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수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HD현대중공업에는 보안 유출로 인한 감점 요인이 적용되고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고 수주를 따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