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1조6201억원 규모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6척 수주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총 1조6201억원 규모의 차세대 친환경 선박인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Maersk)와 1만7000TEU급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오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이번 선박에는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엔진이 탑재됩니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에 비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이 이제까지 머스크로부터 수주한 메탄올 추진선 19척이 모두 인도돼 운항을 시작하면 연간 약 23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습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오는 2040년까지 전체 공급망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 배출을 실질적으로 제로화하기로 하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컨테이너당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해상운송 화물의 25%를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으로 운송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한국조선해양과 머스크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해당 선박 총 19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맺는 등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메탄올 추진 초대형 선박을 잇따라 수주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머스크사와 차세대 연료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철강-조선사, 후판가 110만원 대서 협상 '원점'
철강사와 조선사가 조선용 후판 가격을 상반기와 동일한 톤당 110만원 선에서 가격을 정하기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이 낮아지면서 한 때 톤당 90만원 대까지 가격 협상이 이뤄졌으나 포스코의 갑작스런 침수사고와 현대제철 노조 파업 등으로 수급 차질 우려가 발생하면서 가격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들은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톤당 110만원 대서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는 상반기와 동일한 수준입니다. 조선사와 철강사는 상반기와 하반기 한차례씩 후판가 협상을 진행합니다.
당초 업계에선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후판 가격이 크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석탄)등 원재료 가격이 고공행진을 끝내고 하반기부터 본격 하락세로 전환됐기 때문입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상반기 톤당 159.79달러까지 치솟던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 9월 23일 97.38달러까지 급락했습니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9월 29일 270.5 달러를 기록, 상반기 평균 500달러 대에서 반토막 났습니다.
이에 철강사와 조선사는 하반기 후판 가격대를 톤당 90만원 대까지 낮춰 협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상반기 대비 20만원 정도 줄어든 금액입니다.
하지만 후판가격의 방향이 바뀐 건 9월부터입니다. 지난 달 6일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로 침수되면서 후판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포항제철소의 연간 후판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338만톤입니다. 포스코의 후판 생산량은 국내 전체의 약 20%를 차지합니다. 포스코는 이번 피해로 후판을 포함한 모든 제품에 대해 약 170만 톤의 생산 차질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내 수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생산 및 수출 물량을 최대한 내수로 전환하고 있지만, 정상 가동 시 공급량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여기에 연간 후판 생산능력 150만톤인 현대제철의 노조 파업으로 생산 및 수급난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최종 가격을 두고 철강사와 조선사의 막판 진통이 예상되지만, 조선 업계는 철강사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상 상반기 대비 동결 수준인 데다 그간 조선 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철강사들이 가격 인상에 한계를 둬왔던 만큼, 조선사들 역시 철강 업계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배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후판 가격이 톤당 110만원 선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포스코 등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진 않을 전망입니다. 원가 대비 판가는 높아졌으나 공급 물량 자체가 줄었다 보니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가 됐습니다. 또한 원달러 1400원이 넘는 고환율 기조로 원재료 수입 부담도 확대됐습니다. 포스코의 경우 그간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로 원재료를 구매해왔는데 포항제철소 사태로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서 햇지(Hedge) 전략의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도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실적을 줄줄이 내려잡고 있습니다.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18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9% 급감했습니다. 현대제철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4510억원으로, 1년 전 보다 45.4% 쪼그라 들었습니다.
킹 달러는 정말 좋은데.. 불안한 이유는 뭘까??
조선업은 고객 대부분이 해외선사이다 보니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업종'으로 꼽힙니다. 수주시점에 결정된 외화가격이 그대로 고정되는 만큼 환율이 오르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까지 급등하면서 업계에서는 ‘뭐든 지나치면 좋지 않다’는 우려섞인 불안도 감돌고 있습니다. 강달러의 배경인 글로벌 경기침체가 발주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환율과 별개로 원자재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을 아직 완전히 놓을 수 없다는 점도 긴장을 키우고 있습니다.
조선사들의 경우 수출지역은 다양하지만 영업상 거래는 주로 달러로 결제됩니다. 선박 계약 체결 시점부터 인도 시점까지 1년에서 3년 이상 걸리는데 계약금액의 10~20%를 선수금으로 지급하고, 건조 과정에서 또 일부를 지급, 나머지 잔금은 선박을 인도할 때 치릅니다. 이른바 '헤비 테일(heavy tale)' 계약 방식입니다.
이때 선박 인도 시점까지 환율이 내리면 조선사들이 손실을 보지만 반대의 경우 환차익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조선업에서 고환율 현상을 호재로 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달러 환율을 마냥 반기기에는 사정이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는 것은 기본적으론 당연히 조선업에 긍정적이지만, 고환율 현상을 경기침체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이유는, 과거 리먼 사태 당시에도 세계경기가 가라앉으면 발주가 급감한다는 뼈아픈 경험을 이미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기가 위축되면 물동량이 줄고, 해상 물동량이 감소하면 선주들의 선박 발주 모멘텀도 덩달아 타격을 받으니 근시안적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조선사들은 환헤지를 적극적으로 하기 때문에 환율이 내리면 손실이 보전되지만 환율이 올라도 환차익에 제한이 있습니다.
또 엔진 등 일부 기자재는 달러로 수입해서 가져오거나 국내에서 제작하더라도 원천 기술사에 로열티를 지불합니다. 상선의 경우 국산화의 비율이 약 80~90%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나머지에 대해선 달러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부담이 있는 셈입니다.
원자재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도 고환율에 따른 수혜를 깎아먹을 수 있는 요소입니다. 조선사 원가는 대략 재료비가 60%, 인건비가 40% 안팎을 차지합니다. 전체를 100%로 봤을 때 재료비 가운데 기자재가 32%, 강재 19%, 의장재 등 기타가 11% 순입니다.
이중 조선사에서 쓰는 강재는 주로 후판입니다. 후판가격은 2020년 톤당 60만원 중반대였으나 지난해 110만원 안팎으로 급등, 올해 6월 말 120만원 수준으로 또 오른 상태입니다.
당초 조선업계에서는 하반기에는 후판가격이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침수 피해로 공급 차질 가능성이 생기면서 가격 동결이나 인하를 장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조선사와 철강사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1번씩, 1년에 2번 후판에 대한 단가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통상 현대중공업과 포스코가 먼저 테이블에 앉아 스타트를 끊고 나머지 업체들이 뒤를 따르는 형태입니다. 아직 올 하반기분의 후판가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마무리되면 소급적용 합니다.
후판가가 오를 경우 해당 분기뿐 아니라 향후 건조물량 전체에 대해 예정원가가 상승하고, 기존 예측 대비 달라진 부분을 충당금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회계적 손실이 커집니다. 보수적 회계원칙에 따라 협상이 끝나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후판가와 협상 분위기를 감안해 예상 충당금을 선반영하고 있습니다.
조선사 한 관계자는 “후판가격이 오를지 내릴지는 지금으로선 확실히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지금까지 오른 후판가는 이미 선가를 인상해 상쇄한 부분이 있고, 또 가격 상승분에 대해 작년과 올해 상반기 충당금을 쌓아 이미 손실로 반영해놓았기 때문에 더 오르지만 않는다면 추가적인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